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산책 78. 열 처녀 비유 (마25:1-13)
김상용목사의 {마태복음} 산책하기
[78] 열 처녀 비유 (25:1-13)
이스라엘의 결혼식 풍경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 날짜를 정하고 신랑이 결혼 지참금을 가져와 신부 부모에게 지불하고나서 신부를 집으로 데려간다. 보통 낮에 결혼식을 하지만 무더위 등 여러 이유로 밤에 예식을 진행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신랑이 오기 전 신부 집에서는 신부 친구들로 열 명의 들러리를 세운다. 들러리의 역할은 밤 중에 오는 신랑을 맞이하러 나가는 일과 결혼식 후 신부와 함께 신랑 집까지 동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본문처럼 신랑이 사정이 생겨 밤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신부 들러리들은 등을 밝히고 마을 밖까지 마중을 나갔다. 들러리들은 신랑을 기다렸다. 하지만 예정 시간을 넘겨서도 도착하지 않았다. 신부 친구들은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열 명 가운데 절반인 다섯 처녀의 등이 꺼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 명의 처녀들 가운데 다섯 명은 등과 기름을 준비했지만 나머지 다섯 명은 등만 준비하고 여유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랑을 기다리는 가운데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다섯 명의 등이 기름이 없어서 꺼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기름이 떨어져 가는 처녀들은 기름을 준비해 온 처녀들에게 기름을 조금씩 나눌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신랑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름을 나누었다가 신랑이 더 늦어지면 모두의 기름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해 제안을 거절했다.
할 수 없이 기름이 떨어진 처녀들은 마을로 기름을 사러 급히 돌아갔다. 그런데 그 사이에 신랑이 도착하고 말았다. 결국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만이 신랑과 함께 잔치 자리에 들어가고 문은 닫히고 말았다. 기름을 사러 갔던 처녀들은 늦게 잔치 집에 도착했지만 문이 닫혀 들어 가지 못했다는 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본문은 천국 잔치에 대한 내용으로 결론은 '깨어있음'이다. 신랑이 어느 시각에 도착할지 모르기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도 주님의 날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도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25:13)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
본문에 열 처녀 가운데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를 슬기로운 자라고 말씀한다. 그러나 등만 준비하고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다섯 처녀는 미련한 자라고 말씀한다.
(25:2-4) '그 중의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 자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미래를 대비할 줄 알아야 슬기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저 오늘을 되는 대로 살며, 쫓겨가는 삶을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믿는 우리는 주님의 날을 기다리며 소망 가운데 살아야 슬기로운 신앙인이 되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살던 소돔성은 죄악으로 물들여진 성읍이었다. 특히 동성애가 만연해 있었다. 이 성읍의 죄악이 어찌나 컸던지 하나님께서 두 천사를 대동하시고 친히 강림하셨다. 하늘에서 수직적으로 내려다 보시다가 직접 눈으로 수평적인 시선으로 그들의 죄악을 보시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의 눈에 보여지는 소돔성은 마땅히 멸망받아야 할 성읍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생각하셔서 소돔성에서 롯의 가정은 구원코자 하셨다.
(창19:29) '하나님이 그 지역의 성을 멸하실 때 곧 롯이 거주하는 성을 엎으실 때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보내셨더라'
두 천사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롯에게 전했고 롯의 가족들을 모두 모으라고 지시했다. 롯은 두 딸의 예비 사위들에게 가서 하나님의 심판을 전하고 함께 소돔성을 벗어날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사위들이 롯의 말을 농담으로 여기고 말았다. 하나님의 심판을 믿지도 않았고 동행하기도 거부했다.
(창19:14)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 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
결국 사위들은 몇 시간 후 소돔성에 내린 유황불 심판에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다. 롯의 사위들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그래서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는게 믿음의 삶에서도 중요한 것이다. 기회는 원한다 해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 명의 처녀들은 신랑을 맞이할 수 있는 동일한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 중 다섯은 주어진 기회를 소홀히 했다. 등과 기름 모두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 결국 잔치 자리에 들어가지 못하고 말았다.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기회의 시간들이다. 이 시간들을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기름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을 살면서 말씀과 기도로 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