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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골리앗, 노 프라블럼

문학n천국 2023. 1. 28. 08:00

신앙에세이 - 골리앗, 노 프라블럼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골리앗, 노 프라블럼(Goliath, no problem)}
(부제: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기)

[1] 골리앗, 노 프라블럼

이스라엘의 영웅인 다윗의 등장은 늙은 아버지의 심부름(errand)에서 출발한다. 다윗은 소년 목동이었다. 당시 블레셋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략했는데 골리앗 장군을 필두(head)로 하는 블레셋 군대의 군세(軍勢)가 워낙 강해 이스라엘로서는 패색(敗色)이 짙은 막막한 상황이었다.

이스라엘의 사울왕은 전쟁을 위하여 병사들을 징집(collect)했는데 다윗의 여덟 명의 형제들 가운데 세 명의 큰 형들이 전장터에 불려 나갔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세 아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막내 아들 다윗을 전장터에 심부름을 보낸다. 다윗의 손에는 볶은 곡식 한 에바와 떡 열 덩이와 치즈 열 덩이를 들려 보냈다.

(삼상17:17-18) '이새가 그의 아들 다윗에게 이르되 지금 네 형들을 위하여 이 볶은 곡식 한 에바와 이 떡 열 덩이를 가지고 진영으로 속히 가서 네 형들에게 주고 이 치즈 열 덩이를 가져다가 그들의 천부장에게 주고 네 형들의 안부를 살피고 증표를 가져오라'

십대 중반의 어린 다윗에게는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이 없다. 하지만 다윗은 얼떨결에 큰 전쟁에 휘말리고 말았다. 다윗이 전장터에 도착해 보니 블레셋과 이스라엘이 엘라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었는데 무려 40일이나 피말리는 탐색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블레셋 군대에서는 골리앗(Goliath)이라는 거인 장수가 나와서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골리앗은 오늘날 조폭들 간의 싸움처럼 한 사람씩 나와서 맞짱(face to face)을 뜨자고 제안했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굴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사실 이쯤에서 사울왕이나 군대장관이 나가서 골리앗과 맞짱을 떠야 괜챦은 그림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대에서는 아무도 맞짱 대표로 나서지 않았는데 이유는 골리앗 때문이다. 골리앗은 이건 뭐 인간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골격을 가진 군인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무모하게 죽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솔직히 용맹을 떨치려 해도 상대방 덩치(size)를 봐가며 하는 것이지 골리앗은 거의 살인 기계 수준이었기에 아무도 등판(登板)하지 않은 것이다.

골리앗의 체격은 키가 거의 3m에 육박하고,
갑옷의 무게가 57kg, 창날 무게만 7kg이다. 거의 인간 로보캅(RoboCop)이다.

(삼상17:4-7) '블레셋 사람들의 진영에서 싸움을 돋우는 자가 왔는데 그의 이름은 골리앗이요 가드 사람이라 그의 키는 여섯 규빗 한 뼘이요 머리에는 놋 투구를 썼고 몸에는 비늘 갑옷을 입었으니 그 갑옷의 무게가 놋 오천 세겔이며 그의 다리에는 놋 각반을 쳤고 어깨 사이에는 놋 단창을 메었으니 그 창 자루는 베틀 채 같고 창 날은 철 육백 세겔이며 방패 든 자가 앞서 행하더라'

40일 동안 계속된 골리앗의 협박에도 이스라엘은 맞짱 상대를 낼 수 없었다.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이대로 조용히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주었으면 하는 바램뿐이었다. 사실 이스라엘은 싸우고 싶어도 싸울 힘이 없는 형국(the situation)이었다. 골리앗이 블레셋의 선봉장(vanguard)인 이유는 곧 그의 존재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골리앗의 관점에서 이번 전쟁은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잘하면 싸우지 않고 항복(surrender)을 받아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골리앗은 완전무장하고 결연한 자세로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골리앗은 정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자기의 신들린 듯한 창검술을 보여주고파 안달난(impatient)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아무 손실없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40일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골리앗이 전쟁 놀이를 즐기는 동안 시간이 흘러 소년 다윗이 전장에 오게 되었다. 다윗은 아버지의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다윗은 이스라엘 군대가 전의(戰意)를 상실한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골리앗이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말을 듣게 된다.

