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6) 인생의 보릿고개를 넘어서라
가수 진성의 <보릿고개>(2015)의 가사이다.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에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 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보릿고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우리나라 농촌이 겪었던 가난한 현실을 나타내는 말로, 지난 가을에 수확했던 곡식이 떨어지고, 햇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식량이 없던 음력 4월과 5월을 가리킨다. 이 보릿고개는 1970년대에 서울대 허문회 박사가 품종 개발한 통일벼의 보급으로인해 배고픔에 대한 설움은 점점 사라져 갔다.
보릿고개는 하루 세 끼는 커녕 배를 채우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시절이다. 밥 그릇에서 쌀 알을 볼 수 있는 날은 추석과 설날, 그리고 조상님의 제삿날 뿐이던 시절이다. 그 시절을 살던 사람들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배를 채우다가 조상님 덕에 나물 제삿밥을 얻어먹던 시절이다.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나의 어릴 적을 추억해 보건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아카시아 꽃과 진달래 꽃을 한 움큼씩 따서 먹었고, 어린 소나무 껍질을 벗겨서 그 안에 있는 하얀 속껍질을 껌처럼 씹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가 해주신 쑥버무리를 먹었고, 칡뿌리를 캐서 먹는 등, 암튼 원시적인 방법으로 배를 채웠던 추억이 있다. 한마디로 초근목피(草根木皮)로 가난을 견디었던 시절이었다. 오늘 우리네 인생이 그 시절 같다 해도 좌절해선 안된다. 우리 또한 살아내야 한다.
징기즈칸(Genghis Khan)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몽골제국을 이룬 인물이자 ‘팍스 몽골리카(Pax Mongolica)’, 즉 '몽골 지배 하의 평화' 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유라시아(Eurasia) 대륙 대부분을 통치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그늘도 있었다.
징기즈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 먹으며 연명(延命)했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다. 너무 막막해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맞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가 살아나기도 했다' 고 고백했다.
우리도 징기즈칸처럼 처절하게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몇 날을 더 살고자 하는 욕심이 아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부르신 소명(calling)에 응답하기 위함이다. 사명(mission)을 감당키 위함이다. 우리는 사명에 살고 사명을 따라 죽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로마서 14:7-8)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엘리야 시대에 큰 가뭄이 와서 온 이스라엘 땅이 곤핍할 때 하나님께서 엘리야 선지자를 사르밧 과부 가정에 보내셨다. 그 과부는 마지막 한 끼를 만들어 먹고 아들과 함께 죽을 결심을 한 사람이었다. 과부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게 마지막 한 끼를 선지자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선지자를 대접했더니 가뭄이 지나기까지 삼년 육 개월 동안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는 기적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마지막 한 끼가 1,200끼가 된 것이다.
(열왕기상 17:15-16) '그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더니 그와 엘리야와 그의 식구가 여러 날 먹었으나 여호와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 같이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하니라'
우리가 행복로드(Happy road)를 걸어도, 혹은 보릿고개(The barley hump)를 넘어도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신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든 담대함으로 내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사야 43:2-3a)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