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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 인생을 리셋하라

문학n천국 2023. 9. 8. 08:27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성경을 벤치마킹(bench marking) 하라 >

[12] 인생을 리셋(reset,재설정) 하라

일본 도쿄에 있는 제국 호텔(Imperial Hotel)은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라는 사람에 의해 1890년에 건축되었다. 그는 호텔 공사를 맡은 뒤 기초공사를 하는 데만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기초공사를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도 두 배 이상 지출되었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기초공사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라고 비난했다. 결국 기초공사에 2년, 나머지 공사에 2년이 걸려 4년 만에 제국호텔은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 공사는 일본 건축가들 사이에서 시간과 돈을 지나치게 많이 들인 실패한 건축물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그런데 이 호텔이 완공된 지 33년이 되던 해인1923년 9월 1일에 도쿄에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일명 관동대지진(The Great Kanto Earthquake)이다. 이 때 가옥 30만 채와 도로들이 파손되고, 10만 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2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한마디로 그 일대가 쑥대밭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제국호텔은 접시 몇 개만 깨지는 정도의 피해만 입었을 뿐이다. 미국에서 난민을 위한 보급품이 도착하기 전까지 제국호텔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난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 이 일로 인해 제국호텔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제국호텔을 건축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일본 건축계의 영웅이 되었다.

반대의 경우를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데  1995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5시 50분 경 서울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다. 이 사고로 총 502명이 사망했으며 93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국내에서 단일 사건 최대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준공 6년 밖에 안 된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원인은 부실시공과 안전불감증 때문이었다.

삼풍백화점(三豐百貨店) 붕괴 참사에 앞서 1994년에는 한강 성수대교가 무너져 32명이 사망했고, 훨씬 이전인 1970년에는 서울 창천동 와우산 기슭에 있던 5층 규모의 와우아파트가 붕괴돼 33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들의 원인은 모두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결말이 어둡다는 사례들이다. 실력은 눈에 보여지는 화려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기본기(foundation)가 곧 실력이다.

성경의 인물 가운데 큰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다.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Naaman)이다. 아람은 오늘날의 시리아(Syria)이다. 나아만은 문둥병자(leper ,나병환자)다. 이런 치명적인 약점(bad point)을 갖고 있지만 그는 왕의 최측근이자 군대장관이 되었다. 그만큼 그의 능력이 출중(出衆)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학자들 가운데는 북이스라엘의 가장 악한 왕이었던 아합(Ahab, 22년간 재위)을 아람의 나아만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죽였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나아만 장군은 아람을 국가적 위기에서 건져낸 장수였다.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같은 명장(名將)인 셈이다.

(열왕기하 5:1)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열왕기상 22:35) '이 날에 전쟁이 맹렬하였으므로 아합 왕이 병거 가운데에 붙들려 서서 아람 사람을 막다가 저녁에 이르러 죽었는데 상처의 피가 흘러 병거 바닥에 고였더라'

당시 아람왕은 직접적으로 그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벤하닷I세(Ben Hadad I세, B.C. 900-860)로 알려져 있다. 벤하닷 I세가 생존했던 시기에는 북이스라엘과 아람이 적대적 관계였다.

이렇듯 나아만 장군은 사람들이 꺼려 하는 문둥병자이지만 그의 실력으로 인생의 장애물(obstacle)을 극복해 냈다고 보여진다.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실력으로 모든 비난을 존경으로 바꾼 것처럼 말이다.

나아만은 이스라엘 아합왕을 죽이고 아람으로 돌아갈 때 이스라엘 백성들을 종으로 끌고 갔던 것 같다. 그 가운데 계집 종이 있었는데 그가 나아만에게 엘리사 선지자를 소개한다. 엘리사(Elisha)는 기적과 이적을 행했던 선지자였다.

