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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사자굴에서 살아남기

문학n천국 2023. 2. 25. 12:25

신앙에세이 - 사자굴에서 살아남기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골리앗, 노 프라블럼(Goliath, no problem)}
(부제 : 세상 앞에서 주눅 들지 않기)

[11] 사자굴에서 살아남기

바벨론(Babylon) 제국은 B.C.539년 10월 13일 하룻밤 사이에 멸망했다. 바벨론의 마지막 왕은 벨사살로 느부갓네살 왕의 아들이다. 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킨 사람은 고레스(Cyrus)인데 고레스는 외삼촌이자 장인인 메대 사람 다리오(Darius)를 추대하여 자신이 정복한 대제국 페르시아의 명목상의 왕이 되게 한다. 아마도 페르시아에 편입된 메대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때 다리오의 나이는 62세였다.

(단5:30-31) '그 날 밤에 갈대아 왕 벨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 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는데 그 때에 다리오는 육십이 세였더라'

이렇게 다리오(Darius)는 메대와 바사 연합국의 왕이 되었는데 2년 만에 그가 죽자 고레스가 왕이 된다. 다리오 왕의 재위기간은 2년으로 매우 짧았다. 고레스(Cyrus)는 유대 민족의 포로 해방을 선포한 왕이다. 일명 고레스 칙령(Cyrus Cylinder)이다. 고레스는 왕이 되어 이미 정복한 바벨론 제국과 바사와 메대 연합국을 하나의 페르시아 제국으로 거듭나게 한다. 그리고 고레스는 29년간 페르시아 제국을 통치한다.

오늘날 이란(Iran,이란 이슬람 공화국) 사람들에게 고레스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우리가 단군(檀君) 할아버지를 한민족의 시조로 부르듯이 이란 사람들은 고레스 왕을 이란 민족의 시조로 부른다.

다리오 왕은 전국을 120개 행정구역으로 나누고 방백들을 세워 통치하게 했다. 그리고 120명의 방백들 위에 3명의 총리를 세웠다. 3명의 총리 가운데 다니엘이 있었다. 이때 다니엘의 나이는 80대 중반의 노인이었다.

다니엘은 멸망한 바벨론 제국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 등용되어 메대와 바사 제국까지 총리로써 쓰임받고 있다. 제국이 바뀌었음에도 그가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것은 그의 실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니엘에게는 나라를 경영할만한 뛰어난 지혜와 안목이 있었던 것이다.

(단5:12) '왕이 벨드사살이라 이름하는 이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하고 지식과 총명이 있어 능히 꿈을 해석하며 은밀한 말을 밝히며 의문을 풀 수 있었나이다 이제 다니엘을 부르소서 그리하시면 그가 그 해석을 알려 드리리이다 하니라'

(단6:3)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하여 총리들과 고관들 위에 뛰어나므로 왕이 그를 세워 전국을 다스리게 하고자 한지라'

그러나 다니엘의 위기가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다. 다리오왕은 다니엘의 뛰어남 때문에 그를 수석총리로 세워 전국을 다스리길 원했지만 이것을 보고 다른 두 명의 총리들과 정적들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했다(cannot be). 유대인 포로 출신인 다니엘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니엘을 함정에 빠뜨리고자 모의한다.

하지만 그들은 다니엘에게서 흠을 찾을 수 없었다. 다니엘의 흠을 찾으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의 올곧은(upright) 인품과 깨끗한 정치 이력(履歷) 밖에 발견할 수 없었다. 캐면 캘수록 부정(不正)이 아닌 충직함만 드러난 것이다.

(단6:4) '이에 총리들과 고관들이 국사에 대하여 다니엘을 고발할 근거를 찾고자 하였으나 아무 근거,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가 충성되어 아무 그릇됨도 없고 아무 허물도 없음이었더라'

하지만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사냥개처럼 그들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허물이 없다면 새로운 허물을 만들기로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리오 왕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30일 동안 왕 외에 다른 어떤 신을 경배하거나 기도하는 것을 금하자는 것이었다. 만일 어기면 사자굴에 던지는 형벌에 처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다니엘을 염탐한 결과 다니엘의 삶은 신앙심이 주축(a key role)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단6:6-9) '이에 총리들과 고관들이 모여 왕에게 나아가서 그에게 말하되 다리오 왕이여 만수무강 하옵소서 나라의 모든 총리와 지사와 총독과 법관과 관원이 의논하고 왕에게 한 법률을 세우며 한 금령을 정하실 것을 구하나이다 왕이여 그것은 곧 이제부터 삼십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의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 굴에 던져 넣기로 한 것이니이다 그런즉 왕이여 원하건대 금령을 세우시고 그 조서에 왕의 도장을 찍어 메대와 바사의 고치지 아니하는 규례를 따라 그것을 다시 고치지 못하게 하옵소서 하매 이에 다리오 왕이 조서에 왕의 도장을 찍어 금령을 내니라'

다리오 왕은 이것이 악한 계획임을 간파하지 못하고 어인(御印)을 찍어 결재한다. 다니엘이 함정에 빠진 것을 알지 못했다. 또한 다니엘은 자기를 제거하기 위한 제안에 왕이 결재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늘 하던 대로 창문을 열어 놓고 하루 세 번씩 예루살렘을 향하여 하나님께 기도했다.

