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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산책 65.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다 (마21:18-22)

문학n천국 2021. 11. 27. 02:17

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65]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시다 (21:18-22)

예수님과 제자들이 베다니에서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던 중이었다. 예수님은 허기를 느끼시고 마침 눈에 들어온 무화과 나무에게 다가가셨다. 혹 열매를 얻을까 함이었다. 그러나 잎사귀 외에 열매를 발견하지 못하셨다.

이때는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 가운데 월요일 아침이었다. 유월절이 나흘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유월절은 계절로 분류하자면 이른 초봄이다. 이때 무화과 나무는 잎사귀 밖에 없을 시기이고 몇 달이 지나 6월쯤 되어야 열매를 맺는다.
(막11:13)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음을 보시고 나무를 저주하셨다.
(21:19)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예수님은 무화과의 때가 아님을 모르셨을까? 분명 알고 계셨을 것이다. 우리가 여름과 가을 제철 과일들을 쉽게 인지하듯이 알고 계셨을 것이다. 봄에 수박 넝쿨에 가서 수박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수박은 여름이 되어야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진다.

다시말해 예수님의 무화과 나무에 대한 행위는 상식을 깨뜨리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고 메시지를 위한 것이었는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무화과 나무라는 학습도구를 통해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깨닫게 하신 것은 기도였다.

같은 내용을 기록한 병행 본문인 막 11:12-14, 20-24절에 보면 마태복음에서는 무화과 나무가 그 순간 말랐는데, 마가복음에서는 다음날 아침에 제자들이 뿌리까지 마른 것을 발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무화과 나무가 마른 이유에 대해 물었고 예수님은 믿고 구하는 자의 기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21:20-22) '제자들이 보고 이상히 여겨 이르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곧 말랐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 이 무화과나무에게 된 이런 일만 할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 바다에 던져지라 하여도 될 것이요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하시니라'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가 뿌리까지 말라버린 이유나 과정은 설명하지 않으셨다. 다만 기도할 때 온전히 믿고 기도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믿고 기도하면 무화과 나무 뿌리까지 마르게 할 수도 있고, 산을 바다에 던져 빠뜨릴 수도 있다고 하신다.

어떤 분들은 이 본문을 열매없는 신앙을 경계하는 내용으로 가르치기도 하고 설교하기도 한다. 잘못된 해석이라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화과 나무는 아직 여름을 향해 가고 있을 뿐이다. 무화과는 봄에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과실수이다. 여름이 제철이다. 봄에 열매 없음을 질책하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워 보인다.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신다. 아직 열매 맺기에 이르다는 것을 아신다. 그리고 본문처럼 느닷없이 열매를 요구하시는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문은 무화과 나무의 열매 없음이 촛점이 아니라 기도의 능력이 강조점이고 촛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에게 이제부터 영원토록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고 선포하셨다. 그러자 곧 무화과 나무가 말라 버렸다. 좀 엄격하게 본문을 보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하셨지 무화과 나무에게 죽으라고 명령하신 것은 아니다. 이렇듯 열매없는 삶이나 신앙은 무화과 나무처럼 스스로 무너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무화과 나무의 푸른 잎사귀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열매를 맺기 위한 푸르름이어야지 열매를 맺지 못하는 푸르름은 기만일 뿐이다. 우리에게 화려한 모양은 없을찌라도 열매로 주님을 기쁘게 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에게는 기도응답이라는 확실한 보증이 있다. 무엇이든지 구하면 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있다. 그런고로 기도로 큰 역사를 불러오는 사람들이 되어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