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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말씀 앞에 한없이 무모해져라

문학n천국 2023. 2. 11. 10:42

신앙에세이 - 말씀 앞에 한없이 무모해져라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골리앗, 노 프라블럼(Goliath, no problem)}
(부제 :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기)

[6]  말씀 앞에 한없이 무모해져라

북이스라엘의 19명의 왕들 가운데 가장 악한 왕은 제 7대 왕인 아합이다. 그는 21년 통치 기간 동안 많은 악을 행했다. 아합왕의 가장 큰 오점(汚點,stain)은 이방나라 시돈의 공주인 이세벨과 혼인함으로써 시돈 사람들이 섬기던 바알(Baal)과 아세라(Asherah) 신을 북이스라엘에 들여온 것이다. 그 결과 영적으로 가장 암흑기가 되었던 그 시대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세우신 선지자가 있으니 바로 엘리야이다.

엘리야의 등장은 갑작스러웠다(sudden). 엘리야는 먼저 아합왕을 찾아가 기근을 선포함으로 그의 사역을 시작한다. 그가 선포한 첫 메시지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이슬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 예언했기 때문이다. 그 기간은 삼 년 육 개월이었다.

(왕상17:1)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약5:17-18)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그가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주고 땅이 열매를 맺었느니라'

엘리야는 기근을 선포한 후 곧 잠적했다(disappear). 이에 화가 난 아합왕은 엘리야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frantic). 갑자기 나타난 선지자가 재앙을 선포하고 사라졌으니 아합왕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하지만 엘리야는 꼭꼭 숨어 버렸다.

하나님께서 엘리야로 도피하게 하신 것은 아합왕이 엘리야를 살려두지 않을 줄 아셨기 때문이다. 엘리야는 요단 앞 그릿 시냇가(the brook Cherith)로 피신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까마귀를 보내 도시락을 배달해 주셨다. 엘리야에게 있어 까마귀는 오늘날의 퀵 서비스(Quick Service) 기사같은 반가운 존재였다. 엘리야는 시냇물이 마르기까지 그곳에 머물렀다.

(왕상17:2-4)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여기서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 숨고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

그러나 가뭄이 극심해 얼마 못 가서 그 시냇물이 바닥을 드러낸다. 하나님은 이제 엘리야를 시돈 땅 사르밧(Sarphath) 과부에게 보내신다. 하나님은 사르밧 과부에게 선지자를 섬길 것을 명령했다. 시돈은 이방 땅이다. 이방 여인에게 선지자를 섬기도록 준비해 놓으신 것이다.

(왕상17:7-9) '땅에 비가 내리지 아니하므로 얼마 후에 그 시내가 마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일어나 시돈에 속한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 머물라 내가 그 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였느니라'

엘리야는 사르밧으로 간다. 요단 앞 그릿 시냇가에서 사르밧까지는 140km이다. 엘리야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한 과부를 만난다. 그러나 막상 과부는 엘리야를 알아보지 못했고, 엘리야가 떡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하자 가볍게 거절한다. 자기는 아들과 함께 마지막 남은 가루로 떡을 만들어 먹고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엘리야는 당황했다. 선지자에게 음식을 제공하라고 하나님께서 사르밧 과부에게 명령하셨다고 했는데 음식은 커녕 문전박대(門前薄待)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하필 찢어지게 가난한 과부일까?  마지막 한 끼도 부족한 가정에 왜 보내셨을까? 또한 이 과부의 불손한 태도는 무엇일까? 과부는 마지막 끼니를 해결한 후 죽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답답한 상황이다. 선지자의 고민이 깊어졌다.

(왕상17:12) '그가 이르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나는 떡이 없고 다만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 뿐이라 내가 나뭇가지 둘을 주워다가 나와 내 아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 후에는 죽으리라'

엘리야는 졸지에 염치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과부의 마지막 한 끼를 탐낸 악한 종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엘리야는 기적을 베풀어 함께 살아남으라는 뜻으로 이 상황을 해석한다. 그래서 먼저 자기에게 순종하면 양식이 떨어지지 않는 기적을 경험할것을 선포한다.

(왕상17:13-14) '엘리야가 그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고 가서 네 말대로 하려니와 먼저 그것으로 나를 위하여 작은 떡 한 개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오고 그 후에 너와 네 아들을 위하여 만들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나 여호와가 비를 지면에 내리는 날까지 그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그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놀라운 것은 사르밧 과부가 엘리야의 말을 믿고 떡을 만들어 선지자를 먼저 대접한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엘리야와 사르밧 과부 가정은 기근이 지나기까지 양식이 떨어지지 않았다. 통의 가루와 병의 기름이 항상 차고 넘쳤다. 이렇게 해서 엘리야의 삼 년 이상의 도피생활이 지나가고 있었다.

삼 년 이상의 긴 가뭄에 아합왕은 전국에 물을 찾아 직접 나서야 했다. 왕이 샘물을 찾아 나서야 할 만큼 가뭄 문제가 심각했던 것이다.

(왕상18:5-6) '아합이 오바댜에게 이르되 이 땅의 모든 물 근원과 모든 내로 가자 혹시 꼴을 얻으리라 그리하면 말과 노새를 살리리니 짐승을 다 잃지 않게 되리라 하고 두 사람이 두루 다닐 땅을 나누어 아합은 홀로 이 길로 가고 오바댜는 홀로 저 길로 가니라'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아합을 찾아가 얼굴을 보이라고 하신다. 엘리야는 먼저 오바댜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바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서 왕궁 맡은 자 곧 궁내대신이었다.

