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88]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27:45-56)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호르산을 지나 가나안을 향하여 갈 때 길, 곧 여정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광야 길을 걸어야 했고, 낮엔 덥고 밤에는 추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의 머릿속엔 홍해 바다가 갈라졌던 기적은 아득한 기억이 되고 말았다. 그 때 그 사건의 감격으로 오늘을 살아가기엔 그들에게 믿음이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에게 불뱀들을 보내셨다. 불뱀은 사막에 사는 독사로 이 뱀에 물리면 고열이 나고 신음하다가 마침내 죽기 때문에 불뱀이라고 부른다. 여기 저기서 부르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백성들이 죽어가는 소리이다. 백성들은 모세에게 나아와 하나님께 기도하여 불뱀들이 물러가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래서 모세가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장대 위에 놋뱀을 만들어 매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불뱀에 물린 자가 장대 위의 놋뱀을 쳐다보면 죽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셨다. 살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죄 때문에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바라보면 구원을 얻게 되는 것이다.
(민21:6-9) '여호와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은지라 백성이 모세에게 이르러 말하되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함으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게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즉 모두 살더라'
예수님께서 대제사장과 서기관과 장로들에 의해 고소를 당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기들을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를 죽음으로 내 몬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억울함을 토로 하시거나 다른 물리적인 방법을 써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능동적으로 십자가를 지셨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여섯 시간 동안 자신의 온 몸으로 죄와 저주를 짊어지셨다. 모든 인류의 죄가 예수님의 십자가로 전가된 것이다. 그리고 주님의 고통 당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는 죄를 용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53: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십자가 고통 중에서도 주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시고 성취하셨다. 고통이나 육체적인 부끄러움은 아랑곳하지 않으셨다.
(시22: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마27: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이 간구는 육체적인 고통이나 부끄러움을 거두어 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구약성경의 예언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라고 간구하는 모습을 보고 예수님이 엘리야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했다. 그리고 정말 엘리야가 나타날 것인지 주목했다. 하지만 엘리야는 오지 않았고 예수님은 제 구시 곧, 오후 3시에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셨다.
그 현장에서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사람들은 대부분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님과 제자들을 섬겨오던 여자들이었다.
(27:55-56) '예수를 섬기며 갈릴리에서부터 따라온 많은 여자가 거기 있어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그 중에는 막달라 마리아와 또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더라'
정작 위대한 스승의 제자라며 명함을 내밀고 다니던 제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세상 말로 측근들은 다 사라지고 없었다. 오직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여인들만 마지막까지 예수님 곁을 지켰다.
또한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운명하실 때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27:50-53)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
성소 휘장은 위에서 아래까지 길이가 25m 이다. 만약 사람들이 고의로 찢었다면 아래로부터 위로 찢어져야 하겠지만 하나님이 찢으신 증거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졌다고 말씀한다. 이 휘장이 찢어짐으로 누구나 성소에서 지성소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전에는 대제사장만 일 년에 한번씩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누구나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죽은 자들이 많이 일어나 성에 들어갔다고 말씀한다. 이것은 곧 부활에 대한 믿을 만한 참 증거를 보여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은 부활이다. 그 부활은 십자가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고로 우리는 시선을 늘 주님의 십자가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