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엘리사 (1)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30] 엘리사 - 1
아람 왕 벤하닷이 북이스라엘 왕을 제거하기 위해 밀실(密室)에서 참모들과 작전을 모의했다. 북이스라엘 왕이 지나가는 길에 군사를 매복해 놓았다가 북이스라엘 왕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매복(埋伏, Ambush) 작전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매복 장소에 은밀히 군사를 보내면 이미 그곳에 이스라엘 군사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逆)으로 아람 군사들이 이스라엘의 매복 작전에 희생당했다. 요즘 말로 역관광(counter-attack)이다.
(왕하6:8-11) '그 때에 아람 왕이 이스라엘과 더불어 싸우며 그의 신복들과 의논하여 이르기를 우리가 아무데 아무데 진을 치리라 하였더니 하나님의 사람이 이스라엘 왕에게 보내 이르되 왕은 삼가 아무 곳으로 지나가지 마소서 아람 사람이 그 곳으로 나오나이다 하는지라 이스라엘 왕이 하나님의 사람이 자기에게 말하여 경계한 곳으로 사람을 보내 방비하기가 한두 번이 아닌지라 이러므로 아람 왕의 마음이 불안하여 그 신복들을 불러 이르되 우리 중에 누가 이스라엘 왕과 내통하는 것을 내게 말하지 아니하느냐 하니'
아람 왕은 자기 계획이 계속 실패하자 아람 내부에 첩자(spy)가 있을거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아람 왕의 신하들은 이미 원인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의 실패의 원인은 이스라엘의 엘리사 선지자 때문이었다. 아람이 계속해서 군사를 움직이지만 이것을 미리 간파하고 있는 엘리사 선지자 때문에 실패한 것이었다.
(왕하6:12) '그 신복 중의 한 사람이 이르되 우리 주 왕이여 아니로소이다 오직 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사가 왕이 침실에서 하신 말씀을 이스라엘의 왕에게 고하나이다 하는지라'
아람 왕은 거듭되는 실패의 원인이 엘리사 선지자임을 알고 그를 죽이고자 한다. 우선 그의 소재(所在)를 파악한다. 그리고 엘리사가 도단에 있음을 보고 받게 된다. 도단(Dothan)은 이때로부터 천 년 전 이복 형들의 미움을 받은 소년 요셉이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이 양을 치고 있던 이곳에 왔을 때 형들에 의해 물 없는 우물에 던져졌다가 이스마엘 대상들(caravans)에게 은 20개에 팔린 곳이다(창37장).
(왕하6:13-14) '왕이 이르되 너희는 가서 엘리사가 어디 있나 보라 내가 사람을 보내어 그를 잡으리라 왕에게 아뢰어 이르되 보라 그가 도단에 있도다 하나이다 왕이 이에 말과 병거와 많은 군사를 보내매 그들이 밤에 가서 그 성읍을 에워쌌더라'
아람 왕은 엘리사를 암살하기 위해 많은 군사를 이스라엘 땅으로 보낸다. 병거가 움직인 것으로 볼 때 은밀한 작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병거는 이동할 때 소란스럽기 때문이다. 아예 대놓고 엘리사가 살고 있는 마을을 쓸어버리려 했던 것 같다. 자기가 침실에서 하는 비밀한 말까지 엘리사에게 도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벤하닷 왕은 분개한(resent) 것이다.
북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에서 도단까지의 거리는 16 km이다. 아람 군대가 이스라엘 군대의 저항없이 여기까지 온 것은 2,800년 전 옛날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첩보(諜報) 시대에는 불가능하다.
아람 군대의 작전은 밤중에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아침이 되어 엘리사의 종 게하시가 밖에 나와 보니 온 성을 둘러 아람 군대가 에워싸고 있었다. 이제 엘리사는 독 안에 든 쥐(A rat in the trap) 신세가 되었다. 게하시는 엘리사에게 아람 군대가 성을 에워쌓았음을 보고한다. 하지만 엘리사는 이또한 미리 예견하고 있었다.
