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기적을 말하다} 시리즈 26
김상용목사의 {기적을 말하다} 시리즈 26
[26]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요21:1-14)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전하신 첫 명령은 예루살렘을 떠나 갈릴리로 가라는 말씀이었다. 갈릴리에서 다시 보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다.
(마28:7) '또 빨리 가서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고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거기서 너희가 뵈오리라 하라'
이렇게 해서 제자들은 유대를 떠나 신속히 갈릴리로 복귀하게 되었다. 그러나 갈릴리로 복귀한 제자들은 쉽게 갈피를 잡지 못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강림을 경험하고 나서야 제자들은 주체적으로 자발적으로 선교적인 활동을 펼치게 되었다. 오순절에 예루살렘을 다시 방문한 제자들은 그곳에서 성령의 충만함을 덧입고 변화되었다.
본문에 보면 베드로를 비롯한 일곱 명의 제자들이 디베랴 호수, 곧 갈릴리 바다에서 다시 생업에 복귀했다고 말씀한다. 거의 삼년 만이다. 그러나 그간의 공백이 컸던 것일까? 일곱 명이 밤새 그물을 던졌으나 아무 소득이 없었다. 제자들은 휴식기가 너무 길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을 것이다.
(요21:2-3) '시몬 베드로와 디두모라 하는 도마와 갈릴리 가나 사람 나다나엘과 세베대의 아들들과 또 다른 제자 둘이 함께 있더니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그 날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
갈릴리에 함께 모여 있지만 아마 혼란스러워 하는 제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침묵 속에서 어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제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때 적막을 깨는 베드로의 소리가 있었다.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겠다는 선언이었다. 지난 삼년 동안 가정의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했으니 이제라도 본업을 되찾겠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다른 제자들도 본업으로의 복귀를 결심하고 배에 올랐다. 그러나 그날 밤 물고기 한 마리도 건져 올리지 못했다. 예수님을 따랐던 삼 년의 세월이 지금 내 삶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제자들은 물고기 건져 올리는 능력마저 사라져 버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처지가 되었다고 자평했을 수도 있다. 제자들의 상실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잠시 후 제자들은 바닷가에 서 계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된다. 주님은 제자들에게서 물고기를 찾으셨다. 제자들은 지난 밤의 실패를 고백했다. 전직 어부들로 구성된 엘리트 팀이었지만 날이 새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요21:5) '예수께서 이르시되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대답하되 없나이다'
예수님은 혹시나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을 제자들을 위해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명령하셨다. 말씀에 순종했을 때의 기적과 감격을 다시금 경험케 하고자 하신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은 순종했고 기적을 보았다.
(요21:6) '이르시되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 하시니 이에 던졌더니 물고기가 많아 그물을 들 수 없더라'
밤새도록 수고했지만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주님은 말씀 한마디로 그물에 가득 채워주신 것이다. 그때서야 제자들은 비로소 앞에 계신 주님을 알아 보았고, 베드로는 너무 기쁜 나머지 배에서 뛰어내렸다. 다른 제자들은 작은 배로 그물을 끌고와 육지에 내려 세어 보니 큰 물고기가 153 마리였다.
(요21:11) '시몬 베드로가 올라가서 그물을 육지에 끌어 올리니 가득히 찬 큰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라 이같이 많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였더라'
그물에 가득찬 물고기는 주님의 풍성한 은혜를 알게 한다. 우리는 주님 안에 있어야 충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곤핍한 공간에서도 주님이 함께 하시면 그물이 찢어질 만큼 얻게 되는 것이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보여 주듯이 인간의 부족함은 주님의 풍성함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153 마리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 성서학자들이 많이 있다. 베드로의 이름의 히브리 숫자와 알파벳 숫자들을 더해서 153 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공식을 풀 듯이 설명한다. 대부분 이런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가장 신빙성 있는 해석은 초대교회 교부였던 오리겐(Origen)의 주장이다. 오리겐은 당시 모든 종류의 물고기를 분류한 숫자가 153 이었다고 설명한다. 다시말해 153 마리는 모든 종류의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는 뜻인 것이다. 우리에게 모든 민족, 모든 사람을 구원해야 할 사명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자들이 그물을 끌고 육지에 나와보니 이미 예수님께서 구운 생선과 떡을 준비해 놓으셨다. 밤새 풍랑과 싸웠을 제자들을 위해 주님께서 준비하신 식탁이었다. 조반이었다.
(요21:9)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오늘 우리의 모습도 이와같지 않을까? 밤새도록 씨름 했음에도 아무것도 취하지 못한 제자들의 현실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아닐까? 우리는 물고기가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제자들처럼 밤새도록 수고를 한다. 온 인생을 허비한다.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허탈해 한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주님 말씀처럼 배 오른편이다. 방향만 돌리면 바로 손 닿는 곳에 있다. 배 오른편은 주님이 원하시는 자리이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방향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깨닫기 까지 수십 년을 허비하기도 한다.
우리 스스로 인생을 헤쳐 나가려고 하면 한번 쯤 큰 좌절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면, 그래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면 수확의 기쁨, 성취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인생이 수월해지는 것이다.
일곱 명의 제자들이 밤새도록 갈릴리 밤 바다를 헤맸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그곳은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배 오른편 곧, 주님께서 지시하시는 자리이다. 그곳이 어디이든 주님이 지시하시는 곳이 권능의 자리이고, 축복의 자리이고, 기적의 자리인 것이다.
이삭의 시대에 극심한 흉년이 와서 모두가 고향을 등지고 떠날 때 이삭은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척박한 그 땅에 씨를 뿌렸다. 오직 순종이었다. 그랬더니 그 해에 백 배나 수확하였고 거부가 되었다고 말씀한다. 말씀을 따라가면 이처럼 승리하는 것이다.
(창26:2, 12-13)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