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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산책 19.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마8:5-13)

문학n천국 2021. 11. 19. 14:31

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19]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8:5-13)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가실 때 한 백부장이 나아와 엎드려 간구했다. '내 하인이 중풍으로 괴로워합니다' 는 내용이었다. 매우 의외의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하인이 주인의 병고침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다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권세 있는 로마군대의 장교가 보잘것 없는 하인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온 것은 우리에게 생각의 혼란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그 하인은 백부장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백부장이 근무지를 떠나 예수님을 찾아올 만큼 하인은 위급했을까? 설령 하인이 위급했더라도 백부장이 나서서 할 일이었을까? 다른 하인들이나 가정집사를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인에게 이렇게 애정을 쏟는 주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것만이 아니라 백부장은 예수님께서 자기 집에 들어오시는 것은 감당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예수님의 심방을 받기에 자신이 너무 비천하다는 고백이다. 예수님의 직접적인 심방을 받는 은혜는 자기에게 과분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씀으로만 치유해 달라고 간청한다. 말씀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8:8) '백부장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

예수님께서는 거듭해서 놀라셨다. 아직까지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 중에서 이런 믿음을 본 적이 없으셨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에는 능치 못하심이 없다는 믿음인 것이다.
(8:10) '예수께서 들으시고 놀랍게 여겨 따르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노라'

예수님은 마지막 때에 이 백부장 같은 믿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동서로부터 와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게 될 것을 말씀하신다. (8:11)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 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우리는 이 사건을 보면서 주님께서는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믿음을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의 세계관에 따르면 노예(하인)은 인격체가 아닌 그저 하나의 소유물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백부장은 그를 인격체로, 그리고 함께 은혜를 누려야 할 대상으로 본 것이다. 주님의 따뜻한 시선으로, 주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보는 것은 소중한 것이다.

또 하나는 말씀에는 능력이 있어서 말씀 스스로 역사하신다는 믿음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면 반드시 그 뜻이 성취된다는 그런 믿음을 갖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창조의 날부터 지금까지 날마다 새로운 일을 이루어 가고 계시기 때문이다.
(창1:11-12)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백부장이 어떻게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수님조차도 처음 마주하게 되는 믿음이었다. 우리도 이 백부장처럼 주님의 마음에 흡족함을 선물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를 판단하시는 기준이 믿음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백부장에게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라고 선포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예수님께서 치유를 선포하신 그 시각에 중풍을 앓았던 하인은 깨끗이 나았다. (8:13) '예수께서 백부장에게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하시니 그 즉시 하인이 나으니라'

같은 시각 하인은 자기 두 눈으로 순식간에 자기 몸이 가벼워지고 치유되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적이 왜 갑자기 자기에게 나타나는지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곧 자기에게는 원인이 없음을 쉽게 깨달았을 것이고, 주인 백부장의 믿음의 수고였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예수의 능력이 내 안에, 예수의 사랑이 내 안에 있기를 소망하자. 우리도 이 하인처럼 치유를 경험하기를 소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