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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말씀에 호응하라'

문학n천국 2022. 4. 30. 01:15

김상용목사의 신앙에세이 {삶에 젖과 꿀이 흐르게 하라} 38

[38] 말씀에 호응하라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광야생활이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가나안 땅을 밟을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세는 가데스 바네아에서 마지막 여정을 앞두고 에돔왕에게 사신(envoy)을 보내 에돔땅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기를 부탁했다. 에돔땅을 통과해 가면 가나안 땅에 빠르게 평탄하게 입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몇 가지 약조를 했다. 어떤 경우에도 에돔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민20:14, 17) '모세가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내며 이르되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의 말에 우리가 당한 모든 고난을 당신도 아시거니와....청하건대 우리에게 당신의 땅을 지나가게 하소서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 지나가지 아니하고 우물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왕의 큰길로만 지나가고 당신의 지경에서 나가기까지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이다 한다고 하라 하였더니'

하지만 에돔왕으로부터 예상 밖에 싸늘한 답이 돌아왔다. 에돔왕은 모세의 부탁을 마치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전쟁을 준비했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명령이 없었기 때문이다. 에돔은 이삭의 이복형 에서의 후손들이다. 이스라엘과는 친족관계이다. 하지만 에돔왕은 이스라엘에 대하여 아주 매몰찼다(very unkind).

(민20:18,21) '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지나가지 못하리라 내가 칼을 들고 나아가 너를 대적할까 하노라....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로 지나감을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이제 마지막 행군만 남은 줄 알았던 백성들은 절망하기 시작했다. 에돔땅을 통과하지 못하면 우회로(bypass)를 이용해 먼 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허탈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허탈감을 넘어 백성들은 또 하나님을 원망하고 말았다.

(민21:4-5) '백성이 호르 산에서 출발하여 홍해 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려 하였다가 길로 말미암아 백성의 마음이 상하니라 백성이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되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 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하매'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의 단골 레퍼토리(a repertory)는 '왜 우리를 이 광야로 인도하여 죽게 하느냐?' 였다. 이 말은 죽이기 위해 애굽에서 끌고 나왔다는 모함에 가까운 말이다. 백성들의 원망은 점점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리고는 하나님이 하늘에서 내리시는 만나를 하챦은 음식이라고 폄하 하기까지 했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40년 전 출애굽 때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백성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들에게 불뱀을 보내셨다. 불뱀은 광야에 서식하는 독사이다. 등에 붉은 반점이 있고, 물렸을 때 고열이 나게 하는 뱀이다. 물론 즉시 해독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된다.

(민21:6) '여호와께서 불뱀들을 백성 중에 보내어 백성을 물게 하시므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은지라'

많은 백성이 독사에 물려 죽었다. 이 사람들은 광야 40년을 잘 지나서 이제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뱀에 물려 죽은 것이다. 백성들은 두려워졌다. 이 뱀들 때문에 모든 백성들이 죽임을 당할 것처럼 보여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모세에게 나아와 회개하며 뱀들을 물리쳐 주기를 간구했다.

(민21:7) '백성이 모세에게 이르러 말하되 우리가 여호와와 당신을 향하여 원망함으로 범죄하였사오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 뱀들을 우리에게서 떠나게 하소서 모세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매'

모세가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불뱀을 만들어 장대에 매달라고 말씀하셨다. 모세는 놋으로 불뱀 형상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았다. 그리고 그 놋뱀을 바라보면 독사에 물렸을지라도 죽지 않고 살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민21:8-9)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게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즉 모두 살더라'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독사에 물렸어도 놋뱀만 쳐다보면 살아났다. 얼마나 쉬운 순종이고, 체험인가? 그러나 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독사에게 물려 그 자리에서 죽었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을 살리신 방법은 너무 간단한 것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 곧 호응(response)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호응을 잘하지 못했다.

우리는 지금 십자가 앞으로 초대되었다. 이제 고개들어 십자가를 바라보면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신다. 인생의 어떤 고난과 질병 중에서도 건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목이 뻣뻣하여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눈을 들어 십자가를 바라보라고 외치는데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대에 크게 부응(live up to)하지는 못할지언정 하나님의 말씀에 호응(response)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마11:16-17) '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까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불뱀에 물려 죽어가는 백성들을 보며 그들을 살리기 위해 모세는 목청 높여 외치는데 백성들 중 일부는 놋뱀을 외면하다가 결국 죽어갔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태도가 나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행하면 살 길은 반드시 열리는 것이다.

(눅5:4-6)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베드로가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다. 하지만 아무 것도 잡지 못했다. 물고기들이 단체 외박에 나선 날이었다. 평생 물고기 건져 올리는 일을 했던 베드로는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해서 헛수고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운이 좋지 않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깊은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새벽 시간에는 깊은 곳이 아닌 호수 가장자리에 물고기가 모여 있다) 조금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말씀을 하셨을 때 베드로는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리겠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예수님 말씀대로 했더니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를 많이 잡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에, 주님의 말씀에 호응(response)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모세가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놋뱀을 쳐다보면 살 수 있다고 소리쳤을 때 그 말씀에 반응한 사람들, 즉 하나님의 말씀에 호응한 사람들만 구원을 얻었다. 오늘 우리의 모습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