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다윗 (4)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
[22] 다윗 - 4
다윗에게는 9명의 부인과 19명의 아들이 있다. 다윗은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으로 7년 6개월 재위(在位) 기간 동안 아들 6명을 낳았고,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 예루살렘에서 33년 재위(在位) 기간 동안 13명의 아들을 낳았다.
(삼하3:2-5) '다윗이 헤브론에서 아들들을 낳았으되 맏아들은 암논이라 이스르엘 여인 아히노암의 소생이요 둘째는 길르압이라 갈멜 사람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의 소생이요 셋째는 압살롬이라 그술 왕 달매의 딸 마아가의 아들이요 넷째는 아도니야라 학깃의 아들이요 다섯째는 스바댜라 아비달의 아들이요 여섯째는 이드르암이라 다윗의 아내 에글라의 소생이니 이들은 다윗이 헤브론에서 낳은 자들이더라'
그런데 이들은 비록 형제들이지만 어머니가 각각 다른 이복 형제들이었다. 이 족보에서 보듯이 권력 다툼의 빌미(reason)가 이미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윗 집안의 불행은 첫째 아들 암논이 셋째 압살롬의 누이인 다말을 성폭행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일로 암논은 2년 후 기회를 엿보던 압살롬에 의해 보복 살해되었다.
이렇게 암논이 죽음으로써 그는 권력 경쟁에서 가장 먼저 사라졌다. 그리고 둘째 길르압은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일찍 죽은 것으로 추정한다.
셋째 아들 압살롬은 첫째 형 암논을 죽임으로 여동생의 복수를 한 후,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외조부인 그술왕 암미훌의 아들인 달매에게로 도피했다. 그리고 압살롬은 다윗의 분노가 풀리기까지 3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압살롬의 도피 기간이 3년이 되자 요압 장군은 다윗왕에게 압살롬을 용서할 것을 간청한다. 다윗은 압살롬의 복귀를 허락한다. 이에 압살롬은 마침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사면복권(赦免復權)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2년 동안 아버지 다윗왕과의 면담은 제한되었다. 돌아오긴 했지만 징계는 현재진행형이었다.
(삼하14:21) '왕이 요압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허락하였으니 가서 청년 압살롬을 데려오라 하니라'
(삼하14:28) '압살롬이 이태 동안 예루살렘에 있으되 왕의 얼굴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이때부터일까? 압살롬은 자기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모종(某種)의 계획을 실행하며 아버지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한다. 곧, 반역이다. 그리고 예상 밖에 많은 사람들이 압살롬의 이 반란에 동참한다.
(삼하15:1) '그 후에 압살롬이 자기를 위하여 병거와 말들을 준비하고 호위병 오십 명을 그 앞에 세우니라'
(삼하15:12) '반역하는 일이 커가매 압살롬에게로 돌아오는 백성이 많아지니라'
압살롬이 백성들의 마음을 얻은 이유는 재판 받기 위해 왕께 나아오는 백성들을 그가 가로채 살갑게 친절을 베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성경은 압살롬이 그들의 마음을 훔쳤다고 말씀한다.
(삼하15:4-6) '또 압살롬이 이르기를 내가 이 땅에서 재판관이 되고 누구든지 송사나 재판할 일이 있어 내게로 오는 자에게 내가 정의 베풀기를 원하노라 하고 사람이 가까이 와서 그에게 절하려 하면 압살롬이 손을 펴서 그 사람을 붙들고 그에게 입을 맞추니....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압살롬이 훔치니라'
드디어 압살롬의 반역이 공식화 되었다. 이제 민심까지 등에 업은 압살롬은 두려울 게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 다윗왕은 철저하게 준비된 반역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사울왕 통치 시절 사울왕의 편에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압살롬의 편에 서서 다윗을 저주하기를 서슴치 않았다. 사울의 나라를 다윗이 가로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시므이가 있었다.
(삼하16:5,7-8) '다윗 왕이 바후림에 이르매 거기서 사울의 친족 한 사람이 나오니 게라의 아들이요 이름은 시므이라 그가 나오면서 계속하여 저주하고... 시므이가 저주하는 가운데 이와 같이 말하니라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그를 이어서 네가 왕이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나라를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기셨도다'
시므이의 저주가 다윗은 매우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다윗은 침묵했다. 압살롬의 반역이 제압되고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온 후에도 다윗은 시므이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솔로몬이 왕이 되면서 시므이는 다윗왕을 배반하고 저주한 대가로 죽임을 당한다.
