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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실패에 주눅들지 말라

문학n천국 2023. 5. 25. 08:15

김상용목사의 <잠언서> 에세이
{ 솔로몬에게 듣는.. 인생 사용 설명서 }

[21] 실패에 주눅들지 말라

(잠언 24:16)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내가 사는 동네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형촌마을이다. 2011년 우면산(牛眠山) 산사태로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마을이다. 동네 120 가구 중 60 가구가 침수되었다. 이 산사태로 형촌마을 고급 전원주택에 살던 당시 신세계그룹 구학서 회장 부인도 사망했다. 물에 잠긴 지하실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2011년 7월 26일~27일 서울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어떤 전문가는 우면산 터널 공사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내려 산사태(landslide)가 발생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우면산 산사태는 방송 뿐만아니라 신문에서 대서특필(大書特筆)했던 사건이다. 나는 산사태가 수습된 이후에 아랫마을 아파트에서 살다가 윗마을인 형촌마을로 이사를 했다. 이렇게 십 수년이 지난 일을 서두(序頭)에 말하는 것은 지금 우면산의 변화된 모습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지금 우면산은 산사태 이후 대대적인 배수로 공사 및 취약지 보강공사로 인해 어지간한 홍수에는 끄떡없을 만큼 잘 정비된 산이 되었다.

나와 아내는 우면산 생태공원과 등산로를 자주 다니는데 참 잘 만들어 놓았다. 수십 만 개의 큰 돌을 가져다가 크고 웅장한 배수로 여러 개를 만들어 놓았다. 이제는 2011년의 위태로운 우면산이 아니다. 지금은 홍수나 산사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지대가 되었다. 우면산 정상 소망탑에 오르면 앞 쪽 산자락엔 서초동 예술의 전당(藝術의殿堂, Seoul Arts Center)이 자리잡고 있고, 뒤 쪽 산자락엔 형촌마을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우면산(牛眠山)은 해발 293m의 낮은 산이다.

우리는 큰 일을 겪을 때 불행이라고 쉽게 단정짓고 덮어 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가져다 주는 삶의 변화는 그 가치를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After a storm comes a calm)'는 속담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산사태로 아까운 목숨을 많이 잃었지만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 더 안전한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단련하실 때 사용하시는 도구는 '고난' 이다. 고난을 겪음으로 사람은 영적으로 육적으로 단단해진다. 질적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는 고백은 단순히 언어유희(言語遊戱)나 말장난(word play)이 아니다. 실제적인 교훈이다.

(시편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중국 송(宋, 960년 ~ 1279년)나라 범엽이 쓴 후한서에 보면 전쟁에서 패한 장수가 도망하여 작은 굴에 들어가 숨어 지냈던 이야기가 있다. 장수가 보니 갑자기 거미가 나타나 굴 입구에 거미줄을 치는 것이었다. 장수는 거미줄을 걷어 버렸다. 그런데 거미는 다시 굴의 입구에 거미줄 치는 일을 반복했다. 또 다시 거미줄을 걷어 치우기를 일곱 번이나 했지만 거미는 여덟 번째 거미줄을 굴 입구에 쳤다.

마침 그때 적의 수색대가 굴 앞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들은 거미줄을 보더니 안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돌아갔다. 그 장수는 포기하지 않고 여덟 번째 거미줄을 친 거미 덕분에 목숨을 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장수는 큰 깨달음을 얻고 후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일을 기반으로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고 한다. 한 장수의 목숨을 살린 거미처럼 작은 실패에 주저앉지 말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12년 동안 혈루증(血漏症)을 앓던 여인이 어느날 예수님을 찾아왔다. 혈루증은 부인과(婦人科) 질병으로 하혈(下血)이 멈추지 않는 병이다. 성경은 이 여인이 12년 동안 많은 의사들을 찾아 다녔고 돈을 다 허비할 만큼 백방으로 노력을 했음에도 아무 효험도 없고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었다고 말씀한다. 아마 이 여인은 빈혈(貧血)로 자주 현기증을 느끼고 쓰러졌을 것이다. 결혼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만약 결혼 이후에 이 병이 발병했다면 이혼을 당했을 것이다. 유대사회는 이런 문제에 엄격했다. 이 여인은 혈루병 발병 이후 정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단 하루도 살지 못했을 것이다. 