(단6:10) '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나는 다니엘이 하루 세 번씩 규칙적으로 기도한 것도 도전이 되지만 더 놀라운 것은 하나님께 감사드렸다는 사실이다.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의 함정에 빠졌으니 다급할텐데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왕을 찾아가 자기가 함정에 빠졌으니 자기의 원수들을 처벌해 주기를 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 자기의 위급한 상황은 고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드린 것이다.

이런 사람을 하나님께서 어찌 모른체 하실 수 있을까? 그러나 아직 하나님의 역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다니엘은 사자굴에 던져졌다. 다리오 왕이 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이미 왕조차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단6:13-14,16) '그들이 왕 앞에서 말하여 이르되 왕이여 사로잡혀 온 유다 자손 중에 다니엘이 왕과 왕의 도장이 찍힌 금령을 존중하지 아니하고 하루 세 번씩 기도하나이다 하니 왕이 이 말을 듣고 그로 말미암아 심히 근심하여 다니엘을 구원하려고 마음을 쓰며 그를 건져내려고 힘을 다하다가 해가 질 때에 이르렀더라...이에 왕이 명령하매 다니엘을 끌어다가 사자 굴에 던져 넣는지라'

다니엘을 고발했던 사람들은 모든 일이 뜻대로 되었다며 그 밤에 축배를 들었을 것이다. 사자굴에 던져졌으니 다음날 아침에 뼈만 수습하면 다니엘 제거 계획은 완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같은 시각 다리오 왕은 밤새도록 다니엘을 위해 하나님께 금식하며 기도했다. 평생 나라를 위해 충성한 80대 나이의 늙은 신하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자신이 신중하지 못해 좋은 신하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자책했을 것이다.

다리오는 새벽이 되길 기다렸다가 사자굴로 달려갔다. 그리고 다니엘의 이름을 불렀다. 얼마나 긴장되는 순간인가? 만약 다니엘이 대답하지 않으면 충신을 죽인 죄는 오로지 다리오 왕이 져야 하는 것이다. 그 숨 막히는 순간에 사자굴 입구에서 다니엘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죽지 않고 살아 있었던 것이다. 신하의 음성이 이렇게 반가운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다니엘은 이제 살게 되었다며 통곡하지 않았다. 오히려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단6:19-21) '이튿날에 왕이 새벽에 일어나 급히 사자 굴로 가서 다니엘이 든 굴에 가까이 이르러서 슬피 소리 질러 다니엘에게 묻되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들에게서 능히 너를 구원하셨느냐 하니라 다니엘이 왕에게 아뢰되 왕이여 원하건대 왕은 만수무강 하옵소서'

그럼 지난 밤 사자굴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자굴에는 병든 사자들만 있었을까? 늙어서 이빨이 빠진 사자들만 있었을까? 성경을 계속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가장 컨디션(condition)이 좋은 사자들만 선별해서 여러 마리를 굴에 넣어 두었음을 알 수 있다.

(단6:24) '왕이 말하여 다니엘을 참소한 사람들을 끌어오게 하고 그들을 그들의 처자들과 함께 사자 굴에 던져 넣게 하였더니 그들이 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곧 그들을 움켜서 그 뼈까지도 부서뜨렸더라'

왕은 다니엘을 사자굴에서 끌어 올리게 하고 다니엘을 참소한 신하들과 그의 가족들을 끌고 오게 한다. 이것으로 다니엘의 무고함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왕을 기만하고 다니엘을 모함한 그들을 사자굴에 던지게 한다. 그들이 던져졌을 때 땅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움켜서 뼈까지도 부셔뜨렸다고 말씀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이런 경우를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배웠다.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나왔을 때 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다니엘을 유심히 살폈을 것이다. 어디 부러진 곳은 없는지, 이빨 자국은 없는지, 옷은 찢기지 않았는지 확인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의 몸에는 사자의 터럭(hair) 하나도 붙어 있지 않았다.

(단6:22-23) '나의 하나님이 이미 그의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 사자들이 나를 상해하지 못하였사오니 이는 나의 무죄함이 그 앞에 명백함이오며 또 왕이여 나는 왕에게도 해를 끼치지 아니하였나이다 하니라 왕이 심히 기뻐서 명하여 다니엘을 굴에서 올리라 하매 그들이 다니엘을 굴에서 올린즉 그의 몸이 조금도 상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그가 자기의 하나님을 믿음이었더라'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평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사자들의 식욕을 억제하셨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아마도 내 상상력으로는 하나님께서 사자들에게 지난 밤 중풍(中風)을 내리신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근육을 전혀 쓰지 못하는 루게릭병(Lou Gehrig's disease)을 지난 밤에 사자들에게 내리신게 아닐까 싶다. 근육이 마비된 사자를 생각해 보라. 아무튼 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이유도 모른채 굉장히 힘든 밤을 보낸 것이다. 지난 밤 사자굴 안에서는 다니엘이 불쌍한 게 아니라 사자들이 불쌍했었다.

다니엘은 다리오 왕 때 뿐만아니라 다음 통치자인 고레스 왕 때까지 형통했다고 말씀한다.
(단6:28) '이 다니엘이 다리오 왕의 시대와 바사 사람 고레스 왕의 시대에 형통하였더라'

사자굴에서 건져진 다니엘은 자신의 소신(conviction)을 더 확고히 했을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에도 여호와 하나님 신앙을 붙잡으면 부끄럽지 않게 하신다는 소신이다. 그리고 명예로 덧입혀 주신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자굴은 다니엘을 높여주는 구덩이였다. 하지만 그의 원수들에게는 사자 밥이 되는 구덩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