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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 극복'

문학n천국 2022. 4. 6. 00:38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삶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 27

[27]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 극복

조선 제 7대 왕인 세조 임금은 5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역사 드라마를 보면 세조가 피부병 때문에 온천욕을 즐긴 것으로 묘사되는데 학자들에 의하면 세조 임금의 피부병은 나병, 곧 문둥병이었다고 한다. 세조 임금은 자기에게 나타난 문둥병이 조카인 단종 임금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簒奪,Usurpation)한 죄 때문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렇게 나병(한센병,문둥병)은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워 하늘이 내린 병, 곧 천형병(天刑病)이라 불렸다. 나병(leprosy)은 참 고독하고 잔인한 질병이다. 암 환자는 가족의 돌봄을 받으며 함께 지낼 수 있지만 나병은 감염 우려때문에 반드시 격리되어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과거 유대사회에서도 나병환자는 율법의 규정에 의하여 백성들이 거주하는 성 안에서는 살 수 없었고 성 밖에서 격리생활을 해야 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하거나 섞여 살 수가 없었다. 가족과의 만남도 제한되었다. 

그리고 나병환자는 옷을 찢고 머리를 밀어야 했다. 손으로 윗입술을 가리고 스스로 '부정하다. 부정하다'를 외쳐 다른 사람들이 부지 중에 가까이 오는 것을 막아야 했다. 이유인즉 나병환자에게 접촉되면 예외없이 부정한 자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나병에서 깨끗하게 된 경우에는 제사장들에게 자기의 몸을 보이고 제사장들의 최종 판단을 받은 후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드려야 했다. 그런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누가복음 17장에 보면 열 명의 나병환자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에 있는 나병환자 마을을 지나가셨다. 그때 열 명의 나병환자들이 멀찍이 떨어져서 큰 소리로 예수님께 은혜를 구했다.

(눅17:11-13)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실 때에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가시다가 한 마을에 들어가시니 나병환자 열 명이 예수를 만나 멀리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예수님께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말씀하셨다.
(눅17:14) '보시고 이르시되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더니 그들이 가다가 깨끗함을 받은지라'

열 명의 나병환자들은 말씀에 순종하여 제사장에게 가는 도중 치유받았다. 외부에서 어떤 자극도 없었지만 순식간에 치유가 나타나 짓물렀던 몸이 온전해졌다. 열 명의 나병환자들에게는 다시 태어난 날이었다. 두 번째 생일 날이었다.

사람의 능력으로 치유할 수 없어서 율법에도 격리조치 외에는 다른 지침을 주지 않는 병이 나병, 곧 문둥병이었다. 그러나 이 나병환자들이 예수님을 만났을 때 집단적으로 치유받는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던 것이다.

구약성경 민수기 12장에 모세의 누나인 미리암이 나병에 걸린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모세의 부인 십보라가 죽은 후 모세가 구스 여자를 후처로 취했다. 아마 이 일로 미리암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 같다. 구스 여인은 이방 에디오피아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을 회막문으로 부르시고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 것을 경고하셨다. 그리고 그 징계로 미리암에게 나병이 발병하게 하셨다.

(민12:1)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더니 그 구스 여자를 취하였으므로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하니라'
(민12:8-10)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여호와께서 그들을 향하여 진노하시고 떠나시매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하지만 모세의 기도로 미리암의 나병은 칠일 만에 치유되었다. 나병의 치유는 약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에 있다는 것이다.
(민12:15) '이에 미리암이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갇혀 있었고 백성은 그를 다시 들어오게 하기까지 행진하지 아니하다가'

사마리아 땅 나병환자 촌 열 명의 나병환자가 모두 치유받았지만 예수님께로 돌아와 감사드린 것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유대인이 아니었다.
(눅17:15-16) '그 중의 한 사람이 자기가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하니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라'

그럼 나머지 아홉은 어디 갔을까? 아마도 그리운 가족에게로 달려갔을 것이다. 가족들에게 예수님을 만나서 치유 받았다고 간증했을 것이다. 간증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자기 몸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그들의 가정에 웃음꽃이 피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왔으니 혹은 아들이 돌아왔으니 이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열 명을 치유하신게 아니다. 열 가정을 회복시키신 것이다. 가족 가운데 나병 환자가 있다는 이유로 차별당하던 가정들이 보통의 가정으로 회복된 것이다.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도 나병환자였다. 나아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었지만 나병환자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아람왕은 나아만의 이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을 해결해 주고자 했다. 그래서 편지를 써서 나아만의 손에 직접 이스라엘 왕에게 보냈다.

(왕하5:1)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왕하5:6)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의 나병을 고쳐 주소서 하였더라'

이스라엘 왕은 나병환자 나아만을 엘리사 선지자에게 보냈다. 엘리사 선지자는 나아만에게 요단강에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고 명령한다. 나아만은 엘리사의 태도에 불쾌해 하지만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었더니 어린 아이의 피부로 회복되었다. 나아만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왕하5:17) '나아만이 이르되...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물과 다른 희생제사를 여호와 외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

나아만이 나병에서 치유받은 것은 개인에게는 영광이요, 그 가정에는 축복이요, 아람국에는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나아만처럼 유능한 장수가 지병을 떨쳐 버리고 건강해졌다는 것은 국력향상에 큰 보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아신다. 우리의 고통도 아신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는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을 고쳐주시길 원하신다. 그러나 하나님 주변을 맴도는 사람은 치유를 경험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가까이 나아와 구하는 자에게 은혜를 주시는 것이다.

(롬8: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오늘도 우리의 모든 연약함을 감당하시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