(왕하6:15) '하나님의 사람의 사환이 일찍이 일어나서 나가보니 군사와 말과 병거가 성읍을 에워쌌는지라 그의 사환이 엘리사에게 말하되 아아, 내 주여 우리가 어찌하리이까 하니'
엘리사는 적군이 성을 에워쌌다는 보고를 받지만 조금도 당황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들보다 아군의 숫자가 훨씬 많다고 게하시에게 선언한다. 그리고 엘리사가 기도하자 게하시의 영안(靈眼)이 열렸다.
게하시는 하늘의 군대인 불말과 불병거가 성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아람 군대 보다 더 많은 하늘의 군대가 엘리사를 지키고 있음을 보게 된다. 어찌보면 우리는 유리한 고지(高地)를 점령한 것과 같다. 하늘의 군대가 우리를 돕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이 지금도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일상이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할 뿐이다.
(왕하6:16-17) '대답하되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한 자가 그들과 함께 한 자보다 많으니라 하고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원하건대 그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하니 여호와께서 그 청년의 눈을 여시매 그가 보니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엘리사는 하나님께 아람 군대의 눈을 어둡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그러자 모든 군사들의 눈이 어두워진다. 이것은 육신의 시력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 판단을 할 수 없는 영적인 어둠이 그들에게 임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왕하6:18) '아람 사람이 엘리사에게 내려오매 엘리사가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원하건대 저 무리의 눈을 어둡게 하옵소서 하매 엘리사의 말대로 그들의 눈을 어둡게 하신지라'
엘리사는 아람 군대에게 직접 나아가서 나를 따라오면 너희가 찾고자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엘리사를 알아보지 못했다. 엘리사는 그들을 사마리아성 한복판으로 이끌어 간다. 그러나 아람 군사들은 현실을 전혀 직시하지(envisage) 못했다. 눈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의 수도이다. 아람 군대는 적국의 심장부에 무방비로 들어와 있게 된 것이다.
(왕하6:19) '엘리사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는 그 길이 아니요 이는 그 성읍도 아니니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너희가 찾는 사람에게로 나아가리라 하고 그들을 인도하여 사마리아에 이르니라'
아람 군사들이 무방비로 사마리아 성 안으로 이끌려 오자 이스라엘 왕은 엘리사에게 이들을 죽이자고 제안한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니 그들을 죽여서 완벽한 승리를 이루자는 것이다.
(왕하6:21) '이스라엘 왕이 그들을 보고 엘리사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내가 치리이까 내가 치리이까 하니'
하지만 엘리사는 그들을 죽이지 말고 오히려 음식을 대접하라고 주문한다.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심을 사는 동안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들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음식을 공급한 후 돌려 보냈더니 다시는 아람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말씀한다.
아마 아람 군사들의 도단에서 사마리아까지의 이 하나님 경험은 그의 자녀들에게도 전해졌을 것이다. 그들이 경험한 것은 분명 기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람 사람들은 저항할 수 없는 하나님의 능력을 그들의 사는 동안 잊지 않았을 것이다.
(왕하6:22-23) '대답하되 치지 마소서 칼과 활로 사로잡은 자인들 어찌 치리이까 떡과 물을 그들 앞에 두어 먹고 마시게 하고 그들의 주인에게로 돌려보내소서 하는지라 왕이 위하여 음식을 많이 베풀고 그들이 먹고 마시매 놓아보내니 그들이 그들의 주인에게로 돌아가니라 이로부터 아람 군사의 부대가 다시는 이스라엘 땅에 들어오지 못하니라'
엘리사 선지자는 그의 스승 엘리야처럼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이들은 다른 선지자들처럼 무게 중심이 말씀 선포가 아닌 기적 중심의 사역을 펼쳤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450명 머리 위로 불을 떨어뜨려 제물과 제단을 태우고 하나님만이 참 신임을 증명해 보였다. 엘리사는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의 나병(문둥병)을 치유함으로 하나님이 세상을 치유하시는 분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침실의 은밀한 말까지도 다 아시는 전능한 분이심을 나타내 보였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사정을 다 아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하나님과 함께라면, 주님과 함께라면 우리는 언제나 승리할 수 있다. 기적이 우리 곁에 늘 머물 것이다.
(마10:29-31)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