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신앙에세이 - 여리고성을 정복하라

문학n천국 2023. 2. 8. 09:41

신앙에세이 - 여리고성을 정복하라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골리앗, 노 프라블럼(Goliath, no problem)}
(부제 :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기)

[5]  여리고성을 정복하라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목적지는 가나안 땅이었다.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그곳이다. 하지만 모세를 비롯한 출애굽 1세대 가운데 여호수아와 갈렙 외에는 아무도 그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그들에게는 약속의 땅이 되지 못했다. 그럼 하나님의 약속은 어떻게 된 것인가? 결론은 취소이다.

하나님께서 출애굽 1세대들의 가나안 땅 입성을 허락하지 않으신 원인은 백성들에게 있었다. 본래 하나님의 뜻은 가나안 땅으로 진격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냥 직진(straight)이었다.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이방 족속들도 이스라엘의 출애굽 과정과 홍해바다를 기적으로 건넌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간담이 서늘해져 있었다(one's blood runs cold). 이스라엘이 밀고 들어가면 그들은 가나안 땅 밖으로 밀려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1:21)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 앞에 두셨은즉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신 대로 올라가서 차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주저하지 말라 한즉'

그러나 백성들이 제동을 걸었다. 먼저 그 땅을 정탐하자는 것이다. 어느 길로 올라가야 할 것과 그 땅은 어떠한지 알아보자는 것이다. 얼핏보면 매우 합리적인 사고로 보여진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뜻을 존중해 주셨다.

(신1:22) '너희가 다 내 앞으로 나아와 말하기를 우리가 사람을 우리보다 먼저 보내어 우리를 위하여 그 땅을 정탐하고 어느 길로 올라가야 할 것과 어느 성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을 우리에게 알리게 하자 하기에'

각 지파를 대표하는 12명의 정탐꾼(Spies)이 파송되었다. 이들은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왔다. 그들의 가나안 땅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땅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해 버리고 만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려는 그들만의 평가였다.

(신1:25-27) '그 땅의 열매를 손에 가지고 우리에게로 돌아와서 우리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땅이 좋더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올라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여 장막 중에서 원망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를 미워하시므로 아모리 족속의 손에 넘겨 멸하시려고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셨도다'

이제 그들의 진심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죽이시려고 애굽 땅에서 인도해 내셨다로 바뀌었다. 그들은 이미 홍해의 기적을 잊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백성들을 죽이기 위해 애굽에서 인도해 내셨다는 말도 안되는 결론을 서슴없이 서로 공유했다.

백성들의 생각을 간파한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을 위해 친히 싸우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진격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제 백성들은 더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신1:30)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 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

(신1:32) '이 일에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믿지 아니하였도다'

하나님을 배반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까지 그들을 인도하시고 그들을 위해 싸우신 분이셨다. 그러나 백성들은 정탐꾼들의 보고를 들은 이후 하나님을 신뢰하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주시고자 했던 약속의 땅을 취소하셨다.

(신1:34-35) '여호와께서 너희의 말소리를 들으시고 노하사 맹세하여 이르시되 이 악한 세대 사람들 중에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주기로 맹세한 좋은 땅을 볼 자가 하나도 없으리라'

이 불순종 사건으로 인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방향을 돌려 광야로 들어가 40년을 그 광야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출애굽 1세대가 모두 죽자 비로소 광야를 벗어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하셨다. 이것이 출애굽 이후 40년의 기록이다. 출애굽 1세대들은 환희 - 불신 - 죽음의 쳇바퀴(hamster wheel)에 모두 갇혀 버린 것이다.

40년이 흘러 이스라엘의 첫 가나안 땅 공격 목표는 여리고성이었다. 여리고성은 난공불락(難攻不落)이었다. 공격은 매우 어렵고 반면에 방어는 쉬운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여리고성은 외벽과 내벽으로 되어 있으며, 외벽은 5m 정도 높이의 기초 성벽 위에 두께 2m 높이 7m의 진흙 벽돌벽을 세웠으며, 내벽은 지상으로부터 높이가 14m 정도 되는 둑 위에 다시 높이 솟아오른 내성벽의 구조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난공불락의 구조를 가진 이중 벽으로 된 성으로서 양식만 풍부하다면 몇 년이고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성에 도달한 시기가 추수가 거의 끝난 무렵이어서 성 안에 양식이 풍부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공격하는 자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묘수(excellent plan)를 가지고 계신다. 인간의 상상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역사하신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엿새 동안 여리고성을 한 바퀴씩 침묵 가운데 돌라고 하셨다. 그리고 칠일 째는 일곱 바퀴를 돌고 마지막으로 함성을 지르라고 하셨다.

