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엘리야 (2)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
[27] 엘리야 - 2
이스라엘 땅에 무기한(無期限)의 가뭄을 선포하고 아합 왕과 백성들의 공공의 적(public enemy)이 된 엘리야 선지자는 기근 삼 년이 된 해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다시 전하게 된다.
(왕상17:1b)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 하니'
(왕상18:1) '많은 날이 지나고 제삼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아합에게 보이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
삼 년 동안 아합왕은 엘리야를 죽이기 위해 온 땅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현미경(microscope)으로 살피듯이 찾았으나 실패했다. 그동안 엘리야는 요단 그릿 시냇가를 거쳐 이방 시돈 땅 사르밧 과부 집에 은신(隱身)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상18:10)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주께서 사람을 보내어 당신을 찾지 아니한 족속이나 나라가 없었는데 그들이 말하기를 엘리야가 없다 하면 그 나라와 그 족속으로 당신을 보지 못하였다는 맹세를 하게 하였거늘'
엘리야는 삼 년이 지나 아합의 신하인 오바댜에게 먼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오바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였다. 오바댜는 아합과 이세벨의 핍박을 피해 살아 남은 여호와의 선지자 백 명을 동굴에 숨겨 떡과 물로 먹이던 신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합의 신하이지만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왕상18:13)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죽일 때에 내가 여호와의 선지자 중에 백 명을 오십 명씩 굴에 숨기고 떡과 물로 먹인 일이 내 주에게 들리지 아니하였나이까'
이 오바댜의 중재(仲裁)로 엘리야와 아합 왕은 삼 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합왕이 엘리야를 죽이려 하는 상황이었기에 매우 위험한 만남이었다. 아합 왕은 엘리야에게 네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고 있다며 비난한다. 그러나 사실은 아합과 이세벨이 이스라엘을 괴롭게 한 것이었다.
(왕상18:17-18) '엘리야를 볼 때에 아합이 그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여 너냐 그가 대답하되 내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한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의 집이 괴롭게 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명령을 버렸고 당신이 바알들을 따랐음이라'
아합 왕과 이세벨 왕비의 바알 숭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가뭄을 내리셨으니 사실은 왕과 왕비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한 것이 맞는 말이다.
엘리야는 아합 왕에게 대결을 제안한다. 하나님이 참 신인지, 바알이 참 신인지 시험하자는 것이다. 시험 방법은 간단했다. 불로 응답하는 신을 참 신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엘리야는 아합 왕에게 바알 선지자 450 명과 아세라 선지자 400 명, 곧 850 명을 갈멜산으로 부르라고 요구한다.
(왕상18:19-20) '그런즉 사람을 보내 온 이스라엘과 이세벨의 상에서 먹는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 명과 아세라의 선지자 사백 명을 갈멜 산으로 모아 내게로 나아오게 하소서 아합이 이에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에게로 사람을 보내 선지자들을 갈멜 산으로 모으니라'
아합 왕의 명령으로 바알의 선지자 450명이 나아왔다. 우리는 보통 엘리야가 850 대 1 로 싸웠다고 말한다. 850 대 1 은 엘리야가 요구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갈멜산에는 바알의 선지자 450 명만 나아온 듯하다.
(왕상18:22) '엘리야가 백성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선지자는 나만 홀로 남았으나 바알의 선지자는 사백오십 명이로다'
(왕상18:26) '그들이 받은 송아지를 가져다가 잡고 아침부터 낮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러 이르되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하나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응답하는 자도 없으므로 그들이 그 쌓은 제단 주위에서 뛰놀더라'
성서학자들의 대부분도 바알의 선지자만 나아왔고 나머지 아세라 선지자 400 명은 갈멜산에는 오지 않고, 이후에 아합 왕으로 하여금 길르앗 라못 회복 전쟁에 나가 죽게 하는데 관여한 거짓 선지자 400 명이 아세라 선지자 400 명이었을 거라고 주장한다.
