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기적을 말하다} 시리즈 12
김상용목사의 {기적을 말하다} 시리즈 12
[12] 골리앗을 쓰러뜨리다 (삼상17:41-54)
사사시대는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한 한 사람에 의해 국가가 경영되었던 지파 동맹 체제였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신정국가를 추구하는 이념은 좋았지만 국방이나 외교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지파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
백성들이 어느 순간 강력한 왕정국가를 희망하게 된 것은 이런 저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속성 있는 국가경영을 위해서는 왕정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또한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은 마지막 사사이자 선지자인 사무엘의 아들들이 불법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왕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게 되었다.
(삼상8:4-5) '이스라엘 모든 장로가 모여 라마에 있는 사무엘에게 나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보소서 당신은 늙고 당신의 아들들은 당신의 행위를 따르지 아니하니 모든 나라와 같이 우리에게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하소서 한지라'
하나님께서는 본래 왕정국가를 원하지 않으셨지만 백성들의 이런 요구를 수용하여 왕을 세우게 하셨다. 그래서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첫번 째 왕으로 세워진 인물이 사울이다.
(삼상9:15-16) '사울이 오기 전날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알게 하여 이르시되 내일 이맘 때에 내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네게로 보내리니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라 그가 내 백성을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서 구원하리라'
이렇게 하나님의 지시를 통해서 사울이 이스라엘 초대 왕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당시의 이스라엘 군대는 오늘날의 예비군 수준 밖에 되지 않아 미약했고, 사울왕의 영향력도 크지 않았다. 사울은 40년 동안 이스라엘을 통치했다. 그러다가 사울왕이 하나님 앞에 버림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말렉이 이스라엘을 침공했다가 사울왕이 소집한 이스라엘 예비군 이십일 만명에게 패퇴하고 물러갔다. 사울은 전쟁에 승리한 것을 자축하며 갈멜에 자기 기념비를 세웠다. 또한 사울왕은 모든 적군을 죽이되 어떤 전리품도 취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뜻을 전달 받았지만 전리품을 취하고 말았다.
그리고 전리품에 대해 사무엘 선지자에게 이렇게 변명한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한 목적으로 전리품 약간을 챙겼다며 죄로 인식하지 않았다.
(삼상15:15) '사울이 이르되 그것은 무리가 아말렉 사람에게서 끌어 온 것인데 백성이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남김이요 그 외의 것은 우리가 진멸하였나이다 하는지라'
사울은 분명 왕이 될 만한 재목이었다. 큰 체구에 준수한 외모, 그리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경홀히 여기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결국 폐위되고 다윗에게 왕위를 넘겨야 했다.
(삼상15:26)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나는 왕과 함께 돌아가지 아니하리니 이는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음이니이다 하고'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초대 왕을 삼았던 사무엘 선지자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 막내 여덟째 아들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이것은 다윗의 즉위식은 아니었고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의식이었다.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서의 다윗의 실제 즉위식은 약 15년 정도 시간이 흘러 이루어졌다.
(삼상16:13) '사무엘이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그의 형제 중에서 그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 사무엘이 떠나서 라마로 가니라'
그리고 그 무렵 블레셋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공했다. 블레셋 군대와 이스라엘 군대는 엘라 골짜기에 서로를 마주하여 진을 펼쳤다. 그렇다고 바로 전투가 시작된 건 아니었다. 블레셋 군대에서 골리앗이라는 거인 장수가 나와 40일 동안 이스라엘 군대를 말로 모욕했다. 골리앗은 키가 3m 가까이 되었고 갑옷의 무게만 57kg이나 되었다.
골리앗은 거대한 살상무기나 다름 없었다. 40일 동안 골리앗의 협박에도 이스라엘의 모든 용사들은 침묵했다. 아무도 초개같이 목숨을 버리려 하지 않았다. 이때 십대 후반의 소년 다윗이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전쟁터에 오게 되었다. 전쟁에 참전한 세 명의 형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다윗은 골리앗이 내뱉는 말들을 들었다. 그리고 하나님과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는 말을 듣고 자원하여 골리앗과 싸우고자 했다. 사울왕은 어린 다윗이 미덥지 않았지만 유일한 지원자인 다윗을 골리앗의 맞상대로 내보내게 되었다.
다윗을 본 골리앗은 어이없어 했다. 아직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솜털 같은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윗의 무기를 보니 막대기 하나와 매끄러운 돌 다섯 개가 전부였다. 골리앗은 자존심이 상했고 자신을 개 취급하느냐며 화를 냈다. 드디어 맞승부가 시작되었다.
다윗은 앞으로 달려가면서 물매에 돌을 넣어 골리앗을 향해 뿌렸고 그 돌이 골리앗의 이마에 박히면서 거인은 쓰러져 죽었다. 다윗은 골리앗의 칼을 뽑아 그의 목을 벴다. 이렇게 골리앗이 죽자 전세는 이스라엘 쪽으로 기울었고 대승을 거두게 되었다. 대단할 것 같았던 전쟁은 이렇게 끝났고, 다윗은 20만 쯤 되는 군대 앞에서 영웅이 되었다.
(삼상17:48-49) '블레셋 사람이 일어나 다윗에게로 마주 가까이 올 때에 다윗이 블레셋 사람을 향하여 빨리 달리며 손을 주머니에 넣어 돌을 가지고 물매로 던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치매 돌이 그의 이마에 박히니 땅에 엎드러지니라'
골리앗은 칼 한 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돌에 맞아 죽었다. 40일 동안 그렇게 큰 소리 치고 온갖 폼을 다 잡았는데 작은 돌멩이 한 방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죽었다. 아마 죽어서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반면에 다윗은 창검술 같은 군사훈련을 받아 본 적도 없는데 최고의 장수를 쓰러뜨렸다.
다윗의 승리를 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은 무엇일까? 무조건 몸을 던지는 것일까? 아니면 사울왕과 군사들처럼 움츠러져 있어야 할까? 다윗은 골리앗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100% 확신이 있었을까? 적어도 골리앗을 면전에서 보았다면 두려움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훗날 다윗을 만나서 그 순간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물어봐야 하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하나님의 이름이 모욕을 당하고 있는데도 모두가 가만히 있으니 나만이라도 하나님의 명예를 위해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혹 죽더라도 하나님의 명예와 영광을 위한 일이니 행복하다고 자기 마음을 다독였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나에게도 이런 믿음을 주시기를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