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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즐겨라

문학n천국 2024. 5. 30. 18:43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13) 오늘을 즐겨라 : 카르페 디엠(Carpe Diem)

사이클(cycle)의 황제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 1971~)의 이야기다. 그는 그의 책 <1%의 희망>(2004)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3년 되는 날인 1999년 10월 2일을 맞이하여 나는 이 날을 '카르페 디엠 데이(Carpe Diem Day)'라고 이름을 붙였다. 카르페 디엠이란 '오늘을 즐기라', 또는 '현재를 즐기라'는 뜻이다. 내게 있어서 이 날은 그 누구의 생일이나 그 어떤 국경일이나 명절보다도 중요하고 의미있는 날이다. 두 번째로 내게 주어진 기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생존률이 3% 밖에 안 되는 고환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랜스 암스트롱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불우하게 성장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소년 시절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했고, 뛰어난 심폐능력과 도전정신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주니어 선수가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철인 3종 경기 대신 사이클로 종목을 전향한 그는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게 사이클 유망주였던 25살 청년의 어느 날, 갑자기 고환이 부어오르고 고열에 시달렸다. 병원을 찾은 암스트롱에게 내려진 진단은 고환암 말기였다.

갈등 끝에 한쪽 고환과 뇌의 일부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시행했고, 16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몇 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지만, 강한 의지로 견뎌냈다. 암스트롱은 지독한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1998년 2월 사이클 경기장에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한 여인을 만나 결혼하고, 체외수정을 통해 아들 루크를 낳았다. 이후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까지 7연패를 달성했다. 이것이 랜스 암스트롱의 인간승리의 기록들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내려 놓은 사람이 누리는 일종의 혜택이다. 인생 최대의 위기를 벗어나 다시  일어선 사람의 권면이 '오늘을 즐겨라' 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의 첫째가 무엇인가 물었을 때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낭비했었다' 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그런고로 우리는 오늘을 즐겨야 한다.

그렇다고 카르페 디엠이 방탕하게 아무렇게나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게 소중한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오롯이 나의 행복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 정말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바울 사도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보자. 곧 기뻐하고 감사하고 기도하는 일이다.

(데살로니가전서 5:16-18)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성경의 인물 가운데 '카르페 디엠'에 걸맞는 인물을 찾는다면 이삭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삭은 아브라함과 사라가 평생 불임부부로 살다가 아브라함이 백 세, 사라가 구십 세에 낳은 아들이다. 이삭의 이름의 뜻은 ' 웃음'이다. 아브라함 사라 부부가 '비로소 웃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삭을 우리는 흔히 "묵상의 사람" 이라고 부른다. 부유한 집의 외동 아들로서 노동에서 자유로웠던 이삭은 들에 나가 묵상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요즘 말로 '팔자가 늘어진(be well off)' 사람같아 보인다.

그러나 이삭의 팔자가 늘어진 삶의 배경에는 '순종'이라는 거대한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이 전제되어 있다. 이삭은 십대 초반에 아버지께 순종하여 목숨을 내어드렸었고, 큰 가뭄이 와서 모두가 고향을 떠날 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척박한 그 땅에 씨를 뿌렸다. 그리고 그 해 백 배를 얻었고, 거부가 되었다. 다시말해 이삭은 한량(閑良, 놈팽이)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 그 뜻을 늘 발견하고자 묵상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창세기 22:10)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니'
(창세기 24:63)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창세기 26:12-13)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이삭이 그의 평생에 큰 사건없이, 어찌보면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은 순종의 축복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매일 기쁨과 웃음으로 살았다. 주어진 오늘을 즐겼다. 오늘 우리도 이삭처럼 카르페 디엠, 곧 오늘을 즐기는 삶이 되길 힘써야겠다. 곧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