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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인물 에세이 - 엘리사 (3)

문학n천국 2022. 11. 7. 14:32

성경인물 에세이 - 엘리사 (3)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32]  엘리사 - 3

갈멜산(Mount Carmel)은 엘리야 선지자가 바알 선지자 450명과 대결했던 곳이다. 갈멜산은 해발 550m로 아담한 봉우리를 중심으로 25km 정도 길게 펼쳐져 있는 구릉지(foothill)로 경사가 완만한 낮은 산이다. 한라산이 1,947m인 것을 감안하면 낮고 평평한 구조라 할 수 있다. 갈멜산은 다른 이스라엘 지역에 비해 연간 강수량(降水量)이 많아서 울창한 수목을 자랑한다. 이스라엘의 연 평균 강수량은 예루살렘 560mm, 나사렛 640mm, 갈멜산 810mm이다. 우리나라의 연 평균 강수량은 1,200mm이다.

엘리야 선지자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갈멜산으로 불러 대결을 펼친 것은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했을거라 생각한다. 비교적 낮은 산에 평평한 언덕들로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운집(雲集)하기 좋았기 때문이다. 아합왕을 비롯한 신하들과 바알 선지자 450명, 그리고 많은 백성들이 그 대결 현장을 참관(observe)해야 했기 때문이다.

엘리야가 승천하고 사역을 물려 받은 엘리사는 이방 선지자들과 싸워 이긴 이곳 갈멜산을 사역의 거점(base camp)으로 삼고 지역을 순회하며 사역을 펼쳤던 것으로 보인다.

(왕하2:25) '엘리사가 거기서부터 갈멜 산으로 가고 거기서 사마리아로 돌아왔더라'
(왕하4:25) '드디어 갈멜 산으로 가서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

엘리사는 갈멜산에서부터 수넴을 지나 갈릴리와 사마리아에 있는 성읍들을 순회했던 것 같다. 열왕기하에 기록된 엘리사의 대부분의 사역이 갈멜의 남쪽이었는데 수넴은 선지자가 늘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마을이었을 것이다. 갈멜산에서 수넴까지의 거리는 약 24km이다. 갈멜산에서 갈릴리로 가는 여정의 중간 지점에 있는 마을이다. 그리고 선지자의 이러한 동선(動線)을 잘 알고 있는 한 수넴 여인이 엘리사를 섬기기를 소원했다.

(왕하4:8) '하루는 엘리사가 수넴에 이르렀더니 거기에 한 귀한 여인이 그를 간권하여 음식을 먹게 하였으므로 엘리사가 그 곳을 지날 때마다 음식을 먹으러 그리로 들어갔더라'

수넴 여인은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나님의 사람을 섬길만한 여유를 가진 믿음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엘리사는 이 여인의 간권(懇勸)함을 받아 수넴을 지날 때마다 여인의 집에서 음식을 대접받았다.

수넴 여인에게 있어 엘리사 선지자는 그녀 인생의 VIP였다. 마치 신약시대에 예수님을 섬기던 베다니의 마르다를 연상케 한다. 마르다는 갈릴리와 예루살렘을 오가는 예수님을 자기 집에 모셔 섬겼다. 마르다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그녀 인생의 VIP였다.

(눅10:38) '그들이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

그리고 이 수넴 여인은 선지자의 방을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까지 구비해 주었다.

(왕하4:9-10) '여인이 그의 남편에게 이르되 항상 우리를 지나가는 이 사람은  거룩한 사람인 줄을 내가 아노니 청하건대 우리가 그를 위하여 작은 방을 담 위에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를 두사이다 그가 우리에게 이르면 거기에 머물리이다 하였더라'

엘리사 선지자는 수넴 여인의 섬김으로 숙소를 갖게 되었다. 도보 여행의 단점은 일정 거리 이상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육신의 피로와 어둠 때문이다. 그래서 선지자의 활동 반경 한복판에 숙소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엘리사는 여인에게 왕에게 구하는 것이 있는지 묻는다. 왕이 여인에게 은혜를 베풀도록 자신이 중재하겠다는 뜻이다. 당시 엘리사의 권위라면 어떤 문제라도 왕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왕이 엘리사를 공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하4:13) '엘리사가 자기 사환에게 이르되 너는 그에게 이르라 네가 이같이 우리를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하는도다 내가 너를 위하여 무엇을 하랴 왕에게나 사령관에게 무슨 구할 것이 있느냐 하니 여인이 이르되 나는 내 백성 중에 거주하나이다 하니라'

수넴 여인은 소원을 말하라는 선지자에게 '나는 내 백성 중에 거하나이다' 라고 대답한다. 이 말은 크게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엘리사 또한 물러서지 않고 여인에게 은혜를 베풀고자 한다.

