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3)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
(The higher the mountain, the deeper the valley)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속담이 있다. 품은 뜻이 높으면 생각 또한 깊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 말에 대해 크게 성공하려면 많은 고난을 통과해야 한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원인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도 유사한 의미의 격언들이 있는데 ‘No cross, No crown'(십자가가 없으면, 면류관도 없다). ‘No sweat, No sweet'(땀이 없으면, 달콤함도 없다). ‘No pain, No gain'(고통이 없으면, 얻을 게 없다) 등이다.
언젠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58)씨의 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었다. 그녀의 발은 평범한 여성들의 아담하고 예쁜 발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과 매칭(matching)이 되지 않을 만큼 기형(畸形)적인 발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발레리나들의 특징으로, 엄지 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뼈가 바깥으로 튀어나온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턴(turn)을 하기 위해 힘을 줘서 생긴 발 변형 질환인 무지외반증(拇趾外反症)이라고 한다. 또 뼈가 굳지 않은 어린 나이부터 토슈즈(toe shoes)를 신고 발끝으로 서고, 발등을 미는 등 끊임없이 발을 혹사함으로써 변형된 것이라 한다. 그 사진을 보고 있자니 그녀에게 주어진 명예는 참으로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우리의 생각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본다. 산(山) 정상을 바라보기 전에 지금 고난의 골짜기를 즐길 수 있는지, 부활의 영광을 상상하기 전에 고난의 십자가를 즐거워할 수 있는지, 달콤한 휴가를 상상하기 전에 오늘 땀 흘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아브라함의 복을 받기 원하면서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시험은 거부한다든지, 노아처럼 의(義)의 후사가 되고 싶어 하면서 오랫동안 방주(Ark)를 제작하는 일은 싫어한다든지, 부활에 동참하고자 하면서 십자가를 지는 일에서 도망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고려(高麗)의 강감찬(姜邯贊) 장군은 귀주대첩(龜州大捷)의 영웅으로 거란과의 26년의 기나긴 전쟁을 끝낸 장본인이다. 강감찬은 35세의 늦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한다. 당시 과거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24~25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평생을 문신 곧 행정직 공무원으로 살던 그가 71세의 노인이 되어서야 군인이 되어 전쟁을 이끈다. 거란 군대는 마지막 3차 침공에서 정예병 10만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지만 귀주에서 강감찬에게 패해 겨우 수천 명만 살아서 돌아간다. 이렇게 귀주대첩으로 고려가 승리하며 긴 전쟁이 끝이 난다. 그리고 강감찬은 83세에 숨을 거둔다.
나는 KBS 역사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보면서 강감찬 장군에게서 배운 점이 있다. 먼저는, 나의 쓰임새는 내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마지막까지 헌신하고자 하면 반드시 기회는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런고로 내게 찾아오는 고난이 크면 '나는 쓸모가 많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며 그 힘듦을 즐길 수 있어야 하겠다. 우리는 저주받은 인생이 아니다. 축복의 자리로 가는 여정에 서 있을 뿐이다. 이것이 믿어져야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로마서 8:18)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고린도전서 10:13)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