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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애굽 군대를 바다에 묻으시다

문학n천국 2023. 2. 3. 15:17

신앙에세이 - 애굽 군대를 바다에 묻으시다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골리앗, 노 프라블럼(Goliath, no problem)}
(부제 :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기)

[3]  애굽 군대를 바다에 묻으시다

모세가 주도한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순탄하지 않았다. 애굽의 바로왕이 순순히 백성을 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노예가 해방을 원한다고 해서 기쁘게 보내주는 왕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출애굽의 가장 큰 장애물은 애굽의 바로왕이었다. 다음으로는 백성들의 의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해방을 위해 하나님께 부르짖은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현실에 안주하고자(settle for the present) 하는 흐름도 있었기 때문이다. 백성들 중의 일부는 모세에게 자기들을 내버려 두라고 까지 말했다.

(출14:12)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이른 말이 이것이 아니냐 이르기를 우리를 내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냐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모세가 바로왕 앞에 들어가서 대언(代言)한 말은 일관되게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기리라”(7:16. 8:1, 20. 9:1, 13. 10:3)는 말씀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바로왕은 하나님께 저항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꿈꾸지 못하도록 더 강압적으로 통제한다.

하나님은 열 가지 재앙으로 바로왕의 고집을 꺾으신다. 열 가지 재앙은 애굽인들이 섬기는 신들에 대한 심판이었다. 열 가지 재앙은 피, 개구리, 이, 파리, 악질(전염병), 독종(악성 종기), 우박, 메뚜기, 흑암 그리고 장자 죽음의 재앙 순으로 일어났다. 강물이 피로 물든 첫 번째 재앙은 7일 동안 이어졌다. 네 번째 파리 재앙부터는 이스라엘 민족이 거주하고 있던 고센 지역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구별되었다.

이렇게 바로왕이 고집을 꺾기까지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자 애굽 온 땅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라의 존폐( 存廢) 위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애굽 온 가정의 장자의 죽음 앞에 바로왕은 백기를 들고(surrender) 만다. 자기의 아들 첫째 왕자까지 죽자 비로소 항복한 것이다.

(출12:29-31) '밤중에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든 처음 난 것 곧 왕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힌 사람의 장자까지와 가축의 처음 난 것을 다 치시매 그 밤에 바로와 그 모든 신하와 모든 애굽 사람이 일어나고 애굽에 큰 부르짖음이 있었으니 이는 그 나라에 죽임을 당하지 아니한 집이 하나도 없었음이었더라 밤에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이르되 너희와 이스라엘 자손은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에서 떠나 너희의 말대로 가서 여호와를 섬기며'

바로왕의 해방 승인을 얻은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안내하신 경로로 이동한다. 가나안 땅으로 가는 최단거리인 블레셋 땅을 통과하지 않고 그 땅을 우회하는 홍해 길이었다.

(출13:17-18) '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백성을 인도하시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대열을 지어 나올 때에'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이렇게 완성되는 듯 했다. 그러나 홍해 바다 앞에서 이스라엘이 야영하고(bivouacking) 있을 때 애굽 군대가 그곳까지 추격해 온다. 이스라엘을 다시 붙잡아 끌고가 노예를 삼기 위함이다. 바로왕의 마음이 그새 변한 것이다.

(출14:5-6) '그 백성이 도망한 사실이 애굽 왕에게 알려지매 바로와 그의 신하들이 그 백성에 대하여 마음이 변하여 이르되 우리가 어찌 이같이 하여 이스라엘을 우리를 섬김에서 놓아 보내었는가 하고 바로가 곧 그의 병거를 갖추고 그의 백성을 데리고 갈새'

이스라엘은 뒤쫓아 온 강한 애굽 군대를 상대할 힘이 없었다. 그리고 이미 광야에 갇힌 상황이었다. 앞에는 홍해 바다, 뒤에는 애굽 군대가 포진해 있다. 진퇴양난(進退兩難,dilemma)이다. 이때 애굽 군대의 수가 얼마인지 성경은 어떤 언급도 없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숫자가 이백 만 명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들을 끌고 가기 위해 수십만 명의 군대가 동원되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

이 많은 군대를 본 백성들이 동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마도 멘붕(meltdown)이 왔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당황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한다. 애굽 군대를 전멸시킬 수 있으니 오히려 잘 됐다는 것이다.

