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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 에세이 - 나아만

문학n천국 2022. 10. 26. 13:58

성경인물 에세이 - 나아만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29] 나아만

나아만(naaman) 장군은 아람의 군대 장관이다. 아람(Aram)은 지금의 시리아 지역이다. 아람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전쟁과 평화가 반복되어 왔다. 당시 이스라엘 왕은 아합왕의 아들인 여호람이다. 여호람은 12년 동안 통치했는데 이 기간에는 아람과 전쟁없이 지내던 다소(a little) 평화로운 시대였다.

나아만 장군은 비록 이방 나라 장군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였다. 하나님께서는 나아만 장군을 도우셔서 아람을 위기에서 구원하게 하셨다. 나아만은 아람의 전쟁 영웅(war hero)이었다.

(왕하5:1)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그런데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에게 치명적인 단점(a weak point)이 있었으니 바로 나병(leprosy, 문둥병,한센병) 환자라는 사실이다. 나아만은 이 사실을 매우 불공평하게 여겼을 것이다. 왜 하필 내가 지독한 질병에 걸렸는가? 평생을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인생이 내게 왜 이렇게 가혹하단 말인가? 어쩌면 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간구했는지도 모른다.

나아만은 이 나병 때문에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천금(千金)이 무슨 소용이며 영웅 칭호가 무슨 소용이었을까? 나아만은 자신을 절망케 하는 나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전장터에서 쓰러진 적(敵)들의 시신과 자신의 문드러진 피부를 번갈아 바라보며 자괴감(自愧感)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에게 서광(瑞光)이 비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에 이스라엘 땅에서 잡아 온 여종이 있었는데 그 여종이 주인에게 이스라엘 땅 사마리아에 있는 엘리사 선지자라면 병을 고칠 수 있다 했기 때문이다.

(왕하5:3) '그의 여주인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 하는지라'

여종의 말을 들은 나아만과 가족들은 기쁨과 설렘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이것은 뜻밖에 찾아 온 기회였다. 나아만은 곧 왕에게 나아가 여종이 말해 준 엘리사를 통한 치료 가능성을 보고한다. 아람 왕 또한 기뻐하며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나아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왕하5:4-6) '나아만이 들어가서 그의 주인께 아뢰어 이르되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의 말이 이러이러하더이다 하니 아람 왕이 이르되 갈지어다 이제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글을 보내리라 하더라 나아만이 곧 떠날새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의 나병을 고쳐 주소서 하였더라'

나아만은 아람 왕의 친서(親書)를 가지고 이스라엘로 간다. 나아만은 엄청난 값의 예물을 준비한다. 그가 준비한 은 10달란트는 은 342kg 이고, 금 6천개는 68.4kg이며 그리고 옷 10벌이었다. 아마도 나아만에게는 최선을 다해 준비한 예물이었을 것이다.

나아만은 이스라엘 여호람 왕에게 아람 왕의 친서를 전했다. 일반적으로 왕의 친서 쯤 되면 대접 받아야 마땅할텐데 여호람 왕은 아람 왕의 저의(底意)를 의심하며 오히려 불편해 한다. 일종의 푸대접(a cold reception)이다.

(왕하5:7) '이스라엘 왕이 그 글을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하나님이냐 그가 어찌하여 사람을 내게로 보내 그의 나병을 고치라 하느냐 너희는 깊이 생각하고 저 왕이 틈을 타서 나와 더불어 시비하려 함인줄 알라 하니라'

나아만 장군은 아람 왕의 친서를 가지고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람의 국방장관이자 귀빈이다. 그런데 여호람 왕은 나아만 앞에서 옷을 찢었다. 구약 성경에서 옷을 찢는다는 것은 슬픔이나 분노를 나타내는 표현 방식이다. 이 뜻밖의 푸대접에 나아만은 분명 당황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예의(銳意)도 모르는 민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과 여호람 왕에게서 홀대(poor treatment)를 당한 것을 전해 들은 엘리사 선지자가 여호람 왕에게 사람을 보내 나아만을 자기에게 보낼 것을 요청한다.

(왕하5:8)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이 자기의 옷을 찢었다 함을 듣고 왕에게 보내 이르되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나이까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그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 하니라'

여호람 왕은 엘리사 선지자에게 나아만 장군 일행을 보낸다. 당시 여호람 왕은 엘리사 선지자를 공경하고 있었기에 선지자의 말대로 그에게 나아만을 보낸다. 왜냐하면 얼마 전 모압과 이스라엘의 전쟁 때 엘리사 선지자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왕하3:13)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의 부친의 선지자들과 당신의 모친의 선지자들에게로 가소서 하니 이스라엘 왕이 그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여호와께서 이 세 왕을 불러 모아 모압의 손에 넘기려 하시나이다 하니라'

(왕하3:16,18) '그가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이 골짜기에 개천을 많이 파라 하셨나이다...이것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작은 일이라 여호와께서 모압 사람도 당신의 손에 넘기시리니'

그렇게 해서 나아만은 엘리사 선지자의 집 앞에 이르게 된다. 나아만은 엘리사 선지자가 나와서 자신을 영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푸대접은 왕 한 사람으로 족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엘리사 또한 나아만을 영접하지 않았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아만에게 명령한다.

(왕하5:10) '엘리사가 사자를 그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가서 요단 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하는지라'

나아만 장군의 체면이 엉망진창(mishmash)이 되는 순간이다. 개나 소나 다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아만도 폭발하고 만다. 치유고 뭐고 돌아가겠다고 선언한다.

(왕하5:11-12)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이르되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다메섹 강 아바나와 바르발은 이스라엘 모든 강물보다 낫지 아니하냐 내가 거기서 몸을 씻으면 깨끗하게 되지 아니하랴 하고 몸을 돌려 분노하여 떠나니'

나아만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예우도 받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분노한 것이다. 반드시 한(恨)을 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수행원들의 의견을 듣고서야 나아만은 선지자의 명령을 따르기로 한다.

(왕하5:13-14) '그의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하니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나아만은 선지자의 말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담갔다. 이것은 순종이라는 해석을 빼면 매우 비과학적인 의료행위라고 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돌팔이(quack)도 이런 돌팔이가 없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하나님의 치유가 나아만에게 임했다. 문드러진 피부가 어린 아이의 살과 같이 회복되었다. 이제 나아만은 더이상 나병(문둥병) 환자가 아니다. 나아만은 깨끗해진 피부를 보며 감격했을 것이다.

(왕하5:15) '나아만이 모든 군대와 함께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도로 와서 그의 앞에 서서 이르되 내가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을 아나이다 청하건대 당신의 종에게서 예물을 받으소서 하니'

나아만은 문둥병 치유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오직 하나 뿐인 유일신으로 고백한다. 또한 예물로 감사 드리고자 한다. 나아만 치유 사건은 해피엔딩(happy ending)이다.

우리네 인생도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나아만의 나이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그는 결국 하나님 안에, 예수님 안에 안착했다. 문둥병이 그를 하나님께로, 선지자에게로, 예수께로 인도한 것이다.

(고전10:13)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나아만은 이후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을 경배하며,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았을 것이다.

(왕하5:17) '나아만이 이르되 그러면 청하건대 노새 두 마리에 실을 흙을 당신의 종에게 주소서 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물과 다른 희생제사를 여호와 외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