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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문학n천국 2024. 5. 17. 07:50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9)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No man is an island)

"No man is an island"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 영국 성공회(Anglican Church)의 사제(司祭)이자 시인(詩人)인 존 던(John Danne,1572~1631)의 글이다.

존 던이 살았던 당시 런던에서는 마을에서 사람이 죽으면 교회당의 종을 치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교회의 종소리가 울리면 귀족들은 하인을 시켜 누가 죽었는지 알아오게 했다. 그리고 심부름 갔던 하인이 돌아와서 누가 죽었는지 보고하면 귀족은 그 이름을 듣고서 장례식 참석여부를 판단했다.

존 던이 살던 마을에도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죽고, 그 때마다 교회의 종이 울렸다. ‘종이 울렸다, 누군가 죽었나보다.’ 그러던 어느 날 존 던마저 전염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있던 중에 그 종소리를 또 듣게 되었다. 그 때 존 던은 그 종소리의 울림이 바로 자신의 것일 수 있음을 깨닫고 쓴 것이 다음의 글이다.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가를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훗날 미국 작가 헤밍웨이(Hemingway, 1899-1961)는 존 던의 이 글을 인용하여 1940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does the bell toll?) 라는 800페이지 분량의 대작 소설을 발표하는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리고 헤밍웨이는 1954년에는 <노인과 바다>를 발표해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사람은 결국 혼자인가? 종소리와 함께 조용히 스러져 가는 존재인가? 어느 누구의 심리적인 부축도 받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가? 존 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 우리 가운데 누구도 외딴섬처럼 고립된 삶은 없다는 것이다. "No man is an island" 왜냐하면 우리의 고립을 허락지 아니하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요한복음 14:18-20)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이는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겠음이라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

1980년대 포크음악 듀엣 <시인과 촌장>으로 활동했던 가수 하덕규씨가 목사님이 되어 발표한 솔로 4집에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다>라는 곡이 있다. 그 가사이다.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오, 저 망망한 바다에 뿌려진 파편들처럼, 쓸쓸히 홀로 떠있는 외로운 섬이 아니오

그 누구도 외딴섬이 아니오, 이 막막한 우주에 날리는 티끌들처럼,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가는 외로운 섬이 아니오

우리 안에 태고 적부터 새겨져 있는 하늘 아버지의 형상, 인간이라는 온 세상과도 바꿀수 없다 말씀하신 생명, 우리 안에 먼 옛날부터 새겨져 있는 하나님의 그 형상..."

그렇다. 우리는 외딴 섬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돌봄 가운데 있는 피조물이다. 신앙과 외로움은 결코 병립(竝立)할 수 없다. 신앙은 하나님으로의 충만(充滿)이다. 하나님의 돌봄은 인생의 마지막 날에 종료될 것이다.

엘리야 선지자가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거짓 선지자 850명을 죽였다. 그러자 이들의 후견인이었던 이세벨 왕비가 엘리야를 죽이려 들었다. 결국 엘리야는 광야로 도망가 로뎀나무 아래 앉아 하나님께 죽기를 간구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요구에 반대하시며 천사들을 보내 음식을 먹이셨다.

(열왕기상 19:7-8)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음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절망이 아니다. 포기도 아니다. '외톨이' 라는 상상에서 벗어나길 원하신다. 우리는 결코 외딴섬이 아니다. 하나님은 일 년 365일, 곧 8,760 시간 동안 내 곁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