(수6:2-5)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 주었으니 너희 모든 군사는 그 성을 둘러 성 주위를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 제사장 일곱은 일곱 양각 나팔을 잡고 언약궤 앞에서 나아갈 것이요 일곱째 날에는 그 성을 일곱 번 돌며 그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 것이며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길게 불어 그 나팔 소리가 너희에게 들릴 때에는 백성은 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그리하면 그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백성은 각기 앞으로 올라갈지니라 하시매'

이제 하나님의 플랜(plan)이 공개되었다. 여호수아와 백성들이 순종하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실행했다. 분명 이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는 백성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출애굽 1세대처럼 불순종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출애굽 당시 미성년자였거나 광야에서 출생한 2세대는 절대적인 신뢰를 하나님께 표시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일주일 동안 여리고성을 돌 때 여리고성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스라엘의 이해할 수 없는 퍼포먼스(performance)가 계속될수록 그들의 불안감도 증폭되었을 것이다. 혹 어떤 이들은 강한 군대가 왜 공격하지 않고 침묵 시위만 하는지 의심했을 것이다. 아니면 적당히 시위하다가 돌아가겠지 하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멸망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침내 칠일 째가 되었다. 그날도 역시 행군은 계속되었고 일곱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제사장들의 나팔소리에 따라 백성들이 함성을 지르니 견고한 여리고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마치 합창단처럼 단전(丹田)에 힘을 모으고 소리를 질렀다. 역사상 이런 군사 작전은 처음 시도되었고 성공했다. 곧 이스라엘이 승리한 무혈 전쟁(a white war)이었다.

(수6:15) '일곱째 날 새벽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 성을 일곱 번 도니 그 성을 일곱 번 돌기는 그 날뿐이었더라'

(수6:20-21) '이에 백성은 외치고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매 백성이 나팔 소리를 들을 때에 크게 소리 질러 외치니 성벽이 무너져 내린지라 백성이 각기 앞으로 나아가 그 성에 들어가서 그 성을 점령하고 그 성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온전히 바치되 남녀 노소와 소와 양과 나귀를 칼날로 멸하니라'

이 여리고 전투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가정은 기생 라합의 가정이다. 라합이 이스라엘 정탐꾼 12명을 숨겨 주었기 때문이다. 라합은 외국 군대를 도운 반역죄로 처벌 받을 수 있음을 알고도 이스라엘의 편에 섰다. 라합은 하나님의 소문만 듣고도 믿음을 갖게 된 여인이다. 이 여인 라합은 다윗의 조상으로 예수님의 족보에도 등재되었다.

(수6:25) '여호수아가 기생 라합과 그의 아버지의 가족과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살렸으므로 그가 오늘까지 이스라엘 중에 거주하였으니 이는 여호수아가 여리고를 정탐하려고 보낸 사자들을 숨겼음이었더라'

(마1:5-6)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

엄밀하게 말하면 여리고성은 40년 전에 멸망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출애굽 1세대의 불신앙과 불순종으로 광야 40년 징계를 받는 동안 그 멸망이 유보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스라엘의 불신앙이 여리고 사람들의 생명을 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조금 억지스러울 수 있으나 우리의 불신앙과 불순종은 나를 해롭게 하는 것이다. 반대로 여리고 사람들처럼 엉뚱한 사람에게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여리고성이 하나님의 은혜로 무너져 내렸지만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그들에게 전쟁에 대비할 수 있는 40년의 시간을 벌어 준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신앙은 나를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신앙때문에 여리고성을 점령했고, 여리고성은 기생 라합의 가정 외에 모두가 하나님을 대적함으로 멸망했다.

우리 인생 앞에 여리고성 같은 큰 문제가 놓여져 있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출애굽 1세대처럼 그 문제를 피하고자 하면 안된다.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순종이면 여리고성은 반드시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성경은 기생 라합을 여리고성의 배신자로 기록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하나님 신앙을 통해 가정을 구원하고 메시야의 조상의 반열에 오른 여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네 인생의 여리고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반드시 무너져 내린다. 우리도 무혈 전쟁(a white war)으로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