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다윗 (3)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
[21] 다윗 - 3
다윗은 평생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았다. 하나님은 이런 다윗을 '내 마음에 맞는 사람(a man after mine own heart)'이라고 평가하셨다. 신구약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평가를 받은 사람은 다윗뿐이다.
(행13:22)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 하시더니'
그렇다고 다윗에게 과오(過誤, mistakes)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윗에게는 평생에 두 가지 중대한 범죄가 있었다. 첫째는, 밧세바와 간음하고 그 죄를 덮기 위해 그 남편 우리아 장군을 고의 살인한 죄이다.
둘째는, 노년에 인구조사를 한 죄이다. 인구조사가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느냐 하겠지만 단순히 백성의 수를 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군사로 쓸 수 있는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윗이 평생 군대를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했던 신앙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었다. 이 죄에 대해 하나님께서 전염병으로 징벌하셨다. 무려 칠 만명이 죽었다. 하나님 또한 심각한 죄로 해석하셨던 것이다.
(삼하24:4) '왕의 명령이 요압과 군대 사령관들을 재촉한지라 요압과 사령관들이 이스라엘 인구를 조사하려고 왕 앞에서 물러나'
(삼하24:15) '이에 여호와께서 그 아침부터 정하신 때까지 전염병을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백성의 죽은 자가 칠만 명이라'
다윗은 열 일곱 살 때 블레셋의 골리앗 장군과 싸워 이긴 이후 그의 삶의 무대는 전장터였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어 다윗은 유다왕으로 추대되었고, 서른 일곱 살에는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되었다. 하지만 다윗은 여전히 전장터에서 눕고 일어났다. 다윗의 옷은 늘 피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윗의 근동지역 정복 전쟁이 상당히 성취된 상태에서 다윗은 장수들의 권유로 전장터에 나가지 않고 왕궁에서 전쟁을 지휘하게 된다. 왕의 전사(戰死)는 곧 큰 위기이기 때문이다. 때가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자 정복 전쟁이 재개되었다. 지난 해 아람 군대를 격퇴한 이스라엘은 이번에는 암몬을 공격했다.
(삼하10:18) '아람 사람이 이스라엘 앞에서 도망한지라 다윗이 아람 병거 칠백 대와 마병 사만 명을 죽이고 또 그 군사령관 소박을 치매 거기서 죽으니라'
(삼하11:1)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그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쌌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
어느날 다윗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왕궁 옥상을 거닐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저만치서 목욕하는 여인을 보게 되었다. 한 밤 중이었기에 한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멀리서 봐도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였다. 당시 왕궁 주변은 계단식 주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야간에 저지대 주택 내부가 보여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물론 다윗이 일부러 보려 한 것은 아니었고, 밧세바 또한 의도적으로 신체를 노출할 마음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다윗은 내시를 보내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오게 한다. 그 결과 지금 암몬과의 전쟁에 참전 중인 우리아(Urias)장군의 아내임을 알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밧세바(Bathsheba)였다.
(삼하11:2-3) '저녁 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 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밧세바는 우리아 장군의 아내, 곧 충성된 부하의 아내였다. 하지만 다윗은 여기서 멈추질 못했다. 멈추는게 마땅했지만 그녀를 침실로 데려오게 한다. 왕명이니 내시도 여인도 거부할 수 없었다. 다윗은 이것이 범죄인 줄 인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 동침한 후에 돌려보냈다. 그리고 가임기(可姙期) 여성이었던 밧세바는 곧 임신(姙娠)을 통보해 왔다.
(삼하11:5) '그 여인이 임신하매 사람을 보내 다윗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임신하였나이다 하니라'
그제서야 다윗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다윗은 사태를 수습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낙태를 강요하는 것보다 남편 우리아를 불러들여 밧세바와 동침하게 함으로 은폐하려고 했다. 다윗은 편지를 보내 우리아를 예루살렘으로 소환했다.
