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신앙에세이 -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문학n천국 2023. 5. 3. 16:35

김상용목사의 <잠언서> 에세이
{ 솔로몬에게 듣는.. 인생 사용 설명서 }

[15]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

(잠언 19:15) '게으름이 사람으로 깊이 잠들게 하나니 태만한 사람은 주릴 것이니라'
       'Laziness brings on deep sleep,
       and the shiftless go hungry'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수작을 부릴(酬 酌~,hit on somebody) 때 보통 '당신의 아름다움에 현기증(dizziness)이 난다' 고 말한다. 이 멘트를 여자가 받아주면 수작이지만, 여자가 거부할 때 남자의 말은 개수작(개-酬酌)이 되고 만다.

차 멀미(car sickness)는 겪어본 사람만 아는 괴로움이 있다. 주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두통과 구토를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멀미의 원인을 '변화하는 시각적인 자극을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차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도 직접 운전을 하면 대부분 멀미를 하지 않는다. 눈 앞에 보여지는 시각적인 감각과 신체적 감각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각적인 정보없이 흔들리는 신체적 감각만 있을 경우는 멀미를 하게 되는 것이다.

차 멀미 보다 더 어지러운, 현기증 나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삶에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겪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구약시대 하나님이 인정하신 의인이었던 욥(Job)의 경우 열 명의 자식들이 한 날 한 시에 죽임을 당한 것 같은 상황이다.

(욥기 1:1-2)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그에게 아들 일곱과 딸 셋이 태어나니라'
('In the land of Uz there lived a man whose name was Job. This man was blameless and upright; he feared God and shunned evil. He had seven sons and three daughters')

(욥기 1:18-19) '그가 아직 말하는 동안에 또 한 사람이 와서 아뢰되 주인의 자녀들이 그들의 맏아들의 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시는데 거친 들에서 큰 바람이 와서 집 네 모퉁이를 치매 그 청년들 위에 무너지므로 그들이 죽었나이다 나만 홀로 피하였으므로 주인께 아뢰러 왔나이다 한지라'

열 명의 자식들을 하루 아침에 잃은 부모에게 위로할 만한 말이 있을까? 가장 가까운 평생 친구 셋이 욥을 찾아와 칠 일 동안 아무 말없이 욥의 곁에 앉아 있어 주었다. 공감(sympathy)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그렇다고 욥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아마 인지적으로는 괜챦아졌다고 대답할 수 있겠지만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아팠을 것이다.

(욥기 2:11-13) '그 때에 욥의 친구 세 사람이 이 모든 재앙이 그에게 내렸다 함을 듣고 각각 자기 지역에서부터 이르렀으니 곧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라 그들이 욥을 위문하고 위로하려 하여 서로 약속하고 오더니 눈을 들어 멀리 보매 그가 욥인 줄 알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그들이 일제히 소리 질러 울며 각각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리고 밤낮 칠 일 동안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고통이 심함을 보므로 그에게 한마디도 말하는 자가 없었더라'

또 한 사람이 있다. 모압 여인 룻(Ruth)이다. 모압은 현재 이스라엘 사해바다 동쪽 요르단이다. 이스라엘이 사사들에 의해 다스려지던 시대에 이스라엘 땅에 큰 흉년이 찾아왔다. 이 흉년을 피해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이주한 가정이 있다. 엘리멜렉의 가정이다.

(룻기 1:1-2)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그 땅에 흉년이 드니라 유다 베들레헴에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류하였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멜렉이요 그의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요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니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들이더라 그들이 모압 지방에 들어가서 거기 살더니'

이 가정은 모압 땅에서 잘 정착하는 듯 했다. 두 아들도 가정을 이루었다. 며느리들의 이름은 오르바와 룻이다. 그러나 엘리멜렉의 가정은 십 년을 넘기지 못하고 위태로운 가정이 되고 만다. 남자 셋, 곧 남편과 두 아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부들 가정이 되고 말았다.

(룻기 1:4-5) '그들은 모압 여자 중에서 그들의 아내를 맞이하였는데 하나의 이름은 오르바요 하나의 이름은 룻이더라 그들이 거기에 거주한 지 십 년쯤에 말론과 기룐 두 사람이 다 죽고 그 여인은 두 아들과 남편의 뒤에 남았더라'

세 남자의 죽음의 원인을 성경은 말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구약성경 시리아 번역본은 '두 아들이 이방인인 모압 여자들과 결혼하여 율법에 대하여 죄를 범하였으므로 그들의 날수가 단축되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쉽게 말해 유대인이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 땅에 가서 그곳에서 이방 여인과 결혼한 것에 대한 죄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본다.