구약성경 레위기 15장에 보면, 누구든지 몸에 유출병이 있으면 부정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여인은 혈루병으로 인해 존재 자체가 부정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그가 누운 침상이며 앉았던 방석이나 의자 등이 다 부정하게 여겨졌다. 그가 만진 질그릇은 깨뜨리고 목기는 다 물로 씻어야 했다. 그리고 이 여인은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레위기 15:25-28) '만일 여인의 피의 유출이 그의 불결기가 아닌데도 여러 날이 간다든지 그 유출이 그의 불결기를 지나도 계속되면 그 부정을 유출하는 모든 날 동안은 그 불결한 때와 같이 부정한즉 그의 유출이 있는 모든 날 동안에 그가 눕는 침상은 그에게 불결한 때의 침상과 같고 그가 앉는 모든 자리도 부정함이 불결한 때의 부정과 같으니 그것들을 만지는 자는 다 부정한즉 그의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이며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요 그의 유출이 그치면 이레를 센 후에야 정하리니'

그러나 성경 어디서도 이 여인의 죄나 잘못을 언급하지 않는다. 건강을 방치했다든지, 악을 행하여 벌을 받았다든지, 하나님이 저주했다든지 하는 언급이 없다. 이 여인은 그저 어느날 혈루병에 걸려 12 년을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것 뿐이다.

이 여인은 12 년 동안 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다. 요즘처럼 대학병원이 있었다면 더 빨리, 더 적은 비용으로 치료 받았을 수도 있다. 이 여인은 작은 치료 가능성이라도 말해 주는 의사가 있으면 돈을 들고 쫓아갔을 것이다. 그러기를 12 년을 했다. 그 사이 돈은 다 허비했고 상태는 더 위중해지고 말았다. 돈과 세월을 모두 허비해 버린 것이다.

(마가복음 5:25-29)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이 여인은 12 년 동안 수십 번의 실패를 경험했을 것이다. 돈을 받기 위해 완치를 장담했던 의사들이 치료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돈은 물론 영혼까지 그들에게 탈탈 털렸을(take to the Cleaners) 것이다. 낫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은 매우 간절했을 것이다.

많은 의사들에게 돈과 영혼까지 다 내어준 후에 그녀는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다. 그녀는 예수님을 찾아왔다. 그리고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댔다. 그순간 12년 동안 그녀를 괴롭히던 하혈(下血)이 멈췄다. 그녀에게는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만 대도 낫게 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밑도 끝도 없이 분명 믿음으로 고침받았다고 말씀한다. 아마 이 여인은 예수님의 소문을 듣는 것 만으로도 믿음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이 여인은 전 재산이 아닌 믿음 하나로 새 삶을 허락받은 것이다.

이 여인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잃고 나서야 예수님을 만났다. 그녀는 예수님을 만나기까지 너무나 비싼 댓가를 치렀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은혜이다. 평생을 살아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 채 잠이 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오늘 살아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시작할 소망이 있는 것이다.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 안에는 항상 사는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너무나 중요한 진리이다.

(시편 37:23-24)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권토중래( 捲土重來,make redoubled efforts)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어떤 일에 실패한 사람이 그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힘을 쌓아 성공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칠전팔기(七顚八起), 곧 여러 번 실패한 후에 일어서기 보다 그 실패를 줄여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일이다.

인생의 실패를 줄여 성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예수님께 나아와야 한다. 혈루병 여인처럼 예수님께 나아오는 것이 인생의 실패를 끝내는 길이다. 인생 방황을 끝내는 길이다.

(이사야 55:1-2)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하지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 내게 듣고 들을지어다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을 것이며 너희 자신들이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

(이사야 55:6-7)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의 실패로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실패는 우리의 취약한 부분을 강하게 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링컨(Abraham Lincoln)은 27번 실패한 사람이었다. 이것은 링컨을 연구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숫자이다. 그는 실패의 아이콘(icon)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나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지금도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링컨은 매번 낙선 소식을 듣고도 절망하지 않았다. ' 난 낙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음식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배가 부를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 다음 이발소로 가서 머리를 곱게 다듬고 기름도 듬뿍 발랐다. 이제 아무도 나를 실패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이제 곧바로 또 시작을 했으니까. 배가 든든하고 머리가 단정하니 걸음걸이가 곧을 것이고 목소리는 힘이 넘칠 것이다. 내 스스로 다짐한다. 다시 힘을 내자. 링컨! '
 
(잠언 24:16)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

오늘도 예수님의 손을 붙잡고 일어서라. 김석균목사님의 찬양 '주님 손잡고 일어서세요' 의 가사처럼 말이다.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고난의 뒷편에 있는 주님이 주신 축복 미리 보면서 감사하세요, 너무 견디기 힘든 지금 이순간에도 주님이 일하고 계시잖아요, 남들은 지쳐 앉아 있을 지라도 당신만은 일어서세요, 힘을 내세요 힘을 내세요 주님이 손잡고 계시잖아요, 주님이 나와 함께 함을 믿는다면 어떤 역경도 이길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