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에세이 - 히스기야 (2)
성경인물 에세이 - 히스기야 (2)
김상용목사의 성경인물 에세이 {평범하거나, 위대하거나}
[34] 히스기야 - 2
히스기야에게 죽을 병이 찾아왔다. 왕으로 등극한지 14년이 흐른 39세 때의 일이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에게 이사야 선지자를 보내셨다. 치유와 회복에 대한 메시지가 아닌 유언을 재촉하기 위함이다. 피끓는 젊은 나이에 유언을 재촉 받았으니 히스기야는 억장(億丈)이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왕하20:1)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히스기야에게 유언이 필요했던 이유는 그에게 아들이 없었기에 후계자를 지명해야 혼란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대국 앗수르와의 전쟁이 현재 진행형이었기에 왕권의 안정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히스기야는 아멘할 수 없었다.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자기 죽음에 아멘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히스기야는 하나님께 통곡의 기도를 드린다. 우리 말로 대성통곡(大聲痛哭)을 했다.
(왕하20:2-3)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심정을 헤아리셨다. 아마 히스기야의 대성통곡을 보시고 하나님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속하게 결정을 번복(飜覆,reverse)하셨다. 다시 이사야를 보내셨다.
.
(왕하20:4-6) '이사야가 성읍 가운데까지도 이르기 전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고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셨더라'
어쩌면 히스기야는 병으로 고통받는 내내 치유의 응답을 원했을 것이다.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길 원했을 것이다. 평생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며 흠없이 살아왔다고 스스로 자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죽어야만 했다. 하나님이 결정하신 일이기에 타협을 시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자신의 쓸쓸하고 갑작스러운 퇴장을 생각하며 통곡할 뿐이었다. 젊어도 너무 젊은 나이였다.
히스기야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질병은 무엇이었을까? 학자들마다 추측이 다르지만 아마도 속병(internal disease), 곧 내과적인 질환은 아닌 듯 싶다. 히스기야가 병을 치료받는 과정에 무화과 반죽을 상처에 붙였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심각한 피부암으로 추정해본다.
(왕하20:7) '이사야가 이르되 무화과 반죽을 가져오라 하매 무리가 가져다가 그 상처에 놓으니 나으니라'
연구에 의하면 무화과에는 파인애플이나 파파야와 함께 피신(Ficin)이라는 설파제(Sulfa Drugs)가 함유되어 있어서 잘게 갈아서 습포(濕布)로 만들어 붙이면 관절염이나 종기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종기와 피부암에 대한 효과인데 무화과에는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성분이 있어 암(cancer)을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대로 신하들이 히스기야의 환부에 무화과 반죽을 붙였더니 병이 치료되었다. 그리고 삼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스스로 올라간 것을 볼 때 무화과 반죽을 붙인 다음날 온전히 회복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암과 같은 중병이 급속히 치유된 것이다.
성경에 선을 행한 자나 금식 하는 자에게 임할 급속한 치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한다.
(사58:8-9)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히스기야의 회복을 선언하시고 그 일이 이루어질 증거로 해시계의 그림자를 뒤로 십도 이동시키셨다.
(왕하20:11) '선지자 이사야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아하스의 해시계 위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를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셨더라'
해시계를 360도로 보았을 때 360분의10은 36분의 1이고 하루 24시간은 1,440분이다. 1,440분의 36분의1은 40분이다. 따라서 40분 움직인 만큼 해 그림자를 되돌려 놓으신 것이다.
이것은 항성(恒星)인 태양을 그대로 두고 그림자가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려면 지구가 꺼꾸로 40분 돌아가야만 그림자가 뒤로 십도 물러갈 수 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를 위해 지구를 거꾸로 돌리셨다는 반증이다.
히스기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 받음과 동시에 15년의 생명 연장과 앗수르의 공격으로부터의 보호를 약속받았다. 이것은 정말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낸 것이다.
히스기야에게 15년은 어떤 의미였을까? 우선 이로부터 3년 뒤 아들 므낫세를 낳게 된다. 므낫세는 히스기야의 뒤를 이어 남유다의 14대 왕이 되었다. 히스기야는 다윗 왕가의 명맥을 지켜냈다는 긍지가 컸을 것이다. 또한 패망의 위기에 있던 남유다 왕국의 생명의 불씨를 살려내 백 년 이상 왕조가 지속되게 했다. 남유다는 B.C.586년 신흥 강대국 바벨론에 의해 멸망한다.
히스기야가 죽을 병에서 치유 받았다는 소문은 먼 나라 바벨론까지 전해졌다. 당시만 해도 약소국이던 바벨론은 사신을 보내 히스기야의 완쾌를 축하해 주었다. 그러나 바벨론의 속셈은 남유다를 엿보기 위함이었다.
(사39:1) '그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 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히스기야에게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
히스기야는 바벨론의 사신들에게 나라의 모든 것, 곧 왕궁과 무기고와 식량창고와 보물창고 등을 다 보여 주었다. 바벨론의 의중(意中)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왕하20:15) '이사야가 이르되 그들이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 하니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내 궁에 있는 것을 그들이 다 보았나니 나의 창고에서 하나도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나이다 하더라'
이사야는 히스기야를 책망한다. 국가의 기밀을 모두 오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도 히스기야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왕국을 자랑한다는 것이, 하나님이 베푸시는 기적을 자랑한다는 것이 그만 적을 이롭게 하는 결과가 될 줄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사39:5-6)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이르되 왕은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나님께 묻지 않고 나라의 모든 것을 개방한 사건을 성경은 교만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하32:25-26)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하여 그 받은 은혜를 보답하지 아니하므로 진노가 그와 유다와 예루살렘에 내리게 되었더니 히스기야가 마음의 교만함을 뉘우치고 예루살렘 주민들도 그와 같이 하였으므로 여호와의 진노가 히스기야의 생전에는 그들에게 내리지 아니하니라'
히스기야는 두려움을 이기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앗수르 왕 산헤립이 군대를 이끌고 와 유다 민족을 협박할 때 이런 말로 백성들을 위로한다.
(대하32:7-8) '너희는 마음을 강하게 하며 담대히 하고 앗수르 왕과 그를 따르는 온 무리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하시는 이가 그와 함께 하는 자보다 크니 그와 함께 하는 자는 육신의 팔이요 우리와 함께 하시는 이는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시라 반드시 우리를 도우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싸우시리라 하매 백성이 유다 왕 히스기야의 말로 말미암아 안심하니라'
우리가 세상의 도전을 극복하는 비결은 우리의 마음을 강하고 담대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연약함을 극복하는 비결도 마음을 강하고 담대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 위에서 가능하다. 우리는 185,000명의 적군 앞에서도 마음이 강하고 담대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수1:6-7)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