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82] 유월절 마지막 만찬 (26:17-30)
무교절 혹은 유월절은 이스라엘이 애굽의 압제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무교절이라 부르는 것은 이 절기 기간인 히브리력 정월 14일부터 칠 일간 누룩없는 떡을 먹었기 때문이다. 유월절은 오늘날 태양력으로 3~4월경이다. 무교절의 첫 날은 정월 14일 목요일을 가리키는데, 이 날 유월절 양을 잡고 음식을 준비한다. 명절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유월절 음식을 어디에서 준비해야 하는지 여쭈었다. 예수님께서는 성 안 아무개를 찾아가면 장소를 내어 주리라고 말씀하셨다. 아마 그 집 주인과 예수님 사이에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곳에 음식을 준비했다.
(26:18-19) '이르시되 성안 아무에게 가서 이르되 선생님 말씀이 내 때가 가까이 왔으니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네 집에서 지키겠다 하시더라 하라 하시니 제자들이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였더라'
이렇게 하여 예수님과 제자들이 유월절 음식을 먹는데 주님께서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26:21) '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고난을 당하시고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을 몇 번 말씀하신 적은 있지만 열 두 제자 가운데 배신자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신 것은 처음이다. 열 두 제자들은 발끈했다. 누가 감히 주님을 판다는 것입니까? 접니까? 서로 다투어 예수님께 여쭈었다.
예수님께서도 숨기지 않으셨다. (26:23)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고 대답하셨다. 이때 제 발 저린 유다가 말한다. (26:25)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예수님은 유다에게 네 스스로 자백했다고 말씀하셨다.
병행 본문인 요13:21-30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가룟유다를 콕 찍어 지목하셨다고 말씀한다.
(요13:26-27,30)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그럼 가룟유다는 어쩌다 주님을 파는 자가 되고 말았는가? 요한복음은 그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요13:1-2)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마귀가 유다의 마음에 깊이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바른 길에서 빗나가도록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열심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으로 스스로를 진단할 수 있을 만큼 기도에 힘쓰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가룟유다에 대한 예수님의 최종평가는 이것이다.
(26:24)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다시말해 가룟유다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가룟유다는 인생이 들을 수 있는 그 어떤 모욕적인 언사보다 더 불행한 말을 들은 것이다.
예수님은 배신자에 대한 예견을 마치시고 성만찬을 행하셨다. 요한복음 13장에는 성만찬을 하기 전에 먼저 세족식을 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성만찬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예식이다.
(26:26-28)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사실 성만찬은 즐거운 식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님의 십자가 고통과 주님의 구원하시는 사랑을 동시에 헤아려야 하는 아픈 식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떡과 잔을 나누시면서 제자들을 축복하시고, 감사기도를 드리셨다고 말씀한다. 자신의 생명을 내어 주시는 상황에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신 것이다.
우리의 삶이 온전히 감사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주님께서는 자신의 몸이 찢겨지고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다 내어주시면서도 감사하셨기에 그 은혜를 받아 누리는 우리는 무조건 감사하는 삶이 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오직 감사로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시100:4) '감사함으로 그의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의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