(출14:13-14)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기둥이 뒤로 이동하여 애굽 군대의 접근을 차단하는 기적을 목격한다. 애굽 군대는 불기둥, 곧 활활 타오르는 불로 된 커튼(curtain)이 앞을 가로막자 어찌할 줄 모른다. 그 사이 하나님께서는 밤새 동풍을 일으키셔서 깊은 바닷길을 만드셨다. 이 또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기적이었다.

(출14:20-21)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애굽 군대의 입장에서는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다. 최정예 기병대가 추격해 왔지만 불기둥이 커튼처럼 펼쳐져 길을 막고 있으니 속수무책이다. 이 불기둥은 단순히 야간조명이 아니다. 광야에서 밤에 저체온증(低體溫症)을 예방해 줄 화목난로(firewood stove) 같은 뜨거운 불이다. 아무튼 이스라엘에게나 애굽 사람들에게나 대낮 같은 뜨거운 밤이었다.

그리고 동풍에 바닷길이 드러나자 이스라엘은 바닷길을 마른 땅으로 걸어서 통과했다. 마치 야간행군 같았을 것이고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이니 장관이었을(spectacular) 것이다. 이스라엘이 통과하자 불기둥도 이스라엘 진 가운데로 돌아온다. 그리고 애굽 군대는 이때를 놓칠세라 홍해 속으로 추격해 들어온다.

학자들에 의하면 홍해 바닷길의 폭이 1마일, 곧 1.6km쯤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백만 명이 새벽 시간에 홍해를 통과한 것을 가정하고 계산한 것이다. 최소 이 정도의 도로 폭이라야 짧은 시간에 모두 통과할 수 있다는 논리다.

(출14:22-23)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걸어가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 되니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들이 다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지라'

하나님께서는 애굽 군대를 어지럽게 하셨다. 깊은 바다 속에서 방향을 찾느라 분주하게 하셨다. 그리고 바닷물을 다시 흐르게 하심으로 애굽 온 군대를 바다 속에 가두어 버리셨다. 그 막강했던 군대는 칼 한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집단으로 익사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막강했던 군대는 이렇게 야밤에 바다속에서 모두 사망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 군대의 흩어진 시신들을 목도할 수 있었다.

(출14:27-28) '모세가 곧 손을 바다 위로 내밀매 새벽이 되어 바다의 힘이 회복된지라 애굽 사람들이 물을 거슬러 도망하나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바다 가운데 엎으시니 물이 다시 흘러 병거들과 기병들을 덮되 그들의 뒤를 따라 바다에 들어간 바로의 군대를 다 덮으니 하나도 남지 아니하였더라'

애굽 군대의 전멸은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을 대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쇠망은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을 대적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모세를 바라보는 애굽 바로왕의 입장은 그저 노예인 히브리 민족의 대표가 찾아와 자기들을 보내달라고 하소연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엉뚱하고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이었고 불순종한 바로왕과 애굽 군대는 치명적인 패배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애굽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 애굽의 바로왕은 아멘호텝2세(B.C.1448~1424)로서 출애굽 때 홍해 바다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고 명령만 했던 것 같다. 그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 출애굽 이후에도 20년 이상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멘호텝2세는 군대를 잃고서야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참 인식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날 새벽 홍해 바다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깨달은 바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능력과 돌보심이 아닐까? 그리고 당시 최고 권력자인 바로왕의 콧대를 꺾어 버리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확신과 신뢰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협하는 세상의 악한 사상과 문화들이 성도들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세상 문화에 잠식(eat into)되어 신앙을 잃어버린 교회와 성도들도 부지기수다. 우리는 출애굽에서 보여주신 하나님의 능력이 단순히 영웅담(hero story)을 전하기 위함이 아니란 걸 안다.

세상은 우리보다 크고 강하다. 세상은 호시탐탐(虎視眈眈)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출애굽에서 자기 백성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나님의 구름기둥, 불기둥은 우리 곁에 있다. 바로 성령(Holy Spirit)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