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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산책 49. 장로들의 전통(마15:1-20)

문학n천국 2021. 11. 23. 00:56

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49] 장로들의 전통 (15:1-20)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와 70년 바벨론 포로생활을 자신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한 까닭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포로에서 해방되어 고국에 돌아오자 하나님을 잘 섬기기 위해 그들이 지켜야 할 엄한 규율을 랍비들의 손을 통하여 만들었다. 이 규율을 장로들의 유전 혹은 장로들의 전통이라 부른다. 이 장로들의 유전은 취지는 좋다고 할 수 있겠으나 분명한건 하나님의 말씀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발적인 규칙일 뿐이다.

현재도 유대교 정통파에서는 안식일에는 운전을 해서도 안되고, 물건을 옮겨서도 안되고, 안식일에는 불을 피워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당연히 밥을 해 먹을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신약시대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613 가지 규정으로 세분화 해 놓았다. 이런 것들이 장로들의 유전이다.

본문에는 장로들의 유전 가운데 음식 먹을 때 손 씻는 문제를 말씀한다. 바라새인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떡을 먹을 때 손 씻지 않음을 보고 기겁을 했다. 이것은 위생과 청결에 관한 것이니 제자들이 잘못했다고 얼핏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깨끗한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죄악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규정일 뿐이다.
(15:2)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15:11)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예수님의 말씀은 장로들의 유전, 곧 자발적인 규정을 가지고 사람을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작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들이라고 말씀하신다.
(15:17-20)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의 고르반 풍습에 대해 지적하신다. 고르반은 제물이라는 히브리어 단어다.
(15:5-6)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고르반이란 부모님께 드려야 할 생활비를 제단에 헌금했을 경우 그것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것이고,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드리지 않아도 문제가 안된다는 풍습이다. 헌금하면 불효조차도 용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율법 적용이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강하게 비판하신 것은 참으로 마땅한 것이었다.

율법의 근본정신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그런데 장로들의 전통을 살펴보면 이웃사랑이라는 근본정신이 무색하리만큼 이웃을 억압하고 정죄하고 이웃을 실족케 하는 것들 뿐이다. 이런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주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의 글로 책망하신다.

(15:7-9)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 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유대교 지도자들이 백성들에게 장로들의 전통을 지킬 것을 강요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헛된 경배라고 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은 제쳐놓고 자기들의 규정을 더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이다. '외식하다'의 본래의 뜻은 '연기하다' 이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하나님을 잘 믿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선자 라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중요한 것이다. 교회 가까이 이사왔다고 믿음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하나님께 가까워져야 신앙과 삶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입술이 하나님과 가까워야 한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과 가까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가까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