(삼하11:7-8) '우리아가 다윗에게 이르매 다윗이 요압의 안부와 군사의 안부와 싸움이 어떠했는지를 묻고 그가 또 우리아에게 이르되 네 집으로 내려가서 발을 씻으라 하니 우리아가 왕궁에서 나가매 왕의 음식물이 뒤따라 가니라'
그러나 우리아 장군은 다윗의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았다. 우리아는 예루살렘에 소환되어 왔지만 자기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 전장터에서 불편한 잠을 자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완전 모범 군인이었다.
(삼하11:9) '그러나 우리아는 집으로 내려가지 아니하고 왕궁 문에서 그의 주의 모든 부하들과 더불어 잔지라'
다윗은 한번 더 우리아에게 술을 먹이고 다시 밧세바에게 가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우리아는 아내에게 가지 않았다. 육신의 정욕을 이렇게 억제할 수 있을까? 다윗은 정욕을 억제하지 못해 죄를 범한데 반해 우리아는 자신을 통제해 낸 사람이었다.
(삼하11:13) '다윗이 그를 불러서 그로 그 앞에서 먹고 마시고 취하게 하니 저녁 때에 그가 나가서 그의 주의 부하들과 더불어 침상에 눕고 그의 집으로 내려가지 아니하니라'
다윗은 결국 우리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죽게 해서 불륜을 덮으려 한 것이다. 다윗은 요압 대장군에게 밀서를 보내 우리아를 적군의 성 가까이 다가가게 해서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게 하라고 지시한다. 참 무서운 상상이다.
(삼하11:14-15) '아침이 되매 다윗이 편지를 써서 우리아의 손에 들려 요압에게 보내니 그 편지에 써서 이르기를 너희가 우리아를 맹렬한 싸움에 앞세워 두고 너희는 뒤로 물러가서 그로 맞아 죽게 하라 하였더라'
왕의 밀서를 받은 요압 대장군은 왕의 명령대로 우리아를 선봉에 세워 전사하게 한다. 그리고 전령을 보내 왕의 뜻대로 되었다고 보고한다. 범죄가 일사천리(一瀉千里)로 마무리 되었다.
(삼하11:24) '활 쏘는 자들이 성 위에서 왕의 부하들을 향하여 쏘매 왕의 부하 중 몇 사람이 죽고 왕의 종 헷 사람 우리아도 죽었나이다'
다윗은 우리아가 죽었다는 보고를 받고 밧세바를 데려오게 한다. 그리고 밧세바를 아내로 삼는다. 남의 여자를 빼앗는 치졸함을 다윗이 보여 주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모든 악행을 살피고 계셨다.
(삼하11:27) '그 장례를 마치매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를 왕궁으로 데려오니 그가 그의 아내가 되어 그에게 아들을 낳으니라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를 보내 다윗의 죄를 적나라하게 지적하셨다. 아무리 다윗이라 할지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윗의 죄에 대해 하나님께서 징계하셨다.
(삼하12:9)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 네가 칼로 헷 사람 우리아를 치되 암몬 자손의 칼로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도다'
(삼하12:15)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낳은 아이를 여호와께서 치시매 심히 앓는지라'
결국 이 아이는 이름도 얻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죽고 만다. 그리고 이 죄값으로 훗날 다윗의 아내들도 아들 압살롬의 반역 때 백주에 압살롬에게 강간을 당하는 징벌을 내리셨다. 죄는 반드시 악한 열매를 맺는다는 교훈이었다.
(삼하16:22) '이에 사람들이 압살롬을 위하여 옥상에 장막을 치니 압살롬이 온 이스라엘 무리의 눈앞에서 그 아버지의 후궁들과 더불어 동침하니라'
다윗은 시편 51편에서 밧세바 간음죄에 대해 철저하게 회개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다윗을 버리지 않으셨다.
(시51:7,10,1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