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77] 무화과나무의 교훈 (24:32-42)
마태복음 24장을 종말장 혹은 작은 계시록이라고 부른다. 마지막 때에 있게 될 일을 여러 가지 비유로 말씀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때의 모습은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가 등장하게 되고, 난리와 난리 소문이 있고, 신앙 핍박이 있고,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진다고 말씀한다.
본문에는 무화과 나무를 통해 마지막 때의 일을 보여주신다. 무화과는 3월말에 꽃이 피어 8~10월 사이에 수확하는 과실이다. 이 무화과는 열매를 맺기 위해 먼저 가지를 연하게, 부드럽게 만든다. 그리고 잎사귀를 내고 열매가 나오게 한다. 마지막 때에도 이와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느닷없이 종말이 찾아오지 않고 그에 앞서 표징을 주신다는 것이다.
그 예로 노아의 시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노아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방주를 제작하고 홍수가 시작되기 까지의 기간은 120년이었다. 물론 방주 제작 기간만 120년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시간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기회였다.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죄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남의 일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라 해도 노아의 이상한 행동이 궁금하지 않았을까? 온 가족 8명이 수십 년 째 목수 일을 하고 있으니 그 이유를 누군가는 물어 보았을테고 분명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도 죄에서 떠나지 않았다.
작은 돛단배도 아니고 축구장 만한 배를 만들겠다고 하니 이 가족들이 뭔가 사이비 신에 붙잡혔을거라 오해했을 것이다. 수십 만 번의 망치소리가 온 마을을 울렸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오해는 확신이 되어 갔을 것이다. 분명 저 사람들이 미쳤다고 단정했을 것이다.
수십 만 번의 망치 소리, 톱 켜는 소리가 그 시대 사람들을 회개시키지 못한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이 완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망치 소리가 계속될수록 마지막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노아의 행동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그들의 인생의 희노애락을 즐겼다. 먹고 마시고 장가 가고 시집을 갔다고 말씀한다.
(24:37-39)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사람들은 하늘의 창이 열려 40일을 밤낮으로 장대비가 내리고, 땅의 샘들이 터져서 물이 온천처럼 곳곳에서 솟구쳐 올라오자 비로소 상황을 인식하게 되었을 것이다. 아뿔사, 하나님의 저주가 시작되었구나! 이제 어떡하지? 그러나 이미 회개할 기회는 사라진 후였다. 그렇게 노아와 함께 살던 동시대 사람들과 모든 생물들은 물에 깊이 잠겨 사라지고 말았다. 밟고 서있을 만한 단 한 뼘의 땅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세상에 메시지를 보내고 계신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도 노아의 때와 같이 여전히 위급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만약 지금 심판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노아의 가족처럼 구원 받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자들은 모두 구원의 방주에 건짐받을 것이다.
반면 인류 심판의 현장에서는 온갖 부르짖음과 탄식이 넘쳐날 것이다. 하지만 구원 받을 자와 멸망할 자는 냉정하게 분류되어질 것이다. 한 치의 실수도 없을 것이다. 우연이나 실수는 결코 없다. 구원과 심판의 날에는 모든 사람이 정확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결말을 만나게 될 것이다.
(24:40-41)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
무화과나무 가지의 부드러워짐은 싹이 난다는 신호(sign)이다. 잎이 나온다는 의미이다. 시대가 점점 악해지고 하나님을 배반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은 심판의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다. 깨어서 준비해야만 한다. 같은 내용을 기록한 병행 본문인 막13:28-37절, 눅17:26-30절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막13:32-33)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주의하라 깨어 있으라 그 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라'
(눅17:28-30)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오듯 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
결국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때, 하나님의 시간을 잘 분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고로 우리가 정확한 날을 알 수는 없지만 시대의 상황을 분별하면서 주의하고 깨어 있어야 하겠다. 분명 그 날이 우리에게는 영광의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