십 년이 지나서 나오미는 유대 땅이 기근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땅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두 며느리가 눈에 밟혔다. 나오미는 며느리들에게 자기는 고향으로 돌아갈테니 각자 친정으로 돌아가 새 삶을 살라고 권유한다. 그리하여 오르바는 나오미와 작별하고 친정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며느리 룻은 어머니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선언한다.

(룻기 1:8)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가 죽은 자들과 나를 선대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너희를 선대하시기를 원하며'

(룻기 1:14-15) '그들이 소리를 높여 다시 울더니 오르바는 그의 시어머니에게 입 맞추되 룻은 그를 붙좇았더라 나오미가 또 이르되 보라 네 동서는 그의 백성과 그의 신들에게로 돌아가나니 너도 너의 동서를 따라 돌아가라 하니'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며 하나님 신앙을 고백한다. 비록 남편이 없지만 하나님 신앙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하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시어머니를 떠나간 며느리 오르바를 비난할 수는 없다. 젊디 젊은 여인이 남편 없는 반쪽 가정에서 평생 과부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르바도 룻도 모두 좋은 선택을 한 것이다.

(룻기 1:16-17)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나오미와 룻이 베들레헴에 돌아온 일은 모든 베들레헴 사람들에게 이슈(issue)가 된다. 왜냐하면 남편과 두 아들 없이 빈 손으로 과부들만 귀향했기 때문이다. 나오미는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재앙을 내리셨다고 말한다.

(룻기 1:19-20) '이에 그 두 사람이 베들레헴까지 갔더라 베들레헴에 이를 때에 온 성읍이 그들로 말미암아 떠들며 이르기를 이이가 나오미냐 하는지라 나오미가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라 부르라 이는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이니라'

룻은 이삭줍기를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당시는 농경사회였기에 요즘처럼 전문직 여성의 일자리는 없었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 엘리멜렉의 친족인 보아스를 만나 재혼하게 된다. 이 재혼은 시어머니 나오미의 적극적인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보아스와 룻 사이에서 아들 오벳이 태어난다. 오벳은 다윗왕의 조부이다. 다시말해 이방여인 룻은 다윗왕의 증조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룻기 4:17) '그의 이웃 여인들이 그에게 이름을 지어 주되 나오미에게 아들이 태어났다 하여 그의 이름을 오벳이라 하였는데 그는 다윗의 아버지인 이새의 아버지였더라'

(마태복음 1:5-6)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

나는 룻의 성실함과 삶에 대한 애착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룻의 성공은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에 뛰어들어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입장이었던 동서 오르바는 친정집으로 돌아갔다. 망설이거나 머뭇거림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남편없이 시어머니와 함께 할 미래는 아무 비전도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나 룻은 하나님 때문에 시어머니와 함께  유대 땅으로 향했다. 언제부터인가 룻은 하나님을 신앙하고 있었다. 물론 남편이 없다는 것은 오르바와 같은 처지다. 결과적으로 룻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고, 오르바는 모압신 그모스(Chemosh)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렇게 해서 룻은 다윗왕의 조상이 되었고 예수님의 족보에 등재되었다.

룻은 시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이삭줍기를 했다. 젊은 이방여인이 시어머니의 나라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삭줍기는 젊은 새댁이 하기에는 모양새가 좀 빠지는 일이 아닐까? 그럼에도 시어머니와 자기를 위해 그 일을 한다. 그리고 룻의 성실함과 신실함은 곧 소문이 났다.

(룻기 2:6-7) '베는 자를 거느린 사환이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나오미와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소녀인데 그의 말이 나로 베는 자를 따라 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하소서 하였고 아침부터 와서는 잠시 집에서 쉰 외에 지금까지 계속하는 중이니이다'

(룻기 2:11) '보아스가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남편이 죽은 후로 네가 시어머니에게 행한 모든 것과 네 부모와 고국을 떠나 전에 알지 못하던 백성에게로 온 일이 내게 분명히 알려졌느니라'

평생교육 전문기업 (주)휴넷의 대표이사인 조영탁씨가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배포한 글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힘든 선택을 할수록 인생은 더 쉬워지고, 쉬운 선택을 할수록 인생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쉬운 선택을 계속하다 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삶의 질도 추락하게 됩니다. 재앙에는 복이 깃들어 있고, 복은 재앙의 은신처라는 경구를 새겨봅니다'

게으름은 쉬운 길이고 쉬운 선택이다. 그러나 너무도 뻔한 결말을 마주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좁고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하고 세상을 유익하게 할 수 있다. 노아는 세상 사람들이 타락의 길로 갈 때 외롭고 고단하지만 방주를 제작하는 길을 갔다. 결국 노아의 가족 8명만 대홍수에서 구원받았다. 쉬운 길 말고 어려운 길을 가자.

(마태복음 7:13-14)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24:38-39)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