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통한다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52) 간절함은 통한다 (Earnestness works)
오페라 가수를 꿈꾸던 한 소년이 있다. 노래 실력은 뛰어났지만 못생긴 외모와 어눌한 말투 때문에 친구들에게 늘 무시를 당하던 소년이었다. 소년에게 불운은 계속되었고, 청년이던 2003년 맹장염으로 입원했다가 양성종양이 발견돼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또한 같은 해 교통사고로 쇄골이 부러져 성대를 다쳤는데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힘들 때마다 노래할 때 만큼은 행복하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합창단에 들어가 노래했다. 누가 뭐라 하든 어디서든 흥얼거렸다. 그리고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일하던 어느 날 망설임 끝에 한 오디션 프로그램(영국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참가해 우승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가 바로 폴 포츠(Paul Potts, 1970~)이다. 무엇이 그를 세계를 감동시킨 인물로 만들었을까? 바로 ‘간절함’이다. 노래에 대한 진심, 노래에 대한 간절함이다. 그는 현재 세계적인 팝 오페라 가수이다.
일본의 한 검도(劍道) 고수(高手, master)는 말했다.
“죽도(竹刀)가 아닌 진짜 검(劍)으로 대결을 하면 유단자가 반드시 초보자에게 이긴다고 말하기 어렵다. 죽도로 대결할 때는 유단자가 이길 확률이 100%이지만, 목숨을 걸고 진검승부(眞劍勝負)를 할 때는 초보자가 이기기도 한다.”
왜일까? 진짜 검으로 대결하면 죽을 수도, 다칠 수도 있기에 초보자는 그만큼 죽을 힘을 다해 싸우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함이다.
주역(周易)에 '窮則通(궁즉통)' 이란 말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궁의 의미는 '간절함' 이다.
"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1947~)의 <연금술사>(1988)에 나오는 글이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When you want something, all the universe conspires in helping you to achieve it)
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호랑이가 닭 한 마리를 쫓았다. 그러나 호랑이는 결국 닭을 잡지 못했다. 그 이유는 호랑이는 한 끼 식사를 위해서 뛰었지만, 닭은 살기 위해 뛰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살기 위해 뛰는 닭을 호랑이가 잡았다면 얼마나 매정한 설정인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스토리가 되고 말 것이다. 닭의 생존에 대한 간절함에 손을 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마음 따뜻한 결말일 것이다.
신약성경의 공관복음서에 공통적으로 기록된 치유사건이 있는데, 12년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인이 고침받은 사건이다. 혈루증을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자궁출혈’이다.
구약성경 레위기 15장에 따르면 여성들은 월경기간 동안은 7일간의 격리(생리휴가)가 주어진다고 말씀한다. 하지만 여인의 피의 유출이 불결기가 아닌데도 여러 날이 간다든지 그 유출이 그의 불결기를 지나도 계속되면 그 부정을 유출하는 모든 날 동안은 그 불결한 때와 같이 부정하다고 말씀한다(레위기 15:25).
차치(且置, put aside)하고, 이 여인의 고통을 생각해 본다. 혈루증을 앓던 이 여인은 여자로서의 품위와 자존감을 이미 상실한 상태이다. 삶을 지속하는게 고통일 수 밖에 없는 여인이다. 사람들이 이 여인을 향해 부정한 여인이라며 얼굴을 찌푸리며 멀리할 때 여인은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집단적인 왕따는 한 사람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그래서 12년 동안의 이 여인의 삶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여인은 낫기 위해 12년 동안 병원과 약국을 전전하지만 호전되지는 않고, 재산만 탕진하고 만다. 하지만 여인은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어느날 예수님의 소문을 듣게 된다. 그리고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기만 하면 혈루증이 낫겠다는 믿음을 갖는다. 여인은 군중을 헤집고 들어가 기어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고 만다. 여인에게 예수님은 마지막 희망이었고 기대였기 때문이다.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댄 그 순간 어떤 약으로도 치료되지 않던 혈루증이 깨끗이 치유된다. 여인 스스로 몸의 변화를 느낄만큼 큰 변화가 나타났다. 마침내 과거의 건강하던 모습을 되찾게 된다.
(마가복음 5:25-29,34)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간절함과 절박함이 없는 인생에게 기적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다. 기적은 '창고대방출' 이나 '재고정리' 같은 값싼 은혜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시려거든 주시고, 아니면 마시고' 가 아니다. 은혜는 사모하는 자의 것이다. 은혜는 간절하게 구하는 자의 것이다.
(잠언 8:17)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I love those who love me,
and those who seek me find me)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서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조각가의 이름이다. 그는 키프로스섬의 여인들을 혐오해 현실의 여인들은 외면한채 독신으로 살았는데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인상을 조각상으로 만든다.
상아로 조각된 여인은 너무나 완벽했으며 피그말리온은 자신도 모르게 조각상에 빠져들어 사랑하게 된다.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며 상아 처녀를 아내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다. 너무나 간절한 기도에 감동하여 여신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주어 그의 사랑을 이루게 해 준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피그말리온 효과'이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뭐 그런 얘기다.
(마태복음 7:7-8)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플라톤(Platon, B.C.428-348)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며, 서양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는 지식을 간절하게 탐구했으며, 그 간절함이 그를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하나로 만들었다. 그는 "간절함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남겼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께 갈급한 사람, 하나님의 은혜에 간절한 사람이 되어, 주 안에서 성공한 삶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