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솔로몬 (2)
성경인물 에세이 - 솔로몬 (2)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
[24] 솔로몬 - 2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에서 해방된 후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성막에 거하셨다. 광야에서 사십 년 간 행군할 때도 하나님은 성막과 함께 하셨다. 그리고 출애굽 후 사백 년이 훌쩍 지나 다윗이 성전을 건축하고자 결단할 때까지도 하나님은 성전(聖殿, temple)이 아닌 성막(tabernacle,태버나클)에 계셨다.
(왕상6: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 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
성전 건축은 다윗의 열망(aspire)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다윗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마음은 하나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다윗은 평생 전장터를 누비며 손에 피를 많이 묻혔기 때문이다. 피 묻은 손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대상22:7-8) '다윗이 솔로몬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마음이 있었으나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피를 심히 많이 흘렸고 크게 전쟁하였느니라 네가 내 앞에서 땅에 피를 많이 흘렸은즉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리라'
그리하여 성전 건축의 꿈은 아들 솔로몬에게 위임되었다. 솔로몬은 이름의 뜻처럼 평강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솔로몬의 이름은 ‘샬롬’에서 나온 것으로 뜻은 ‘평화로움’, ‘화평함’이다.
다윗은 성전 건축의 꿈이 좌절되고 그 꿈이 아들 솔로몬에게 위임되자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는 일에 매진한다. 아들 솔로몬을 지원함으로 성전 건축에 간접 참여하고자 한 것이다. 이처럼 다윗은 성전 건축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다. 어쩌면 다윗의 평생의 소원, 곧 버킷 리스트(bucket list)였다.
(대상22:2-4) '다윗이 명령하여 이스라엘 땅에 거류하는 이방 사람을 모으고 석수를 시켜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할 돌을 다듬게 하고 다윗이 또 문짝 못과 거멀 못에 쓸 철을 많이 준비하고 또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심히 많은 놋을 준비하고 또 백향목을 무수히 준비하였으니 이는 시돈 사람과 두로 사람이 백향목을 다윗에게로 많이 수운하여 왔음이라'
다윗은 건축자재를 준비하는 일에 이스라엘 땅에 거주하고 있는 이방 사람들을 참여시켰다. 그들은 이방 출신이지만 이스라엘 공동체에 편입되어 살던 사람들이었다.
첫째, 돌을 준비했다. 석수들을 시켜 돌을 다듬게 했다. 당시 석회암은 예루살렘 주변에서 채취하고, 현무암은 갈릴리와 골란에서 채취하고, 화강암은 남부 아라비아에서 채취했다고 한다. 커다란 돌을 채석하는 데는 바위의 갈라진 틈으로 나무로 된 쐐기를 넣고 물을 스며들게 하여 나무가 팽창하여 바위가 갈라지게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커다란 돌을 옮기는 데는 납으로 된 공을 돌 밑에 깔고 굴려서 옮겼다고 한다.
둘째, 철과 놋을 준비했다. 이 철과 놋은 블레셋을 비롯한 주변 국가와의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들이다. 먼저 문짝 못과 거멀 못에 쓸 수 있는 철을 많이 준비했다. 문짝 못은 문짝을 다는 데에 필요한 도구를 말하고 거멀 못은 나무나 돌을 연결시켜 주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를 말한다. 그리고 놋도 많이 준비했는데 그것은 제단과 바다와 기둥과 그릇 등을 만드는데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백향목을 준비했다. 다윗은 두로와 시돈 사람들을 통해 레바논 산에 분포한 백향목을 수운해 왔다. 두로(Tyre)와 시돈(Sidon)은 당시 이스라엘이 강대국으로 부상하자 화친을 목적으로 자원하여 다윗의 일에 협력했다.
다윗의 땀과 이런 헌신 위에 솔로몬은 즉위한지 4년 만에 성전 건축을 시작한다. 그리고 7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즉위 11년 째 이스라엘의 첫 번째 성전을 완공한다. 솔로몬 성전, 곧 제 1성전이다.
성전의 규격은 다음과 같다. 성전의 본체는 길이 약 27m(60규빗), 너비 약 9m(20규빗), 높이 약 13.5m(30규빗)의 크기로 이루어졌다. 이 중 지성소는 길이 약 9m(20규빗)이며, 성소의 길이는 약 18m(40규빗)였다. 지성소에는 언약궤를 모셨다.
