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2] 아기 예수 탄생과 동방박사 (2장)
유대 헤롯왕 때에 예수께서 베들레헴에서 출생하셨다. 산부인과가 아닌 말구유에서 인생의 첫 날을 시작하셨다. 낮고 낮은 자리에서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신 것이다. 이 위대한 탄생은 모든 사람들에게 숨겨져 있었다. 당시 구약성경을 연구하던 서기관들도 메시야 출생을 먼 미래의 사건으로만 여길뿐이었다. 모두가 메시야를 기다렸지만 정작 그 메시야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이 땅에 오셨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메시야의 탄생을 유대인이 아닌 동방박사들을 보내셔서 자축하셨다. 동방박사들이 누구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유대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세 동방교회에서는 박사들의 숫자가 12명이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서방교회의 전통을 따라 3명이라고 믿고 있다. 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바친 예물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 이 세 가지였기에 세 사람으로 추측하는 것이다.
동방박사들은 먼 길을 걸어 유대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도착한다. 이 동방박사들은 아마도 별자리를 연구하던 페르시아 천문학자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들이 별의 인도함을 따라 왔기 때문이다. 별을 보며 왕의 탄생을 알고, 또 그 별의 인도함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천문학자들 뿐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별의 움직임을 보고 어떤 하늘의 뜻도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동방박사들은 왕실 앞에서나 혹은 큰 거리에서 외쳤을 것이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으니 유대 백성들은 이미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헤롯왕은 박사들의 소리를 전해듣고 간담이 서늘해졌으리라. 내가 왕인데 왕이 태어났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반란의 조짐일까?
헤롯왕은 박사들을 궁으로 조용히 불러 물었다.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는 것이 사실인가? 박사들은 별자리의 움직임을 보고 알게 되었고, 그 별의 인도함을 받고 여기까지 왔노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헤롯왕은 그들을 보내며 왕이 태어난 곳을 찾거든 알려 달라고 부탁한다. 태어난 왕께 경배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본심은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동방박사들이 떠난 후에 헤롯은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을 불러 메시야의 출생지로 예고된 지역이 어딘지 묻는다. 이들은 성경에 베들레헴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답한다. 헤롯은 동방박사들이 소식을 전해오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께서 다른 길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고 돌아갔다.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헤롯은 박사들의 얘기를 토대로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 모든 사내 아이들을 살해하게 된다. 하지만 아기 예수는 이미 베들레헴을 떠나 애굽을 향하고 있었다. 성령께서 위험을 미리 고지해 주셨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헤롯왕이 죽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유대 땅으로 돌아가라고 하신다. 하지만 요셉과 마리아는 여전히 두려웠다. 헤롯의 아들 아켈라오가 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목적지를 말씀해 주셨다. 바로 갈릴리 나사렛이다. 예수님이 나사렛 사람이 된 것은 바로 헤롯 가문의 핍박 때문이었다.
동방박사들의 신앙을 논할 수는 없다. 그들이 신앙 때문에 예물을 드리러 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유대인의 왕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신앙 때문에 먼 길을 여행해서 아기 예수님을 찾아왔다면 그들은 순례자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동방박사들을 통해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언제나 가까이 계시는 주님을 찾는 노력이다. 유대인들은 주님을 찾지 않았다. 관심을 갖지 않았다. 동방박사들에게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유추해 볼 수 있어야겠다. '나는 주님을 만나기 위해, 주님과 동행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