(열왕기하 5:2-3) '전에 아람 사람이 떼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으매 그가 나아만의 아내에게 수종들더니  그의 여주인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 하는지라'

나아만은 아람왕에게 어린 계집 종의 얘기를 전한다. 그러자 아람왕 벤하닷은 친서(親書)를 이스라엘 왕에게 써서 나아만 장군과 함께 보낸다. 신하의 병(病) 치료를 위해 왕이 적국(敵國)인 이웃 나라 왕에게 친서를 보내 부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열왕기하 5:5-6) '아람 왕이 이르되 갈지어다 이제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글을 보내리라 하더라 나아만이 곧 떠날새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의 나병을 고쳐 주소서 하였더라'

엘리사 선지자는 북이스라엘 왕 여호람, 예후, 여호아하스, 요아스 등 4대에 걸쳐 활동했다.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 치료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는 여호람 왕 통치 시기였다. 나아만 장군은 왕의 친서를 들고 엄청난 선물을 들고 이스라엘 왕에게로 갔다. 준비한 예물은 은(銀) 340 kg과 금(金) 6천 개, 고급 모피 코트 10벌이었다. 

이렇게 나아만이 왕의 친서와 많은 예물 보따리를 들고 찾아왔지만 엘리사 선지자를 만날 수 없었다. 엘리사가 나아만의 얼굴도 보지 않고 문전박대(門前薄待) 했기 때문이다. 나아만 장군의 자존심에 큰 흠집(scratch)이 났다. 감히 선지자 따위가 왕의 친서를 들고 찾아온 세계적인 명장(名將)을 개무시(belittle, ignore)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엘리사가 무례(無禮)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하나님 앞에서 나아만의 간절함을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하나님이 고치셨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만나주지 않았고, 요단강에 가서 몸을 일곱 번 씻으라고 명령했다.

(열왕기하 5:10-11) '엘리사가 사자를 그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가서 요단 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하는지라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이르되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나아만은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 엘리사가 자신과의 만남을 기뻐하지 않았고 어떤 치료 행위도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리고 이후에 이스라엘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을 것이다.

(열왕기하 5:13) '그의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하니'

그러나 그의 수행원들이 나아만을 막아선다. 기왕 이스라엘 땅에 들어왔고, 밑져야 본전이니(Here goes nothing) 요단강에 몸을 잠그기를 청한다. 이스라엘 계집 여종과 수행원들의 역할이 매우 돋보이는 사건이다. 결국 나아만은 수행원들의 말을 듣고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근다.

그리고 특별한 하나님의 치유가 그에게 나타난다. 단순히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잠갔을 뿐인데 피부가 어린 아이의 살결같이 회복되었다. 나아만을 괴롭혔던 증상들이 깨끗이 사라졌다.

(열왕기하 5:14)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나병균이 코점막에 침범하면 코막힘과 출혈이, 눈에 침범하면 홍채염, 각막염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과거에 문둥병(나병, 한센병) 환자는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시력을 상실하기도 했다. 코나 손이나 발이 문드러져 상실한 환자도 많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나병균에 새롭게 감염된 환자는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140만 명이다. 전체 환자의 66%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아만 장군은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잠갔을 뿐인데 위의 증상들이 모두 사라지고 회복되었다. 나아만의 인생이 새로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하나님 신앙, 예수 신앙은 우리 삶을 언제든지 리셋(reset, 재설정) 가능케 한다.

나아만은 고국으로 돌아가며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방편으로 흙을 실어간다. 물론 방법에 있어서 논란이 될 수 있다. 흙은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열왕기하 5:17) '나아만이 이르되 그러면 청하건대 노새 두 마리에 실을 흙을 당신의 종에게 주소서 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물과 다른 희생제사를 여호와 외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

아무튼 나아만은 문둥병을 고침받았다. 목사님들이 이 본문을 설교할 때 대부분 나아만의 순종이 치유기적을 일으켰다고 말한다. 주의 종의 명령에 순종하여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잠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나아만의 인생을 새롭게 한 것은 이스라엘의 고난이 최초 원인이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아람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략해 사람들을 붙잡아 간 것이 원인이었다는 생각이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환경에서도 일하시는 분이시다. 아람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고통스런 경험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사건을 통해 훗날 나아만 장군을 구원하셨고 하나님의 영광, 이스라엘의 영광을 나타내셨다. 물론 나아만을 위해 이스라엘이 고통당했다는 것은 억지 주장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안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우리 삶은 언제든 은혜로서 리셋(reset,재설정)되고, 리후레쉬(refresh,상쾌하다) 된다는 사실이다.

(고린도후서 4:16-18)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