(왕하4:14) '엘리사가 이르되 그러면 그를 위하여 무엇을 하여야 할까 하니 게하시가 대답하되 참으로 이 여인은 아들이 없고 그 남편은 늙었나이다 하니'

이제야 수넴 여인의 사정이 드러난다. 이 여인은 아이를 낳지 못했고 남편은 이미 고령(senior)이었다. 엘리사는 수넴 여인에게 아들을 낳을 것을 선포한다. 기적을 선포한 것이다.

(왕하4:16-17) '엘리사가 이르되 한 해가 지나 이 때쯤에 네가 아들을 안으리라 하니 여인이 이르되 아니로소이다 내 주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의 계집종을 속이지 마옵소서 하니라  여인이 과연 잉태하여 한 해가 지나 이 때쯤에 엘리사가 여인에게 말한 대로 아들을 낳았더라'

수넴 여인의 불신(distrust)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들을 출산했다. 하나님을 향한 현실적인 불평 대신 하나님의 종을 섬기려 했던 수넴 여인에게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신 것이다. 당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 여성들에 대한 편견(Prejudice)과 수모(shame)에서 구원받은 것이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죄악의 도성 소돔을 시찰하시기 위해 강림하셨다. 그리고 소돔에 들어가시기 전 아브라함의 장막을 찾으셨다. 아브라함은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세 사람이 장막 문에 선 것을 보고 뛰어나가 절을 한다. 하나님과 두 천사의 방문이었다.

(창18:1-2) '여호와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날이 뜨거울 때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눈을 들어 본즉 사람 셋이 맞은편에 서 있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일행을 대접했다. 이것은 아브라함의 반사적인(reflex) 행위였다.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던 평소 아브라함의 모습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소돔성으로 떠나시기 전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약속해 주셨다. 그리고 이듬 해 백 세에 독자 이삭을 낳았다.

(창18:6-7) '아브라함이 급히 장막으로 가서 사라에게 이르되 속히 고운 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 하고 아브라함이 또 가축 떼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아 하인에게 주니 그가 급히 요리한지라'

(창18:14)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섬김을 통해 축복의 인연(因緣)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서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에게 인연은 다가오지 않는다고 본다. 수넴 여인과 엘리사 선지자가 본래부터 가까운 지인(知人)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엘리사가 수넴 여인의 개인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께 헌신하고자 했던 수넴 여인이 엘리사를 간권하여 음식을 대접하고 숙소를 제공함으로써 이 여인은 엘리사의 관심을 받는 지인(知人)이 되었다.

몇 년 뒤 수넴 여인은 아들이 갑자기 죽자 선지자가 있는 갈멜산으로 급히 달려간다. 엘리사는 멀리서 여인을 보고 수넴 여인인 것을 알아본다.
(왕하4:25) '드디어 갈멜 산으로 가서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 하나님의 사람이 멀리서 그를 보고 자기 사환 게하시에게 이르되 저기 수넴 여인이 있도다'

엘리사는 아들의 죽음을 비통해 하는 여인을 뒤따라가 죽은 아들을 다시 살려낸다.
(왕하4:32-34) '엘리사가 집에 들어가 보니 아이가 죽었는데 자기의 침상에 눕혔는지라 들어가서는 문을 닫으니 두 사람 뿐이라 엘리사가 여호와께 기도하고 아이 위에 올라 엎드려 자기 입을 그의 입에, 자기 눈을 그의 눈에, 자기 손을 그의 손에 대고 그의 몸에 엎드리니 아이의 살이 차차 따뜻하더라'

결국 수넴 여인은 하나님의 종 엘리사를 섬기기로 작정하고 그에게 상시적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숙소를 제공함으로 엘리사와의 복된 인연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일로 이 여인은 하나님의 종의 지인이 되었고 불임을 치유받고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죽은 아들을 다시 살려냈다.

하나님께서는 섬김을 통해 축복의 통로를 열어 주시는 분이시다. 마르다의 섬김을 받으신 예수님은 이 가정을 유난히 사랑하셨다. 그리고 마르다의 오라비인 죽은 나사로를 살려 주셨다. 수넴 여인 또한 엘리사를 섬김으로 축복의 인연을 만들었다. 우리에게도 섬김을 통한 축복의 인연이 넘쳐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