(왕상18:2) '엘리야가 아합에게 보이려고 가니 그 때에 사마리아에 기근이 심하였더라'

(왕상18:7) '오바댜가 길에 있을 때에 엘리야가 그를 만난지라 그가 알아보고 엎드려 말하되 내 주 엘리야여 당신이시니이까'

결국 오바댜를 통해 엘리야는 아합왕을 만난다. 아합왕은 엘리야를 보자마자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라며 못마땅해 한다. 그러나 죽이려고 달려들지는 않는다. 아마도 왕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욕심을 내지 않은 것 같다.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갈멜산으로 불러서 대결하기를 요청한다. 참 신을 가리자고 제안한다.

(왕상18:16-19) '오바댜가 가서 아합을 만나 그에게 말하매 아합이 엘리야를 만나러 가다가 엘리야를 볼 때에 아합이 그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자여 너냐 그가 대답하되 내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한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아버지의 집이 괴롭게 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명령을 버렸고 당신이 바알들을 따랐음이라 그런즉 사람을 보내 온 이스라엘과 이세벨의 상에서 먹는 바알의 선지자 사백오십 명과 아세라의 선지자 사백 명을 갈멜 산으로 모아 내게로 나아오게 하소서'

그래서 여호와 편에서는 엘리야 선지자와 아합왕 편에서는 바알의 선지자 간의 대결이 성사되었다. 각각 송아지 한 마리씩 택하여 각을 떠서 펼쳐놓고 불로 응답하는 신을 참 신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물론 백성들에게 모든 과정을 공개했다.

(왕상18:23-24) '그런즉 송아지 둘을 우리에게 가져오게 하고 그들은 송아지 한 마리를 택하여 각을 떠서 나무 위에 놓고 불은 붙이지 말며 나도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아 나무 위에 놓고 불은 붙이지 않고 너희는 너희 신의 이름을 부르라 나는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리니 이에 불로 응답하는 신 그가 하나님이니라 백성이 다 대답하되 그 말이 옳도다 하니라'

이렇게 해서 갈멜산에서 목숨을 건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건 신들의 대결이었다. 먼저 바알의 선지자들이 송아지의 각을 떠서 제단 위에 펼쳐 놓고 자기들의 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아침부터 저녁 해지는 시간까지 그들의 신의 이름을 불렀으나 아무 응답이 없었다. 자기들의 몸을 자해하면서까지 그들의 신을 불렀으나 공허했다.

(왕상18:26) '그들이 받은 송아지를 가져다가 잡고 아침부터 낮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러 이르되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하나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응답하는 자도 없으므로 그들이 그 쌓은 제단 주위에서 뛰놀더라'

(왕상18:29) '이같이 하여 정오가 지났고 그들이 미친 듯이 떠들어 저녁 소제 드릴 때까지 이르렀으나 아무 소리도 없고 응답하는 자나 돌아보는 자가 아무도 없더라'

저녁이 되어 엘리야가 송아지 각을 떠서 제단에 펼쳐 놓고 물을 떠다가 제단과 제물에 흠뻑 붓고 여호와께 응답하시기를 기도했다. 그러자 곧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제물을 다 태워버렸다. 하나님께서 불로 응답하신 것이다. 하늘에서 내린 불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제물 뿐만 아니라 돌과 흙까지 태웠다.

(왕상18:37-38)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 하매 이에 여호와의 불이 내려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또 도랑의 물을 핥은지라'

대결에서 이긴 엘리야는 백성들에게 바알의 선지자들을 붙잡도록 명령한다. 그리고 그들을 기손(Kishon) 시내로 끌고 가 모두 죽인다. 아합왕은 자기의 선지자들이 모두 죽임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 모든 백성들이 여호와 만세를 외치며 하나님 편에 섰기 때문이다.

(왕상18:40) '엘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바알의 선지자를 잡되 그들 중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게 하라 하매 곧 잡은지라 엘리야가 그들을 기손 시내로 내려다가 거기서 죽이니라'

이제 엘리야는 갈멜산 정상에 올라가 기도한다. 그랬더니 바다에서부터 비구름이 몰려와 이스라엘 땅에 비를 뿌린다. 홍수를 걱정할 만큼 큰 비가 내렸다. 삼 년 이상 계속된 가뭄으로 신음하던 이스라엘 땅에 생명을 살리는 비가 내렸다. 그야말로 단비였다.

(왕상18:44) '일곱 번째 이르러서는 그가 말하되 바다에서 사람의 손 만한 작은 구름이 일어나나이다 이르되 올라가 아합에게 말하기를 비에 막히지 아니하도록 마차를 갖추고 내려가소서 하라 하니라'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性情,passion)이 같은 사람이었다. 우리처럼 어떤 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가 한순간에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는 사람이었다. 엘리야는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 수백 명과 단독으로 맞짱을 뜨는게 얼마나 무모한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그 무모한 싸움을 제안했다. 아합왕은 결코 패배를 상상하지 않았다. 850 대 1 의 대결인데 진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믿음은 무모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다면 한없이 무모해져야(reckless) 한다. 무모함의 크기가 곧 믿음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우리의 믿음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도전은 하나님을 경험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