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으로 갑니다
김상용목사
세계의 4분의 1을 정복한 사람
더 이상 정복할 땅이 없음을 안타까워한 사람
그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다
스무살에 왕이 되어 서른 셋에 죽었다
인도를 정복하던 중 바벨론에서
열병, 곧 말라리아균에 감염되어 열흘 만에 죽었다
그는 '내 시신을 묻을 때 양 손은 묻지 말고
땅 밖으로 꺼내놓으라'고 유언했다
영웅도 빈 손으로 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고
남겨진 이들을 위한 왕의 배려였다
알렉산더의 마지막 이 장면은 우리에게
그의 삶의 만족도가 어떠했는지를 알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지막 순간은
후회나 탄식이 아닌 소망이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남길 메시지는
'빈 손' 혹은 '공수래 공수거'가 아니어야 한다
'내게 천국문이 열렸다'와 같은
창조적이고 소망적인 메시지라야 한다
언젠가 내 유언에 대해 생각해 둔 게 있다
"위드 지저스(With Jesus)"이다
예수와 함께 하면 고통이 감사로,
실패가 축복으로 변하는 이 비밀을 나는 남기고 싶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유언이다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행복하십시오'
(디모데후서 4:7-8)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