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62] 천국 보좌 좌우편에 앉을 사람 (마20:20-28)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그리고 길 위에서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대해 세번 째 언급하셨다. 처음 십자가를 지시겠다고 선언하셨을 때는 베드로가 강력하게 반대하며 자기가 십자가를 막아보겠다고 했다가 예수님으로부터 사탄아 물러가라는 책망을 들었다(16:23). 이 기억 때문인지 이제 십자가를 반대하며 나서는 제자는 없었다.
(16:23)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때마침 제자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나아와 간청했다. 주님의 나라에서 내 두 아들을 주님 보좌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20:21) '예수께서 이르시되 무엇을 원하느냐 이르되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
마치 학부모가 담임 선생님을 찾아와 부탁하는 모습 같다. 두 아들의 헌신을 높이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같은 내용을 기록한 병행 본문인 막 10:35-45절에는 두 제자의 어머니가 아닌 두 제자가 직접 보좌 좌우편에 앉게 해 주시기를 간청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열 명의 제자들은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야고보와 요한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막10:35, 37)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주께 나아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무엇이든지 우리가 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나이다......여짜오되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20:24) '열 제자가 듣고 그 두 형제에 대하여 분히 여기거늘'
그러나 예수님은 두 제자가 천국 보좌에 앉기를 원한다면 먼저 고난의 잔을 마셔야 함을 말씀하셨다. 두 제자는 고난의 잔을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20:2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이 다짐 때문이었을까? 야고보는 열두 사도 가운데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순교자가 되었다. 물론 교회사에 의하면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사도요한을 제외한 열 명의 사도들도 순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행12:1-2) '그 때에 헤롯 왕이 손을 들어 교회 중에서 몇 사람을 해하려 하여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니'
예수님께서는 천국 보좌 좌우편에 앉는 사람은 섬김의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20:26-27)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세상에서는 권세를 가진 자가 으뜸이지만, 천국에서는 섬김을 체험적으로 아는 자가 인정을 받는다는 말씀이다. 세상 상식의 역설(parodox)이라고 할 수 있다. 섬김의 삶을 살았던 사람, 종의 삶을 경험해 본 사람이 주님의 보좌 좌우편에 앉게 된다는 것이다.
섬김의 삶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주님께서 이 땅에서 사셨던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낮고 낮은 곳에 오셔서 천하고 천한 인간을 섬기셨기 때문이다.
(20: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그런고로 우리가 주님을 닮고자 한다면 나를 내려놓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겠다. 나를 내려놓지 못하면 섬김은 공허한 말이 되고 만다. 주님께서는 목숨까지도 내려 놓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의 삶을 통해 주님의 목숨값을 얼마나 의미있게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주님은 낮아지셨는데 우리는 높아지려고 하지는 않는지, 주님은 섬김을 다하시고 떠나셨는데 우리는 여전히 대접 받기를 좋아하지 않는지, 주님은 명예를 구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명예를 쫓아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하겠다.
모세와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섬김에 대해 성경은 말씀한다.
(히3:5-6) '또한 모세는 장래에 말할 것을 증언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온 집에서 종으로서 신실하였고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로서 그와 같이 하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