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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우리아(Uriah) 장군'

문학n천국 2022. 3. 23. 17:21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삶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 22

[22] 우리아(Uriah) 장군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는 말이 있다. 영웅은 여색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우리 옛 말에도 '남자는 문고리 잡을 힘만 있어도 한 눈을 판다' 고 했다. 물론 부정적인 뉘앙스(Nuance)가 강한 말이다. 하지만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영웅은 그만큼 에너지가 넘친다는 뜻일 것이다.

이스라엘의 영웅 다윗왕에게는 성경의 기록에만 의존하면 아홉 명의 부인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19명의 아들을 낳았다. 솔로몬왕의 어머니인 밧세바는 여덟 번 째 부인이다. 다윗왕과 밧세바의 로맨스는 불륜의 틀에 갇혀 오랜 시간 동안 정당화 되지 못했다. 이들의 로맨스는 부하들이 암몬을 정복하고 있던 전쟁통에 시작되었다.

다윗은 왕위에 등극하자 정복 전쟁을 시작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괴롭혔던 블레셋, 모압, 암몬, 아람, 하맛, 에돔 등이다. 사울왕 시대에 이스라엘의 군사력은 정말 보잘 것 없었다. 사울왕 통치 시기에 이스라엘에는 철공이 없었고, 보습·삽·도끼·괭이 등을 블레셋을 통해 구입해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사울왕과 아들 요나단만 칼과 창을 소지했다고 삼상 13:22절에는 기록하고 있다.

(삼상13:22) '싸우는 날에 사울과 요나단과 함께 한 백성의 손에는 칼이나 창이 없고 오직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에게만 있었더라'

하지만 다윗왕은 부국강병(富國强兵)을 통치 철학으로 삼고 군사력을 키웠다. 때는 이스라엘이 요압 군대장관의 지휘 아래 암몬을 공격하던 시기이다. 요압의 군사들은 암몬의 수도인 랍바를 에워싸고 있었다. 하지만 다윗왕은 예루살렘에 있었다. 나이도 있었고 신하들의 요청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왕이 전쟁터에서 큰 변을 당하면 국가적인 혼란이 초래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윗은 어느 날 밤 잠이 오지 않아 왕궁 옥상을 거닐고 있었다. 그런데 다윗의 동공을 확장시킬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어떤 여인이 은은한 불빛 아래서 목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멀리서 봐도 자태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당시 다윗성에서 기드론 골짜기로 향하는 곳은 계단식 주택들이었기에 다른 집을 들여다 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다윗은 환관을 보내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했고 그녀가 다윗의 용맹스런 부하 장수 우리아(Uriah)의 아내임을 알게 됐다. 이쯤에서 그냥 넘어갔으면 좋았을텐데 다윗은 그 여인을 데려오라고 명령한다. 한밤 중에 왕의 호출을 받은 여인은 왕 앞에 섰고 그날 밤 다윗왕과 동침하게 되었다. 아마 밧세바의 입장에서는 감히 왕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순간 다윗에게는 죄책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후 밧세바로부터 임신을 했다는 전갈이 왔다. 그때서야 다윗은 아차 싶었을 것이다. 남편 우리아 장군이 이 사실을 안다면 자기 아내를 겁탈한 다윗에 대해 분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윗은 수습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요압 장군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아를 예루살렘으로 보내게 한다. 다윗은 우리아(Uriah)의 충성됨을 칭찬하며 집에 내려가 쉬게 한다. 부인과 잠자리를 하게 해서 자기의 불륜을 덮어버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아는 집에 가지 않고 성문에 있는 군사들과 잠을 잔다. 다윗은 이튿날에도 우리아에게 집에 내려가 쉬기를 명령하지만 우리아는 집에 가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동료들이 전장터에서 피흘려 싸우고 있는데 혼자만 부인을 품에 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아 장군은 결국 집에 가지 않고 전장터로 돌아갔다. 다윗왕은 우리아의 손에 요압에게 비밀편지를 보냈다. 우리아를 참혹한 전투의 맨 앞에 세워 죽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요압 군대장관은 왕의 명령대로 했고 우리아는 전사하고 말았다. 어쩌면 간접살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윗은 우리아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밧세바를 데려다가 아내를 삼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를 보내셔서 다윗을 책망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이 일로 다윗과 밧세바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하나님께서 치셨고 일주일 만에 죽게 된다.

다윗의 일생에 있어 가장 큰 오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다. 다윗의 무절제함으로 인해 우리아(Uriah)장군과 갓 태어난 아기가 죽었다. 아무 죄없는 사람들이 죽은 것이다. 두 사람의 죽음은 너무 억울한 것이었다.

삼하23:8절 이하에 보면 다윗의 용사 37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이 사람들은 다윗이 왕이 되기 전부터 다윗의 수하에 있었던 용사들이었다. 다윗과 목숨을 함께 한 사람들이었다. 이들 37명의 용사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언급되는 사람이 우리아(Uriah) 장군이다. 우리아는 가나안 땅 헷족속이었다가 다윗의 수하가 된 사람이었다.

또한 우리아 장군의 집이 왕궁 옥상에서 눈에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인 것으로 보아 다윗왕의 측근이었던 것 같다. 비상시에 왕이 급하게 호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왕궁 곁에 머물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우리아 장군은 다윗이 신임하는 신하였을 것이다.

우리아 장군은 주군(主君)인 다윗왕을 위해 전장터에서 목숨을 바쳐 싸우고 있는데 다윗은 그 시간 밧세바를 불러 자기 욕구를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아끼는 신하의 아내를 탐한 다윗의 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보내셔서 책망하셨다.

(삼하12:9-10)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치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고'

이 범죄 이후에 다윗의 집에는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큰 아들 암논이 이복 여동생, 곧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압살롬은 분개하여 암논을 죽이고 만다. 그리고 아도니야가 반역을 일으키고, 압살롬 또한 반역을 일으켰다가 죽임을 당한다.

우리아(Uriah) 장군은 충성하다 죽임 당한 사람이다. 왕에게 충성했지만 죽임 당하고 부인은 빼앗기고 말았다. 그의 묘비에는 무엇이라 기록되었을까? '죽도록 충성하다가 소중한 것을 다 빼앗기고 여기 잠들다.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 이렇게 기록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그리스도인은 공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흠이 없기를 힘써야 한다. 우선은 하나님의 영광을 더럽히지 않아야 하고, 이웃의 행복을 지켜주어야 한다. 어쩌면 그 이웃은 하나님께서 나보다 더 사랑하시는 이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아 장군은 이스라엘을 위해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다윗에 의해 그 기회가 박탈되었다. 다윗은 우리아(Uriah)가 사명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우리의 목적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행위는 나를 위하지 않고, 주님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다윗의 실수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겠다.

(롬14:8-9)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