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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산책 21.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다(마8:23-27)

문학n천국 2021. 11. 19. 16:52

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21]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다 (8:23-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갈릴리바다 건너편으로 가고자 하셨다. 제자들이 부지런히 노를 저어 가는 중 예수님께서는 사역으로 인한 고단함 때문인지 배 뒤편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셨다.

그때 바다 가운데로 부터 돌풍이 불며 바닷물이 배에 점점 차오르기 시작했다. 제자들은 갈릴리 바다의 돌풍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래서 주무시고 계시는 주님을 흔들어 깨웠다.
(8:25)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이르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갈릴리 바다는 해수면보다 200m 쯤 낮은 저지대이다. 갈릴리 바다 동편에는 해발 1300m의 골란고원이 있다. 이곳에서 바람이 갈릴리 바다로 하강해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바다 해수면에는 돌풍이 발생하는 지형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어쩌면 그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지금 이 갈릴리 바다가 자신들의 순교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곤히 잠드신 주님을 흔들어 깨웠다. '주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일어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요' 라며 부르짖었다. 하지만 제자들의 상황판단은 틀렸다.

(8:26)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하시고 곧 일어나사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니 아주 잔잔하게 되거늘'

예수님은 일어나셔서 제자들의 호들갑은 믿음의 문제라고 지적해 주셨다. 제자들 입장에서는 하마터면 죽을뻔 했는데 주님으로부터 믿음이 없다고 책망 받은 것이다. 우리는 어떠할까? 이 상황에서 우리는 평안할까? 아마도 우리는 더 호들갑을 떨었을 것이다.

(10:29-31)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우리가 아주 잘못되려면, 아주 불행하게 되려면 반드시 하나님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냥 우연히 잘못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세상 말로 '재수에 옴 붙어서' 잘못될 경우는 없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불행 가운데 방치해 두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우리에게서 한순간도 시선을 거두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주무시다가 깨어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셨다. 예수님의 말씀에 바람과 바다는 즉시 순종했다. 예수님의 꾸짖음에 바람과 바다는 요란함을 멈추었다. 마치 지우개로 지우듯이 돌풍이 사라졌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수님 말씀 한마디에 돌풍이 잠잠해졌다는 것은 주님의 신적 권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살이도 갈릴리 바다와 같지 않을까? 평온하다가 갑자기 돌풍이 몰아쳐 우리의 삶 전체를 휘감아 버린다. 꼼짝없이 당하고 만다. 이런 인생의 돌풍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피하고 싶지만 이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믿음으로 맞서 싸우는 것 뿐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무서워 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라고 책망하셨다. 파도가 삼킬듯이 달려드는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파도의 크기를 보고 흔들렸는데 믿음이 작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이기려면 파도와 돌풍의 크기보다 믿음이 더 커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 앞에 위축되지 않는 믿음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바다에 돌풍이 부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 않으셨다. 돌풍이 불어올 때 제자들이 무서워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셨다. 우리는 두려움을 이기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