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대화 탐구 시리즈1>
《 하늘과 땅의 대화 》
※이 시리즈는 에세이의 50%이하 분량으로 집필합니다
[1] 소탐대실(小貪大失)
'선악과(善惡果)를 따먹지 말라, 선악과를 먹으면 죽을 것이다' 는 하나님의 말씀에 아담은 '아멘' 했을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과 아담의 첫 대화이다. 그럼 선악과는 독(毒)이 든 과실이었을까? 아니다. 화학적으로 독(毒)은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독과(毒果)였으면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은 즉시 피를 토하고 죽었을 것이다.
여기서 죽음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 곧 영적인 죽음을 의미한다고 본다. 선악과는 인간이 결코 넘어서는 안되는 사선(死線), 곧 데드라인(Deadline)이었다. 다 양보해도 이것만은 절대 안되는 것이었다.
(창세기 2:16-17)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그럼 선악과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안타깝게도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너무 일찍 먹어 치우는 바람에 겉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 짐작컨대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끝까지 선악과를 따먹지 않았다면 아담의 후손들은 지금도 낙원(paradise)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에덴동산이 모든 이들의 고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선악과를 따먹은 후 아담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숨는다. 벌거벗은 것을 부끄러워 하게 된다. 어제까지는 실오라기(thread) 하나 걸치지 않고도 어깨 쫙 펴고 아랫배 내밀고 다녔는데 이제는 숨어서 어깨를 움츠리고 중요(?) 부위를 손으로 가리는 어정쩡한 자세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어디 있느냐' 며 찾으신다. 아담은 '벌거 벗었기에 숨었습니다' 라고 대답한다. 이것이 하나님께 불순종한 결과로 나타난 우습고도 슬픈, 곧 웃픈(tragicomic) 장면이다. 이렇듯 죄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부끄러움과 실패이다.
(창세기 3:9-10)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하나님께서 선악과를 지으시고 사람에게 먹지 말라고 경계하신 것은 1% 선악과에 대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에덴동산에 있는 나머지 99%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에 순종하면 큰 것을 얻게 하시는 것이다. 작은 것을 포기하면 더 많은 것을 주시는 것이다. 일명 소실대탐(小失大貪)이다.
그런고로 우리 눈에 좋아 보이는 것들은 1%의 선악과라고 생각해야 한다. 선악과는 아담 부부의 오감(五感)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의 오감(五感)에 넘어가면 나머지 99%는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 일명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아담과 하와는 1%를 탐하다가 맨 몸으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창세기 3:6)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창세기 3:23)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된 땅을 갈게 하시니라'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아담의 실패에는 뱀(사탄)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탄은 달콤한 속삭임으로 아담 부부의 범죄를 적극 도왔다. 현란한 화법(話法)으로 아담의 범죄를 결단하게 했다. 이것이 언어의 한계다. 인간은 언어 안에 감추어진 마음을 읽어낼 수 없다. 그래서 모든 일은 영적으로 분별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아담과는 다르게 하나님 앞에 더 내려놓음으로 더 풍성케 되는 소실대탐(小失大貪)의 은혜를 경험해야 한다.
(창세기 3:4)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고린도전서 2:13) '..영적인 일은 영적인 것으로 분별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