(왕상22:6) '이스라엘의 왕이 이에 선지자 사백 명쯤 모으고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길르앗 라못에 가서 싸우랴 말랴 그들이 이르되 올라가소서 주께서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넘기시리이다'
(왕상22:35) '이 날에 전쟁이 맹렬하였으므로 왕이 병거 가운데에 붙들려 서서 아람 사람을 막다가 저녁에 이르러 죽었는데 상처의 피가 흘러 병거 바닥에 고였더라'
갈멜산에 모인 바알의 선지자들과 엘리야 선지자는 각각 송아지 한 마리씩 잡아 각을 떠서 나무 위에 펼쳐 놓았다. 이제 각자의 신의 이름을 불러 불로 응답하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왕상18:23) '그런즉 송아지 둘을 우리에게 가져오게 하고 그들은 송아지 한 마리를 택하여 각을 떠서 나무 위에 놓고 불은 붙이지 말며 나도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아 나무 위에 놓고 불은 붙이지 않고'
먼저 숫자가 많은 바알의 선지자들이 바알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부르짖음은 마치 함성처럼 갈멜산을 진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시간이 흘러도 바알은 응답하지 않았다. 아니 응답 못했다 것이 맞는 표현이다.
(왕상18:26) '그들이 받은 송아지를 가져다가 잡고 아침부터 낮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러 이르되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하나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응답하는 자도 없으므로 그들이 그 쌓은 제단 주위에서 뛰놀더라'
(왕상18:29) '이같이 하여 정오가 지났고 그들이 미친 듯이 떠들어 저녁 소제 드릴 때까지 이르렀으나 아무 소리도 없고 응답하는 자나 돌아보는 자가 아무도 없더라'
바알 선지자들은 하늘에서 불을 내리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엘리야가 제단을 쌓고 송아지를 잡아 각을 떠서 펼쳐 놓고 제물과 제단 주위에 물이 흥건히 넘치도록 부었다.
(왕상18:32-35) '그가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하여 그 돌로 제단을 쌓고 제단을 돌아가며 곡식 종자 두 세아를 둘 만한 도랑을 만들고 또 나무를 벌이고 송아지의 각을 떠서 나무 위에 놓고 이르되 통 넷에 물을 채워다가 번제물과 나무 위에 부으라 하고 또 이르되 다시 그리하라 하여 다시 그리하니 또 이르되 세 번째로 그리하라 하여 세 번째로 그리하니 물이 제단으로 두루 흐르고 도랑에도 물이 가득 찼더라'
이제 엘리야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러나 바알 선지자들처럼 온종일 목이 쉬도록 부르지 않았다. 엘리야의 기도는 단 두 마디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불을 내리셨고 모든 것을 태워 버렸다.
(왕상18:37-38)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 하매 이에 여호와의 불이 내려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또 도랑의 물을 핥은지라'
엘리야는 백성들에게 바알 선지자들을 잡을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그들을 기손 시내(kishon river)로 끌고 가서 죽인다. 이 갈멜산 사건은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청소되고 환기되는(awakening) 사건이었다.
(왕상18:40) '엘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바알의 선지자를 잡되 그들 중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게 하라 하매 곧 잡은지라 엘리야가 그들을 기손 시내로 내려다가 거기서 죽이니라'
바알 선지자 450 명을 죽인 엘리야는 갈멜산 정상에 올라가 바다를 향하여 하나님께 기도한다. 일곱 번 기도하니 바다에서부터 큰 비 구름이 일어난다. 이로써 삼년 육개월의 가뭄이 끝나고 온 땅을 적실 홍수에 버금갈만한(secondary) 큰 비가 내린다.
(왕상18:44-45) '일곱 번째 이르러서는 그가 말하되 바다에서 사람의 손 만한 작은 구름이 일어나나이다 이르되 올라가 아합에게 말하기를 비에 막히지 아니하도록 마차를 갖추고 내려가소서 하라 하니라 조금 후에 구름과 바람이 일어나서 하늘이 캄캄해지며 큰 비가 내리는지라'
우리가 세상을 향하여 담대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응답하시고 일하시기 때문이다. 엘리야는 450 대 1, 혹은 850 대 1 이라는 숫자에 주눅들지 않았다. 우리도 세상 앞에 주눅들지(have cold feet) 않아야 한다. 세상보다 크신 하나님이 우리의 주님이시고 그 분은 우리에게 불로 응답하시기 때문이다.
(약5:17-18)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그가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주고 땅이 열매를 맺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