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요나 (1)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42] 요나 (1)
요나(Jonah)는 북이스라엘 제13대 왕 여로보암 2세(B.C.787-748) 시대에 활동한 선지자이다. 당시 북이스라엘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번영에 견줄 만큼(compare with) 큰 번영을 누리던 시기였다.
이유인즉 그동안 북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아람이 앗수르와의 전쟁에 크게 패하여 세력이 약화돼 있었고, 앗수르는 아람과의 전쟁 이후 북방의 신흥국가인 아라랏과의 오랜 전쟁으로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북이스라엘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수십 년 동안 주변 강대국과의 마찰없이 정치적 안정 속에서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가 있었다.
또한 당시 앗수르에서는 B.C.765-759년 경에 큰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고 B.C.765년 6월에는 완전한 일식(日蝕,solar eclipse)으로 앗수르 온 땅이 칠흙같은 어둠에 휩싸이는 불길한 징조로 인해 민심이 크게 동요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요나 선지자가 단 하루 동안만 니느웨에 심판의 메시지를 전했음에도 도시 전체가 회개하게 되었던 원인이 되었다. 니느웨 백성들은 일식 현상 이후 선포된 요나 선지자의 심판의 메시지를 동일하고 연속성 있는 하늘의 경고로 받아들인 것이다. 니느웨 성의 회개운동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이었다.
(욘3:7-8) '왕과 그의 대신들이 조서를 내려 니느웨에 선포하여 이르되 사람이나 짐승이나 소 떼나 양 떼나 아무것도 입에 대지 말지니 곧 먹지도 말 것이요 물도 마시지 말 것이며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굵은 베 옷을 입을 것이요 힘써 하나님께 부르짖을 것이며 각기 악한 길과 손으로 행한 강포에서 떠날 것이라'
시간을 거슬러 어느 날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니느웨에 가서 죄악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를 전하라는 명령을 하셨다.
(욘1:2)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향하여 외치라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되었음이니라 하시니라'
욥바에서 니느웨까지의 거리는 학자들마다 이견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700 km 이상이다. 고속철도가 없던 시절 매우 먼 거리이다. 아마 도보로 한 달 가까이 걸어야 했을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최단거리가 388km라 하니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이다.
그러나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니느웨의 반대 방향으로 도망하고자 한다. 목적지는 다시스이다. 다시스(Tarshis)는 스페인 서남부의 지브랄탈 해안에 위치한 대도시로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다. 욥바에서 다시스까지의 거리는 약 4,400 km이다.
요나는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떠난다. 아주 먼 거리다 보니 배 삯(price)도 많았을 것이다. 요나는 큰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 가며 하나님의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욘1:3) '그러나 요나가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여 그들과 함께 다시스로 가려고 배삯을 주고 배에 올랐더라'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의 동선(動線,moving line)을 다 알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하셨다. 그래서 바다에 큰 풍랑을 일으키셨다. 배는 파선(破船)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 위기를 모르는 듯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욘1:4-5) '여호와께서 큰 바람을 바다 위에 내리시매 바다 가운데에 큰 폭풍이 일어나 배가 거의 깨지게 된지라 사공들이 두려워하여 각각 자기의 신을 부르고 또 배를 가볍게 하려고 그 가운데 물건들을 바다에 던지니라 그러나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서 누워 깊이 잠이 든지라'
선장과 선원들은 아직도 갈 길이 먼데 풍랑으로 인하여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배는 큰 풍랑 앞에 속수무책으로 깨어져 갔다. 선장은 요나를 깨우며 하나님께 기도하라며 재촉한다. 아마도 선장은 다른 여행객들에게도 각자가 섬기는 신들의 이름을 부르게 했을 것이다.
(욘1:6) '선장이 그에게 가서 이르되 자는 자여 어찌함이냐 일어나서 네 하나님께 구하라 혹시 하나님이 우리를 생각하사 망하지 아니하게 하시리라 하니라'
또한 선장과 선원들은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누구로 말미암아 이 재앙이 임했는지 제비(by lot)를 뽑아 알아보려 한다.