압살롬의 반역이 심각한 것은 4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은밀하게 준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력한 자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랫동안 다윗을 도왔던 다윗의 모사, 곧 씽크탱크(think tank)인 아히도벨이 압살롬에게로 갔고, 또한 다윗의 외조카 아마사 장군이 반란군의 군대장관이 되었기 때문이다(삼하17:25).
계속해서 쫓기던 다윗은 요단 건너 마하나임에서 드디어 전열을 정비하고 요압을 앞세워 압살롬을 제압하기 위한 전투를 개시한다. 다윗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 결과 압살롬의 군대는 요압 장군에게 대패하게 된다.
그리고 패배한 압살롬은 수풀 속으로 도망가다가 상수리나무에 긴 머리카락이 걸려 공중에 매달리게 되고 요압과 그의 병사들에게 발견돼 죽임을 당했다. 다윗의 군사들은 압살롬의 시신을 구덩이에 던지고 그 위에 큰 돌무더기를 쌓았다. 이렇게 압살롬의 반란은 끝났다.
(삼하18:9) '압살롬이 다윗의 부하들과 마주치니라 압살롬이 노새를 탔는데 그 노새가 큰 상수리나무 번성한 가지 아래로 지날 때에 압살롬의 머리가 그 상수리나무에 걸리매 그가 공중에 달리고 그가 탔던 노새는 그 땅과 공중 사이로 빠져나간지라'
(삼하18:15) '요압의 무기를 든 청년 열 명이 압살롬을 에워싸고 쳐죽이니라'
그러나 다윗은 이 승리를 기뻐할 수 없었다. 아들 압살롬과 많은 옛 동지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다윗은 오히려 슬픔을 드러냈다.
(삼하18:33) '왕의 마음이 심히 아파 문 위층으로 올라가서 우니라 그가 올라갈 때에 말하기를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 내 아들 압살롬아 차라리 내가 너를 대신하여 죽었더면, 압살롬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였더라'
압살롬의 반란이 제압된 이후 아마도 왕궁 안에 차기 왕위 계승자는 솔로몬이라는 소문이 퍼졌던 것 같다. 이것이 다윗왕의 뜻이라는 언급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아도니야는 솔로몬과 다윗의 측근인 나단 선지자만 제외하고 왕궁에서 영향력있는 모든 인물을 다 자기 편에 불러 모았다. 이제는 아도니야의 반역이 시작된 것이다. 왕위 계승 서열에서 아도니야는 압도적 우선 순위이다. 아도니야는 넷째 아들이고, 솔로몬은 열 번째 아들이기 때문이다. 압살롬까지 죽었으니 아도니야가 자식들 중 다윗의 뒤를 잇는게 가장 상식적일 수 있다.
아도니야는 군대장관인 요압과 제사장인 아비아달과 함께 반역을 공모했다. 군사와 종교의 실권을 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도니야의 반란은 무난한 듯 보였다. 그러나 반란의 조짐을 인지한 다윗이 군사작전 하듯이 신속하게 솔로몬에게 기름부어 왕위를 양위(讓位)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왕상1:32-34) '다윗 왕이 이르되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과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를 내 앞으로 부르라 하니 그들이 왕 앞에 이른지라 왕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너희 주의 신하들을 데리고 내 아들 솔로몬을 내 노새에 태우고 기혼으로 인도하여 내려가고 거기서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은 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고 너희는 뿔나팔을 불며'
아도니야를 추종하던 사람들은 다윗왕이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어 왕을 삼고 즉위식까지 했음을 듣고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반역이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솔로몬 왕은 즉위식을 마친 뒤 아도니야의 반역에 함께 한 아비아달 제사장을 파면하고, 아도니야와 요압 장군은 쳐죽이고, 부왕 다윗을 저주했던 시므이도 쳐죽임으로 왕권을 세웠다. 그리하여 나라가 견고해졌다고 말씀한다.
(왕상2:25)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를 보내매 그가 아도니야를 쳐서 죽였더라'
(왕상2:34)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가 곧 올라가서 그를(요압) 쳐죽이매 그가 광야에 있는 자기의 집에 매장되니라'
(왕상2:27) '아비아달을 쫓아내어 여호와의 제사장 직분을 파면하니'
(왕상2:46)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에게 명령하매 그가 나가서 시므이를 치니 그가 죽은지라'
영웅 다윗의 말년은 평탄치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밧세바를 간음하고 우리아 장군을 죽인 죄의 댓가였다.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죄이다.
(삼하12:10) '이제 네가 나를 업신여기고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네 아내로 삼았은즉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