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5]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4:12-22)
예수님 사역의 첫 신호탄이 되었던 광야시험에서 예수님은 마귀의 세 가지 시험에 말씀으로 승리하셨다. 예수님은 마귀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갈 것과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 것과 하나님만 섬길 것을 선포하셨다.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 삶의 기본(Basic)으로 삼아야 할 것들이다. 말씀과 섬김, 이것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설정하는 기본이 된다. 하나님만을 섬기며 그 분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신앙인의 모습이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굴복시키자 마귀는 예수님을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들었다. 새로운 질서의 시작이다. 그동안은 마귀가 이 어둠의 땅을 통치했지만 이제 새 주인이 오신 것이다. 이 땅은 그동안 마귀에게 탈취를 당했던 것이다. (4:16)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예수님의 세상을 향한 첫 메시지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이다.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선포하신 것은 천국이다. 이 천국을 얻고자 하는 자는 죄를 회개해야 하는 것이다. 천국은 건축중인 어떤 건물이 아니다. 바울의 경험에 의하면 셋째 하늘에 있는 어떤 공간이고 인간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최상의 그리고 또 최상의 공간이다(고후12:4).
또한 예수님은 천국을 전파할 동역자인 제자들을 세우셨다. 먼저는 갈릴리 해변에서 4명의 제자를 부르셨다. 베드로와 형제 안드레 그리고 세베대의 두 아들 요한과 야고보이다. 이들은 그물을 던지거나 그물을 수선하다가 예수님께 부름받았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어떤 세상적인 비전도 제시하지 않으셨다. 돌아올 혜택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셨다. (4:19-20)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그들이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뚜렷한 설명도 없었지만 이들은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다. 직업을 버리고 가야 하는 길이기에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를 예상했겠지만 후회한 기색은 없다. 이것이야말로 '이끌림'이 아닐까? 논리적이지 않지만 가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될 만한 그릇들이었다.
이런 강력한 이끌림을 받은 자는 환난 가운데서 부동의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뿌리가 뽑히지 않는다. 물론 바람에 휘청거릴 수는 있어도 뿌리가 뽑히는 일은 없는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새벽녘 닭 울음소리를 듣고 회개의 통곡을 한 뒤 모든 두려움을 떨쳐낸다. 그리고 훗날 십자가에서 거꾸로 매달려 죽기를 자청했다.
사람을 낚는 어부는 무엇을 의미할까? 분명한 것은 더 숙련된 어부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어부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존재 곧 거듭난 존재가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거듭남의 축복 가운데로 인도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건져 올리는 사명이다. 어부는 씨를 뿌리지 않는다. 물고기를 추적해서 건져 올리는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해 주실 것이다. 그러나 건져 올리는 몫은 우리에게 일임하신다. 세상에 수고롭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생명을 건져 올리는 일은 영원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