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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 에세이 - 세례요한

문학n천국 2022. 12. 15. 15:42

성경인물 에세이 - 세례요한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45]  세례요한

말라기 선지자를 끝으로 구약시대가 끝났다. 이스라엘은 출애굽(B.C.1446) 이후 약 500 여년 정도 하나의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었다. 그러다가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쪼개져 200 여년을 서로 대립했고,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 멸망하고(B.C.722) 남유다는 130 여년이 더 지나 바벨론에 의해 멸망했다(B.C.586).

그리고 말라기 선지자의 예언을 끝으로 하나님은 긴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가셨다. 하나님의 침묵은 400 여년이나 계속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이 시기를 신구약 중간시대라고 칭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등을 돌리고 계신 기간이었다. 결국 구약의 역사는 해피엔딩(happy ending)이라 할 수 없다.

400 여년의 하나님의 긴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새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되는 사건이 나타난다. 바로 세례요한의 출생이다. 세례요한은 신약시대를 여는 첨병(尖兵,spearhead)같은 인물이다.

요한의 부모는 사가랴와 엘리사벳이다. 사가랴는 제사장이고 엘리사벳은 아론의 자손이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는 사촌지간이다. 요한의 부모는 하나님 앞에 온전한 사람들이었으나 자식이 없었다. 이들의 나이는 꽤 많았다.

(눅1:5-7) '유대 왕 헤롯 때에 아비야 반열에 제사장 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름은 사가랴요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이니 이름은 엘리사벳이라 이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 엘리사벳이 잉태를 못하므로 그들에게 자식이 없고 두 사람의 나이가 많더라'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임신을 위해 오랜 세월 기도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불임때문에 임신하지 못하자 성전에 올라가 간절히 기도하고 응답받은 일을 그들도 기억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엘리사벳은 늙기까지 자식을 얻지 못했다.

(삼상1:5) '한나에게는 갑절을 주니 이는 그를 사랑함이라 그러나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
(삼상1:10)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삼상1:19) '엘가나가 그의 아내 한나와 동침하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하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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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사가랴가 제사장으로서 성전에서 분향하고 있을 때 천사가 사가랴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사가랴에게 기도의 응답을 선언했다.

(눅1:13) '천사가 그에게 이르되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천사는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고지해(a notice) 주었다. 그리고 아이의 사명에 대해서도 고지해 주었다. 곧 이스라엘 자손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요한의 사명이었다. 지난 400 년간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간의 단절되고 틀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눅1:15-17) '이는 그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그들의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라 그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고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

세례요한의 사역은 이미 성취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나님께서 요한이 사명을 이룰 것을 이미 선언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를 화목케 하는 중재자로서 요한은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었다.

세례요한은 번화(繁華,bustle)한 도심(downtown)이 아닌 황량한 유대 광야에서 사역을 개시했다. 그의 첫 메시지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이다. 세상살이에 대한 지혜를 선포한 것이 아니라 천국을 선포한 것이다. 요한은 성경에서 천국 개념을 가장 먼저 선포한 사람이 되었다.

(마3:1-2) '그 때에 세례 요한이 이르러 유대 광야에서 전파하여 말하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하였으니'

세례요한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메시지는 큰 반향(反響)을 불러 일으켰다. 거의 돌풍에 가까운(sensational) 반응이 일어났다. 일용할 양식처럼 삶에 직접 관계된 문제가 아니었지만 백성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죄를 자백하고 요한에게 세례(baptism)를 받았다.

(마3:5-6) '이 때에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요단 강 사방에서 다 그에게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니'

예수님도 세례요한이 베푸는 세례를 받으시기 위해 요단강으로 나아왔다. 그러나 사실 요단강 물은 깨끗하지 않다. 구약시대 엘리사 선지자 시절에 아람의 군대장관 나병환자(문둥병자) 나아만이 엘리사에게 왔다가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으라는 지시를 받고 분노했다. 자기 나라 강물이 더 깨끗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부하들의 권유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잠갔더니 문둥병이 깨끗이 치유되었다.

(마3:13-15) '이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

(왕하5:14)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이렇게 기적의 치유가 있었던 그 요단강 물에서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베푼 것이다. 예수님께서 친히 요단강으로 내려오신 것을 볼 때 세례요한의 사역을 인정하셨던 것 같다. 요단강은 구약시대나 오늘날이나 흙탕물처럼 혼탁해(muddy) 보이지만 근래 공개된 수질검사 결과를 보면 오염은 되지 않은 물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말하는 세례는 당시에는 온 몸을 물 속에 잠그는 침례(浸禮)였기에 수질을 의심한 나아만 장군이 반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세례요한은 세례를 베푸는 것 외에도 분봉왕 헤롯을 비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헤롯왕이 자기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취했기 때문이다. 제수씨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다.

분봉왕인 헤롯 1세가 죽고 그 아들들이 영토를 나눠 통치하게 되었는데 헤롯은 갈릴리 지역을 다스리는 분봉왕이었다. 그런데 헤롯은 헤로디아에게 반하여 20년 넘게 살아온 부인과의 혼인을 파기하였다. 헤로디아는 이복동생 빌립의 아내였다. 그리하여 세례 요한은 헤롯에게 형제의 아내를 가로챈 것을 책망하였다. 결국 헤롯과 헤로디아는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두었다.

그리던 중 헤롯의 생일 날에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가 춤을 추어 헤롯을 기쁘게 했다. 헤롯은 소원을 말하게 했고 살로메는 엄마의 사주(instigation)를 받아 세례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헤롯은 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오게 하여 그 모녀에게 주었다. 다시말해 헤롯왕의 생일 날이 세례요한이 순교한 날이 되고 만 것이다.

(마14:10-11) '사람을 보내어 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그 머리를 소반에 얹어서 그 소녀에게 주니 그가 자기 어머니에게로 가져가니라'

헤롯왕은 하나님이 보내신 신약시대 첫 메신저(messenger)를 죽이고 말았다. 국가를 전복하고자 했던 반역죄도 아니고 살인죄도 아니고 단지 헤롯왕의 불륜을 비판한 선지자를 권력을 이용해 제거한 것이다.

세례요한은 예수님과는 친척으로 6 개월 먼저 출생했다. 그리고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에 순교했으니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였다. 세례요한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이미 노인이었기에 어린 나이에 혼자가 되었다. 그래서 요한은 일찍이 광야의 사람이 되었던 것 같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다.

(마3:4) '이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음식은 메뚜기와 석청이었더라'

세상 문명의 혜택을 뒤로 하고 광야에 들어가 하나님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야인(野人)처럼 살다간 세례요한은 신약시대를 연 사람이다. 예수님의 길을 닦아놓은 사람이다.

(마3:11)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세상의 기준으로 행복할 만한 조건을 거의 가지지 못한 사람이었던 요한은 스스로는 매우 만족했던 것 같다. 세례요한은 모태에 있을 때부터 예수님을 기뻐한 사람이었다. 오직 예수로만 행복할 수 있었던 사람, 그가 바로 세례요한(John the Baptist)이었다.

(눅1:41,44)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요한)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요한)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