(삼상17:23-24) '그들과 함께 말할 때에 마침 블레셋 사람의 싸움 돋우는 가드 사람 골리앗이라 하는 자가 그 전열에서 나와서 전과 같은 말을 하매 다윗이 들으니라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그 앞에서 도망하며'

다윗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군사들에게 이것 저것을 묻는다. 이 모습을 지켜본 큰 형 엘리압은 다윗에게 전쟁을 구경하러 왔다며 호통을 친다. 어린 막내 동생이 전쟁에 간섭하는 것을 교만함 때문이라고 폄하한다.

(삼상17:28) '큰형 엘리압이 다윗이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은지라 그가 다윗에게 노를 발하여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양들을 누구에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형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자기가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자원한다. 그러나 용기는 가상(嘉尙)하지만 사울왕의 눈에도 다윗은 너무 어려 보였다. 이 소년을 골리앗의 상대로 내보내는 것은 왕의 자존심에 허락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 군대의 허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삼상17:32-33)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되 그로 말미암아 사람이 낙담하지 말 것이라 주의 종이 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우리이다 하니 사울이 다윗에게 이르되 네가 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울 수 없으리니 너는 소년이요 그는 어려서부터 용사임이니라'

사울왕의 생각은 다윗이 거인 용사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급하다고 바늘 허리를 매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도 군사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다윗이 나가서 죽기라도 하면 골리앗 앞에 무릎을 꿇는 굴욕이 사울에게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울왕은 이스라엘에 용사가 없음을 탄식했을 것이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은데 나라를 구하겠다며 나서는 사람이 소년 다윗 외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다윗은 사울왕에게 자기가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골리앗을 죽이겠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자기는 어려서부터 양떼를 지키기 위해 사자와 곰과 싸워본 경험이 있음을 강조한다. 사울왕은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음을 알고 결국 소년 다윗을 내보낸다.

(삼상17:35-37)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죽였나이다 주의 종이 사자와 곰도 쳤은즉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이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리이까 그가 그 짐승의 하나와 같이 되리이다 또 다윗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건져내셨은즉 나를 이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사울이 다윗에게 이르되 가라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원하노라'

드디어 골리앗과 다윗의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사실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대결이다. 어느 누구도 다윗의 승리를 예감하지 못했다. 딱 봐도 골리앗이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을게 뻔한 싸움이었다. 다윗은 그냥 들러리 같을 뿐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말처럼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것이다(Suck it and See).

(삼상17:48-49) '블레셋 사람이 일어나 다윗에게로 마주 가까이 올 때에 다윗이 블레셋 사람을 향하여 빨리 달리며 손을 주머니에 넣어 돌을 가지고 물매로 던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치매 돌이 그의 이마에 박히니 땅에 엎드러지니라'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골리앗이 쓰러졌다.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고 블레셋 진영에서는 선봉장이 너무 싱겁게 쓰러지자 도망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거인 용사가 작은 물맷돌 하나 맞고 쓰러져 죽었다. 블레셋 군사들은 정신이 번쩍 들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리앗은 다윗에 의해 목 베임을 당했고 블레셋 군대는 퇴각(backdown)했다. 이스라엘이 전쟁에 승리했다.


골리앗의 외모와 몸집은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골리앗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난제(hard nut)이다. 다윗이 그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유명한 명대사가 생각난다. 주인공이 적장을 향해 마지막 활 시위를 당기면서 한 말이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다.

우리가 바람을 계산하는데만 치중하면, 문제를 분석하는데만 치중하면 불가능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극복하기로 결심하고 도전하면 하나님의 도우심이 나타난다. 다윗이 던진 물맷돌이 정확하게 골리앗의 이마에 관통한 것은 다윗의 실력 위에 하나님의 능력이 부어졌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인생의 골리앗을 만났으나 이를 극복한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만남으로 우리도 강해질 수 있다. 골리앗은 더 이상 우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Goliath, no pr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