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기적을 말하다} 시리즈 16
[16] 나병환자 나아만 장군 (왕하5:1-14)
구약성경의 인물들 가운데 이방인 나아만 장군은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다. 그는 아람군대의 군대장관으로서 전쟁터에서 용맹을 떨쳤으며 아람왕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병환자(문둥병, 한센병)였다가 온전히 치유 받은 사람이다.
(왕하5:1)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본래 나병은 치유가 안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고 저주 받은 사람이 겪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나아만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위치까지 올라갔던 것이다. 그의 인생에 있어 나병은 옥에 티였다.
나아만은 수년 전 이스라엘 땅을 침범했다가 한 어린 소녀를 잡아다가 자기 부인에게 종으로 주었다. 그런데 그 여종이 어느날 여주인에게 나아만 장군의 나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왕하5:2-3) '전에 아람 사람이 떼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으매 그가 나아만의 아내에게 수종들더니 그의 여주인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 하는지라'
여종은 나아만 장군이 사마리아에 있는 엘리사 선지자에게 가면 나병을 치유 받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나아만 장군 부부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치유였는데 그 말을 여종이 해 준 것이다.
나아만 장군은 즉시 왕에게 나아가 여종의 말을 전했다. 아람왕 또한 흥분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아람왕은 이스라엘 왕에게 친필 편지를 써서 나아만 장군 편에 보냈다. 이 일이 잘되면 이스라엘과 아람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왕하5:5-6) '아람 왕이 이르되 갈지어다 이제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글을 보내리라 하더라 나아만이 곧 떠날새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의 나병을 고쳐 주소서 하였더라'
하지만 이스라엘 왕은 아람왕의 글을 곡해(曲解)했다. 오히려 나라의 빈 틈을 찾기 위해 꾀를 썼다고 생각했다. 이스라엘 왕은 아람왕의 마음의 동기가 순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했던 것이다.
(왕하5:7) '이스라엘 왕이 그 글을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하나님이냐 그가 어찌하여 사람을 내게로 보내 그의 나병을 고치라 하느냐 너희는 깊이 생각하고 저 왕이 틈을 타서 나와 더불어 시비하려 함인줄 알라 하니라'
왕에게 나아만 장군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엘리사가 나아만을 자기에게 보내라고 기별했다. 그러자 왕이 나아만 장군을 엘리사에게로 보냈다(왕하5:8). 이스라엘 왕도 엘리사를 존경했던 것 같다.
나아만 장군은 일행들과 선물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정작 엘리사는 마중을 나오지 않았고 종을 통해 메시지만 전했다.
(왕하5:10) '엘리사가 사자를 그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가서 요단 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하는지라'
요단강에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면 낫는다는 메시지였다. 나아만은 그간의 힘들었던 투병생활이 생각나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감히 아람의 군대장관을 문전박대 하다니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자존심이 상한 나아만은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수행원들이 강권하여 일단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담갔다. 그리고 놀라운 치유를 경험하게 되었다.
(왕하5:14)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수십 년 동안 짓무르고 고름이 나오던 피부가 어린 아이의 부드러운 살결처럼 되었다. 나병(문둥병)의 주요 특징이 손과 발의 골절이 녹아 내림으로 손가락,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것인데 이 모든 증상들이 다 회복된 것이다. 비장애인 곧, 정상인의 모습으로 회복된 것이다.
나병에서 고침받은 나아만은 이렇게 고백한다.
(왕하5:15) '나아만이 모든 군대와 함께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도로 와서 그의 앞에 서서 이르되 내가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을 아나이다 청하건대 당신의 종에게서 예물을 받으소서 하니'
나아만은 수십 년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이제 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만이 참 신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은 엘리사의 종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엘리사는 나아만이 준비해 온 예물을 끝까지 거절했다. 하나님이 영광 받으셨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의 결말을 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엘리사의 종 게하시가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나아만 장군을 뒤따라가 엘리사의 이름으로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게하시는 이 일로 엘리사에게 책망을 받았다. 그리고 그 죄의 댓가로 나아만 장군의 문둥병이 게하시에게 나타났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욕심 때문에 게하시의 인생은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평생을 나병환자로 살아갔을 뿐 아니라 그의 자손들 또한 나병으로 고통 당해야 했다.
(왕하5:27) '그러므로 나아만의 나병이 네게 들어 네 자손에게 미쳐 영원토록 이르리라 하니 게하시가 그 앞에서 물러나오매 나병이 발하여 눈같이 되었더라'
나아만이 나병에서 치유 받은 것은 요단강 물의 깨끗함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나아만의 나라에 있는 강물이 더 깨끗했다.
(왕하5:12) '다메섹 강 아바나와 바르발은 이스라엘 모든 강물보다 낫지 아니하냐 내가 거기서 몸을 씻으면 깨끗하게 되지 아니하랴 하고 몸을 돌려 분노하여 떠나니'
하나님의 역사는 순종함에서 출발한다. 나아만 장군이 요단강에 몸을 담그지 않겠다고 끝까지 고집했다면 그는 치유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고로 우리 삶의 보다 더 나은 모습을 상상한다면 우리도 순종의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