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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곳간(a warehouse)을 열어라'

문학n천국 2022. 5. 4. 18:00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삶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 40

[40] 곳간(a warehouse)을 열어라

학교를 갓 졸업한 딱따구리 한마리가 있었다. 딱따구리는 나무에 착 달라 붙어서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대로 나무를 쪼기 시작했다. 목에 힘을 주고 목표를 겨냥해 쪼았다. 신기하게도 나무가 조금 떨어져 나갔다. 두 번째로 힘을 더 주고 쪼았다. 나무조각이 조금 더 많이 떨어져 나갔다.

딱따구리는 더욱 목에 힘을 주고 세 번째 쪼아 대는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쳐서 그 나무를 때렸다. 깜짝 놀라서 나무에서 떨어진 딱따구리는 쓰러진 나무를 보면서 '하참 내가 힘을 주어 세 번 찍었더니 나무가 쓰러져 버렸네' 하고 자기 능력에 놀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딱따구리가 했던 착각을 오늘날의 신앙인들이 하고 있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자기의 능력인 것처럼 의기양양 하며 스스로를 높인다. 하나님 없이도 살아갈 것처럼 교만을 뽐낸다. 이들은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 개입할 여지(leaway)를 조금도 남겨두지 않는다. 스스로 삶을 주관해 나아간다.

손경민 작사 작곡의 <은혜> 라는 제목의 CCM이 있다. 그 가사 내용이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 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내가 이 땅에 태어나 사는 것, 어린 아이 시절과 지금까지 숨을 쉬며 살며, 꿈을 꾸는 삶,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며 오늘 찬양하고 예배하는 삶,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축복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 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일 마저도 은혜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망각해버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는 딱따구리의 어리석음을 답습(踏襲, follow up)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분명하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인지하고 고백해야 한다.

어떤 부자가 밭의 소출이 많아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곡식이 넘쳐나니 곳간을 새로 짓고 곡식을 쌓아두고 인생을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자기 것을 가지고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부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부족했다. 하나님께 대한 감사이다.

(눅12:16-19) '또 비유로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시되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이르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까 하고 또 이르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이 부자는 곳간에 곡식이 가득차면 영혼이 평안할 것으로 믿고 있다. 완전한 착각이다. 배부른 것과 영혼의 평안은 별개(別個)이다. 소유는 결코 생명도, 영혼의 평안도 가져다 주지 못한다.

(눅12:15) '그들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

그런고로 세상 재물로 부요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께 부요한 사람이 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재물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고 자기에게 해로울 뿐이다. 재물은 하나님께로 향하는 우리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한다.

(눅12:20-21)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거두어 가시는 날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리의 영혼이 떠나는 날에 우리가 믿던 세상 재물은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는 일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런고로 오늘 우리가 준비하는 것이, 모으는 것이, 열심을 다하는 것이 주님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곧 하나님께 부요한 삶이 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 부자처럼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지 않는 인생 열매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럼, 하나님으로 부요한 삶이란 무엇일까?
(고전10:31,33)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 갈 수만 있다면 그것이 온전한 삶이 될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께 부요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하나님께 인색한 삶이다. 부자처럼 오직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이다. 이렇게 하나님께 인색한 삶을 사는 자에게는 긍휼없는 심판이 있을 것이다.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라고 말씀한다. 이 얼마나 두려운 말씀인가? 이 말씀은 심판을 행하시겠다는 말씀이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 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사는 것과 외면하고 사는 것은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네 인생이란게 스스로 마무리하고 뒷정리 깔끔하게 다 하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날 갑자기 숟가락 내려놓게 되고 다른 사람에 의해 내 흔적이 정리되는 것이 인생이다. 천국이 없는 사람에게는 서글퍼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천국을 소유한 자에게는 마지막 순간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황홀경(恍惚境, rapture)이 될 것이다.

그런고로 우리는 부자처럼 곳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곳간을 비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지혜이고 우리를 영원한 복락(福樂)으로 안내할 것이다.

(고후9:8-9)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가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원토록 있느니라 함과 같으니라'

(갈6:7-8)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심는대로 거두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법칙이다. 우리는 부자처럼 세상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힘쓰지 말고 하늘의 곳간을 채울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다. 하늘 곳간에서는 영생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