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잠언서> 에세이
{ 솔로몬에게 듣는.. 인생 사용 설명서 }
[5] 인생 철부지가 되지 말라
철부지(indiscreet)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본래 계절(철)의 변화를 알지 못해 농사를 망친 사람을 비꼬는 말이었다고 한다. 봄이 오면 씨를 뿌리고 물을 줘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가을에 기쁨으로 수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는 자기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철부지(철不知) 라고 했다.
그래서 인생의 제 때를 알고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 것이다. 성경은 인생의 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전도서 3:1-8)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50대 중반이 되어 보니 3천 년 전 솔로몬(B.C.990-930)이 쓴 이 글을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겪는 일들이지만 인생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 감각없이 그럭저럭(so so) 살아가는 사람은 발견할 수 없는 삶의 통찰(insight)이기 때문이다.
솔로몬이 말하는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연속된다는 것이다. 인생 새옹지마(塞翁之馬) 라는 말이 그것이다. 또한 인생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 경험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쩌면 인생은 뒤죽박죽(messy)이다. 그래서 뒤죽박죽 같은 삶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내고, 의미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다.
이와 더불어 솔로몬은 기뻐하는 것과 선을 행하는 것 그리고 낙(樂)을 누리는 것이 인생에게 주어진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말한다.
(전도서 3:12-13) '사람들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알았고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솔로몬이 자신의 인생에서 찾아낸 가장 의미있는 일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비용을 들여 칠 년 만에 성전을 완공한다. 이스라엘 최초의 성전, 곧 솔로몬 성전(Solomon's Temple)이다. 솔로몬 왕은 성전을 건축한 후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 과제를 수행함으로 인해 기뻐한다.
(열왕기상 6:1,38)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 열한째 해 불월 곧 여덟째 달에 그 설계와 식양대로 성전 건축이 다 끝났으니 솔로몬이 칠 년 동안 성전을 건축하였더라'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한 것은 단순한 책임감이나 아버지 다윗왕의 유지(遺志)를 받드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솔로몬이 하나님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동력(power)을 얻게 하신다. 솔로몬의 성전건축은 하나님의 그러한 도우심이었다.
(시편 9:14) '하나님이 가라사대 저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저를 건지리라 저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저를 높이리라'
미국 심장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의 최대 8%는 수면 패턴 불량이 원인일 수 있으며,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가진 사람은 조기에(early) 사망할 확률이 낮다고 한다. 우리가 알듯이 폐경기의 여성들이 겪는 수면 장애는 건강에 암초(cay)와 같은 것이다. 폐경기 여성들은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을 겪는다. 불면증(insomnia)은 통증없는 고통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단잠(sweet sleep)을 주신다고 말씀한다. 이것은 꿀잠을 의미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삶에 평안을 주신다는 의미이다. 만약 적군이 쳐들어와 위급한 상황이라면 아무리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사람이라도 단잠을 이룰 수 없다. 목숨이 경각(頃刻)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있는 사람은 단잠(sweet sleep)을 이룰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울타리(hedge)가 되어 주시기 때문이다.
(시편 127:1-2)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그럼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는 누구인가? 잘생긴 사람? 예쁜 사람? 돈 많은 사람? 아니다. 하나님은 결코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는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이다.
(잠언 8:17)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I love those who love me, and those who seek me find me)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기를 원한다면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 물론 자기 목적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려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주관(主管)해 가신다. 반대로 인생의 고립(isolation)은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갈수록 심화(deepen)된다. 그런고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 실타래(skein) 같은 인생의 고리를 풀어가는 해답이 되는 것이다.
(사55:6-7)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하나님께 나아오는 자들을 하나님은 받아들이시고 돌보신다. 하나님께는 부귀와 권세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생각은 믿는 자들을 가난하게 하고, 병들게 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곳간에 있는 모든 좋은 것으로 성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속된 말로 예수 믿으면 가난하게 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no chance) 소리, 곧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예를 들어, 하나님 신앙의 뿌리인 유대인들의 수는 세계적으로 2,500만 명 정도이다. 유대인의 인구수는 세계 인구의 0.3%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현재 유대인은 미국의 정치, 경제, 금융, 예술, 문화, 언론, 정보통신 등 주요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65%, 의학상의 23%, 물리학상의 22%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유대인 인구는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상위 부자 40명 중 절반이 유대인이다. 다시말해 하나님 신앙, 예수 신앙은 성도를 복의 자리로 이끌어 간다는 말이다.
(잠언 8:18-21) '부귀가 내게 있고 장구한 재물과 공의도 그러하니라 내 열매는 금이나 정금보다 나으며 내 소득은 순은보다 나으니라 나는 정의로운 길로 행하며 공의로운 길 가운데로 다니나니 이는 나를 사랑하는 자가 재물을 얻어서 그 곳간에 채우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은 그냥 만나지는 분이 아니다. 우연히 어느날 믿게 되는 분이 아니다.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간절히 찾는 자에게 자신을 나타내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을 간절히 찾아서 반드시 그 분을 만나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네 인생의 퍼즐(Puzzle)이 맞춰지는 것이다.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 곧 홀로 살아가겠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것이다.
(시편 42:1)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예레미야 29:13)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
하나님을 만나라. 하나님을 사랑하라.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사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라. 그래야 인생 철부지가 아니라 인생 지혜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의 시간표를 갖고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사고도 재앙도 질병도 예측이 가능하기에 충격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각자의 시간표를 알 수 없기에 부지중에 재앙을 만나고 사고를 당하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자녀라면 두려움이 변하여 감사와 찬송이 되게 하실 것이다.
(사43:1-2)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성탄절 단골 영화가 있다. <벤허(Ben-Hur)>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서기 26년, 로마 제국 시대, 유다 벤허는 예루살렘의 부호이자 귀족이다. 어느 날 신임 총독이 부임하고 벤허의 옛 친구인 멧살라가 주둔 사령관으로 온다. 멧살라는 벤허에게 로마에 반역하는 유대인을 검거해 줄 것을 요구하며 함께 일할 것을 권유하지만 유대민족의 자부심을 가진 벤허는 이를 거부하고 두 사람은 적이 된다.
다음날 벤허는 여동생 티르자와 집 옥상에서 신임 총독의 부임 행렬을 지켜보다가 티르자의 실수로 기왓장이 총독의 머리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멧살라는 벤허가 무고한 줄 알면서도 유대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그에게 총독 암살 음모를 꾸민 반역죄를 적용한다. 벤허는 노예선에 노예로 팔려가고 어머니 미리암과 동생 티르자는 감옥에 보내진다.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갤리선 노예로 고된 삶을 이어가던 중 벤허가 타고 있는 선단이 해적선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그때 로마의 집정관인 아리우스를 구해준 공로로 그는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되고 아리우스의 양자가 된다. 자유인이 된 벤허는 고향으로 돌아가 옛사랑 에스더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한 멧살라를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명대사가 있다.
'뒤돌아 보지마 너의 삶은 앞에 있어...'
우리도 앞을 향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결코 인생 철부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