(욘1:7) '그들이 서로 이르되, 자 우리가 제비를 뽑아 이 재앙이 누구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임하였나 알아 보자 하고 곧 제비를 뽑으니 제비가 요나에게 뽑힌지라'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제비뽑기는 그저 미신(迷信)일 뿐이지만 그때 풍랑속에 갇힌 선원들과 여행객들에게는 해답을 찾는 유일한 열쇠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대로 제비뽑기를 하니 요나가 지목되었다.
요나는 바다에 던져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자신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여 도망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이 풍랑의 원인이라고 자백한다.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욘1:8-10) '무리가 그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이 재앙이 누구 때문에 우리에게 임하였는가 말하라 네 생업이 무엇이며 네가 어디서 왔으며 네 나라가 어디며 어느 민족에 속하였느냐 하니 그가 대답하되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로라 하고 자기가 여호와의 얼굴을 피함인 줄을 그들에게 말하였으므로 무리가 알고 심히 두려워하여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행하였느냐 하니라'
요나는 자신의 안위는 생각지 않고 그들에게 살 길을 알려 주었다. 자신을 바다에 던지면 풍랑이 잔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것 또한 대단한 용기가 아닐까? 선장과 선원들은 요나의 용기와 겸손에 감동하여 오히려 배를 육지로 돌리기 위해 함께 안간힘을 썼다(strain). 그러나 인간의 노력은 부질없었다.
(욘1:12-13) '그가 대답하되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면 바다가 너희를 위하여 잔잔하리라 너희가 이 큰 폭풍을 만난 것이 나 때문인 줄을 내가 아노라 하니라 그러나 그 사람들이 힘써 노를 저어 배를 육지로 돌리고자 하다가 바다가 그들을 향하여 점점 더 흉용하므로 능히 못한지라'
선원들의 수고에도 바다는 점점 더 거칠어졌다. 바다는 요나를 원하고 있었다. 모두가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할 수 없이 요나를 들어 바다에 던졌다. 그리고 곧 바다는 평온을 되찾았다.
(욘1:15) '요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매 바다가 뛰노는 것이 곧 그친지라'
요나는 바다 속 깊이 가라 앉았다. 그리고 호흡이 다하기 전 큰 물고기에게 삼켜졌다. 이 물고기는 요나를 구원하기 위해 이미 그 자리에 예비되어 있었다. 요나는 삼일 동안 물고기 뱃 속에 있었다. 이 시간 동안 요나는 큰 변화를 겪었다.
(욘1:17) '여호와께서 이미 큰 물고기를 예비하사 요나를 삼키게 하셨으므로 요나가 밤낮 삼 일을 물고기 뱃속에 있으니라'
요나를 삼킨 물고기는 무엇이었을까? 과거 성서학자들은 향유고래(sperm-whale)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류학자들은 백상아리였을 것이라 주장한다. 상어의 위는 J자 모양으로 아래 부분이 왼쪽으로 굽어 있고 상어는 다른 동물과 달리 먹이를 자주 먹지 않으며 위 속은 음식물이 있을 때보다 비어 있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백상아리( great white shark)는 일반적으로 큰 먹이를 먹기 때문에 위의 용량이 매우 크고, 위는 단순히 소화만 시키는 기능 외에 먹이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또 공기로 호흡하기에 몸 속에 충분한 산소도 있었을것이라 한다. 이런 이유로 요나를 삼킨 물고기를 백상아리라 추정한다.
하지만 요나의 이야기에서 물고기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구원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도구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요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 사명의 자리로 이끄신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께서는 요나가 다시스를 향해 배를 타고 도망한 것을 징계하지 않으시고 선지자의 한 번의 일탈(deviation) 정도로 지나쳐 주셨다는 것이다.
요나는 물고기 뱃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불과 삼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요나의 몸을 조금도 상함없이 지켜주시고 바닷가로 다시 돌려 보내 주셨다.
(욘2:9-10)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나이다 구원은 여호와께 속하였나이다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 물고기에게 말씀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
이 사건은 요나 선지자의 니느웨 파송과 관련한 실제 에피소드(episode)이다. 요나는 오늘 우리가 자신의 실패를 답습하지(imitate) 않기를 바랄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지 말고 불편하더라도 니느웨로 가라는 것이다. 그곳에 가면 하나님의 일하심과 영광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