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삶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 14
[14]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갈멜산은 '하나님의 포도원' 이라는 뜻으로 수풀이 울창한 산이다. 높은 곳은 해발 552m로 북서쪽으로 23km쯤 길게 뻗어 있고 산 정상에서는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산맥이다. 이 갈멜산을 중심으로 사역했던 하나님의 선지자가 있는데 바로 엘리야이다. 엘리야를 디셉 사람이라고 성경이 말씀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납달리 지파 출신이다. 그는 길르앗에 거주하고 있었다.
엘리야는 북이스라엘의 거짓 선지자들인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 갈멜산에서 850 :1 로 대결하여 모두를 숙청한 화려한 이력을 가진 능력의 종이다. 이곳 갈멜산에는 엘리야의 승리를 기념하여 세워진 엘리야 수도원이 있다.
아합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엘리야가 거짓 선지자 850명을 죽이자 그들 편에 선 아합왕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못했다. 하나님의 능력 앞에 기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전에는 엘리야를 죽이겠다며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뒤쫓던 아합왕이 이제는 얌전하게 앉아 있다. 그리고 엘리야의 말에 고분고분해졌다.
거짓 선지자들을 퇴출한 엘리야는 갈멜산 꼭대기에 올라가 지중해 바다를 향하여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그리고 자기 사환에게 바다에서 구름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지시한다. 사환은 바다를 바라보며 계속 보고한다. 여섯 번 째까지는 구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한다.
그리고 일곱 번 째에 이르러 사환이 바다에서 손바닥 만한 작은 구름이 일어난다고 보고한다. 그래서 엘리야는 아합왕에게 곧 큰 비가 올 것이니 그렇게 되면 계곡에 물이 차서 길이 막힐 것이니 서둘러 왕궁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갈멜산의 하늘은 화창했다. 3년 6개월의 가뭄을 선포한 엘리야는 이제 가뭄의 끝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합왕은 마차를 타고 급히 왕궁으로 떠났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이 캄캄해지며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엘리야도 허리를 동이고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능력을 주시니 먼저 출발한 아합왕의 마차를 추월하여 이스르엘까지 달려갔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왕상18:46).
지난 3년 아합왕은 가뭄이 극심하자 신하를 데리고 물을 찾아 전국을 순회했다. 하지만 물을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3년 6개월 만에 장대비를 맞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반가웠을까? 바알과 아세라 신에게 그렇게 제사를 드려도 내리지 않던 비가 엘리야의 기도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3년 6개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했는데 이제는 홍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럼 긴 가뭄 동안 백성들은 무엇을 했을까? 아마도 물을 찾기 위해 온 땅을 수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물을 찾을 수 없었다. 땅은 사막화 되어 갔을 것이다. 식물들은 죽어가고, 동물들도 물을 마시지 못해 쓰러져 가고, 먼지만 풀풀 날리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과 아합왕은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우상을 의지했다. 이 가뭄은 우상을 섬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었다.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거짓 선지자 850명과의 대결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사건이었다. 이제 백성들은 더이상 거짓 선지자를 의지할 수 없게 되었다. 엘리야에 의해 모두 죽임 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땅에 비를 내려주셨다. 아마 여름 장마철 같은 굵은 비가 내렸을 것이다.
정리하면 이스라엘의 우상숭배로 인해 가뭄이 왔고, 3년 6개월 동안 백성들은 고통 가운데 지냈으며, 850명의 거짓 선지자들을 엘리야가 숙청하고서야 가뭄을 끝나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 일은 우리의 삶에도 동일하다. 우리 안에 죄악되고, 불신앙적인 요소가 있다면 우리 삶 속에 큰 가뭄이 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뭄을 끝내는 길은 불신앙적인 모습을 내버리는 것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이스라엘 땅에만 비가 내리게도 하실 수 있고, 오직 이스라엘 땅에만 비가 내리지 않게도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구약성경 사사기 6장에 보면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침략했다.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을 사사로 세우시고 미디안을 쳐서 물리치라고 말씀하셨다.
(삿6:33) '그 때에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요단 강을 건너와서 이스르엘 골짜기에 진을 친지라'
(삿6:36) '기드온이 하나님께 여쭈되 주께서 이미 말씀하심 같이 내 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거든'
하지만 기드온은 두려웠다.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신다는 확실한 증표를 원했다. 그래서 양털 한 뭉치를 타작마당에 놓고 간구했다. 이 밤에 양털 뭉치에만 이슬이 내리고 타작마당은 마르게 해 주시길 원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간구대로 응답하셨다. 타작마당은 말라 있었고, 양털 뭉치를 짜니 물이 그릇에 가득했다.
(삿6:37-38) '보소서 내가 양털 한 뭉치를 타작 마당에 두리니 만일 이슬이 양털에만 있고 주변 땅은 마르면 주께서 이미 말씀하심 같이 내 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줄을 내가 알겠나이다 하였더니 그대로 된지라 이튿날 기드온이 일찍이 일어나서 양털을 가져다가 그 양털에서 이슬을 짜니 물이 그릇에 가득하더라'
그래도 기드온은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역사해 주시길 원했다. 양털 뭉치는 말라 있고 타작마당만 젖어 있기를 간구했다.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도 기드온이 원하는대로 역사해 주셨다.
(삿6:39-40) '기드온이 또 하나님께 여쭈되 주여 내게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말하리이다 구하옵나니 내게 이번만 양털로 시험하게 하소서 원하건대 양털만 마르고 그 주변 땅에는 다 이슬이 있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그 밤에 하나님이 그대로 행하시니 곧 양털만 마르고 그 주변 땅에는 다 이슬이 있었더라'
범죄하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안 보실거라 생각한다. 나 하나 쯤이야 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하나님은 분명하게 보고 계신다. 그리고 죄에 대한 댓가를 지게 하신다. 하나님은 넓고 넓은 우주에서 양털 뭉치 한줌에만 정확하게 이슬을 내리시기도 하고, 양털 뭉치 한줌만 마르게 하실 수도 있다.
이스라엘이 온통 우상숭배의 죄악에 물들자 하나님께서는 북이스라엘 땅에 3년 6개월 동안 비를 한방울도 내리지 않으셨다. 한 치의 실수도 없으셨다. 아합왕이 물을 찾으러 이스라엘 온 땅을 수색했지만 물은 없었다. 그리고 엘리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바다에서 비구름을 일으키시고 그 비구름을 불러 이스라엘 땅 위에 쏟아지게 하셨다.
하나님의 하늘 창고에는 양식을 포함한 모든 은혜가 가득하다. 우리는 결핍을 말하기 전에, 삶에 가뭄을 말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온전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만약 우리에게 죄와 허물이 있다면 가뭄이 올 것이고, 만약 우리에게 죄와 허물이 없다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 위에 축복의 큰 단비가 쏟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