성소 앞의 현관에 주랑이 설치되었다. 길이는 약 9m(20규빗)이며, 높이는 약 54m(120규빗)이었다. 낭실 좌우에 있는 두 개의 청동 기둥을 세웠는데, 야긴(Jakin)과 보아스(Boaz)라 이름했다. 높이는 15.8m(35규빗)이며 기둥머리는 2.3m(5규빗)로 백합꽃 모양을 했다.
성전 남서쪽에는 큰 물탱크(대야)를 설치했다. 직경이 약 4.5m(10규빗)이며, 높이 약 2.25m(5규빗)로서, 아래는 12마리 황소가 받치고 있는 형상이었다. 성전 남쪽과 북쪽에 각각 5개씩 모두 열 개의 물두멍을 설치했다. 이것은 바퀴가 달려 이동이 용이한 물통이다. 번제단은 높이 약 4.5m로 성막 뜰에 있던 번제단보다 3.1m(7규빗) 높았다.
이렇게 해서 건축된 예루살렘 성전을 제 1성전(솔로몬성전)이라 부른다. 그리고 훗날 제 2성전(스룹바벨성전), 제 3성전(헤롯성전)이 건축된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솔로몬 성전은 헤롯 성전에 비해 규모 면에서 많이 왜소했다
솔로몬 성전은 건축 후 350년이 지나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왕에 의해 남유다가 멸망하면서 파괴된다. 그리고 70년 바벨론 포로기가 끝나고 페르시아 고레스왕의 칙령으로 유대 땅에 귀환한 유대인들은 스룹바벨의 주도로 제 2성전을 건축하게 된다. 스룹바벨 성전이다.
헤롯 성전은 B.C. 19년경에 건축이 시작되어 10년 만에 그 기초 골격은 완성하지만 최종 완공은 A.D. 63년경이다. 따라서 예수님 당시에는 헤롯 성전이 아직 미완성인 상태에 있었다. 그럼에도 헤롯 성전은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종교 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솔로몬성전은 직사각형의 구조로 동서를 축으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에 있는 야긴과 보아스로 불리는 두 청동 기둥이 세워진 현관을 통해 성전으로 들어간다. 이 현관으로 들어가면 성소인데 그곳에는 제사에 사용되는 금 촛대와 향단, 진설병을 놓는 금상이 놓여 있다.
성전 서쪽 끝에는 정사각형의 방이 있는데 지성소라 부른다. 지성소에는 언약궤가 있다. 그리고 올리브 나무에 금박을 입힌 두 그룹이 언약궤를 덮는 형상을 하고 있다.
솔로몬은 성전을 건축하고 백성들을 불러 14일 동안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한다. 마침 장막절이었기에 절기를 지키는 7일에 7일을 더해서 봉헌식을 거행했다.
성전 봉헌식에 사용된 희생제물은 소가 22,000 마리, 양이 120,000 마리, 총 142,000 마리의 제물이 14일간에 걸쳐서 태워졌다. 하루 평균 약 1,000 마리씩 태워 드린 것이다.
성전 봉헌의 정점(climax)은 다윗성에 있던 언약궤를 새 성전 지성소에 안치하는 일이었다.
(왕상8:1) '이에 솔로몬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다윗 성 곧 시온에서 메어 올리고자 하여 이스라엘 장로와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 곧 이스라엘 자손의 족장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자기에게로 소집하니'
(왕상8:6) '제사장들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자기의 처소로 메어 들였으니 곧 성전의 내소인 지성소 그룹들의 날개 아래라'
하나님의 언약궤(법궤)는 480년 만에 성막에서 최초로 성전의 공간으로 옮겨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거룩한 역사에 대하여 구름으로 영광을 나타내 보여 주셨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전 봉헌이었던 것이다.
(왕상8:10-11) '제사장이 성소에서 나올 때에 구름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하매 제사장이 그 구름으로 말미암아 능히 서서 섬기지 못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함이었더라'
다윗의 숙원 사업이었던 성전 건축이 끝나고 봉헌을 마친 솔로몬과 백성들은 기뻐했고 마음이 즐거웠다고 말씀한다. 그들에게 주체할 수 없는 신령한 기쁨이 임했던 것이다.
이것이 또한 신앙 생활 가운데 우리가 누리게 되는 복이 아닐까? 비록 여전히 우리의 상황은 녹록(碌碌)지 않지만 그럼에도 신령한 기쁨과 즐거움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것이다.
(왕상8:66) '여덟째 날에 솔로몬이 백성을 돌려보내매 백성이 왕을 위하여 축복하고 자기 장막으로 돌아가는데 여호와께서 그의 종 다윗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마음에 즐거워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