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41]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 (13:1-9)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랐다. 전형적인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농사일을 보면서 자랐다. 농부가 씨를 뿌릴 때는 먼저 밭을 갈아 엎어서 자갈 같은 돌을 골라내고 흙 알갱이를 잘게 부수어 토양을 부드럽게 한다. 밑거름도 준다. 그리고 그 위에 채소나 곡물 등의 씨앗을 뿌린다.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흙으로 씨앗을 덮어준다. 새들이나 따가운 햇볕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함이다. 그후에도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아 주는 잔 일도 해야 한다. 가을 결실은 농부들의 경험으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마13장 본문에 보면 씨 뿌리는 비유를 말씀한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점은 씨 뿌리는 농부의 모습이다. 씨를 뿌리는데 씨앗이 때로는 길 가에, 돌 밭에, 가시떨기 안에, 옥토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씨앗을 어떻게 뿌리길래 옥토에 떨어져야 할 것이 길 가에, 돌밭에 까지 날아갈까 하는 것이다. 좀 살살 뿌리면 농부가 원하는 곳에 씨앗이 떨어지게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농부에게 농사일의 경험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농부가 좀 과격한 터프가이는 아닐까?
이렇게 해서 길 가에 떨어진 씨앗은 새들의 먹이가 되었고, 돌 밭에 떨어진 씨앗은 싹은 나오지만 햇볕에 타서 죽고 말았다. 가시떨기에 떨어진 씨앗은 가시떨기에 기가 눌려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옥토에 떨어진 씨앗은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했다.
이것을 보며 알 수 있는 것은 결실은 씨앗 자체의 문제보다 외적인 요인이 참 중요하다는 것이다. 길 가에 떨어진 씨앗도 만약 옥토에 떨어졌다면 백 배의 결실을 했을 거라는 사실이다. 반대로 옥토에 떨어졌던 씨앗도 길 가에 떨어졌다면 새의 먹이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럼 본문에서 씨앗은 무엇일까? 복음이다. 농부가 씨앗을 과격하게 터프하게 흩뿌린 이유는 복음이기 때문이다. 복음은 특정 대상만 위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음은 마음이 완악한 돌짝 밭 같은 사람 뿐만 아니라 갈급한 심령 모두를 위하기 때문이다. 복음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선포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다.
먼저 길 가에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은 복음을 듣지만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13:19) '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나니 이는 곧 길 가에 뿌려진 자요'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환난에 쉽게 넘어지는 사람이다. (13:20-21) '돌밭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즉시 기쁨으로 받되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시 견디다가 말씀으로 말미암아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
가시떨기에 떨어졌다는 것은 결실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13:22) '가시떨기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들으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자요'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결실하는 사람이다.
(13:23)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느니라'
우리는 늘 성장해 가야 한다. 사도바울처럼 한 순간에 큰 회심의 역사는 없었을지라도 점점 변화되어야 한다. 길 가이던 마음 밭이 돌밭으로 조금 나아지고, 돌밭이었던 마음 밭이 가시떨기로, 가시떨기이던 마음 밭이 옥토로 바뀌어 가야 한다. 여전히 길 가에 머물러 있거나 돌밭에 머물러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옥토이던 신앙이 돌짝 밭 신앙으로 역주행 해서도 안된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그들이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갈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향수병을 이겨냈고, 보다 더 나은 곳이 있음을 믿고 가나안을 향해 전진해 나갔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새로운 본향을 바라보며 나아갔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
(히11:15-16)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우리는 점점 더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가는 신앙, 열매 맺는 옥토로 나아가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