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47] 오병이어의 기적 (14:13-21)
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마14, 막6, 눅9, 요6). 특별히 마태, 마가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이 순교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적한 들로 조용히 물러가셨는데 무리들이 알고 그곳까지 찾아왔다고 말씀한다. 세례요한의 순교는 예수님께도 매우 뼈아픈 사건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군중들은 예수님에게 잠깐의 휴식도 주지 않았다.
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찾아왔고 예수님은 그들을 불쌍히 여기사 병자를 치유하시고 말씀을 선포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은 식사 시간을 갖기 어려울 만큼 분주했다. (막6:31)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
분주한 사역은 저녁 때가 되도록 이어졌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청하기를 이제 저녁이 되었으니 무리를 돌려 보내시어 각자 끼니를 해결하고 귀가하도록 조치 하시기를 원했다.
(14:15) '저녁이 되매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이 곳은 빈 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으니 무리를 보내어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사 먹게 하소서'
예수님께서는 수천 명이나 되는 무리들이 마을에 들어가 끼니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요즘이야 시내에 식당 골목도 있고, 대형마트에는 푸드코너도 있지만 당시엔 식당이 몇 곳이나 있었을까? 아무리 식당이 크다 해도 남자만 오천명을 어찌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식당 테이블 갯수도 문제지만 남자만 오천 명이 먹을 음식 재료도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신다. (14:16-17) '예수께서 이르시되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제자들이 이르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니이다'
수천 명이 예수님의 집회에 참석 중인데 겨우 어린이 도시락 하나가 나왔다. 아무도 저녁 식사까지는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다. 집회가 늦어질 것을 아무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무리를 시내로 보내는 것은 불가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제 주최측에서 도시락을 제공하기로 방향은 정해진 셈이다. 제자들의 시선은 도시락 하나에 집중되었다. '저걸 누구 코에 붙이나?' 아마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무리를 백 명씩, 오십 명씩 앉히게 하신 후 도시락 하나를 치켜들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셨다. 그리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또 그것을 나누어 주었다.
놀라운 것은 음식의 양이 나누면 나눌수록 많아진다는 것이다. 하나를 나누면 두 개가 되고, 두 개를 나누면 네 개가 되고, 열 개를 나누면 스무 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눔을 통해 남자만 오천 명, 여자와 아이까지 더하면 족히 만 명 이상은 먹었을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이다. 보리떡 다섯개와 작은 생선 두 마리가 들어 있는 도시락 하나로 군대 사단급 병력이 모두 배부르게 된 것이다(1개 보병사단 규모는 보통 10,000~15,000명 정도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알 수 있다. 야외훈련 때 사단 병력이 먹을 식사를 위해 트럭 수십 대가 동원 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예수님 계신 곳에는 트럭이 필요없다. 쿠팡 같은 배달업체도 필요없다. 순종만 있으면 모든 은혜를 다 누릴 수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후에 광야에서 40년간 매일 아침 만나를 먹었다. 남자만 육십 만명인데 모두 배부르게 먹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장소나 환경이 아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이다. 주님이 이 상황을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출애굽기의 기록에 의하면 광야에서 배고픔 때문에 시험에 들었거나, 직접 사냥에 나선 사람은 없는 것으로 말씀하고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읍내 혹은 시내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만나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을 위한 광야의 식탁이고, 들판의 기적인 것이다. 우리는 오천 명이 먹고 남은 열두 광주리에 주목하기 쉬운데 사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허기진 오천 명의 영혼들이다.
주님의 기적은 언제나 예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조건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기도하지만 주님이 역사하셔야 할 원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님의 역사를 있게 하는 필수 요인은 바로 영혼이다. 영혼이 만져지고 영혼이 회복되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배고픔의 해결이나 한 개인의 명예를 위한 기적은 없는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수 천, 수 만의 영혼들에게 예수님께서 참 메시야 이심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