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18) 눈물나도록 살아라(Live to the point of tears)
<부제 : 후회없이 살라>
영국의 여류 작가 샬롯 키틀리(Charlotte Kitley)의 이야기다.
그녀는 2014년 9월 16일, 36년의 짧은 인생을 두 아이의 엄마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은 후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두 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암세포가 간과 폐로 전이되었다. 종양 제거술 2회, 방사선 치료 25회, 화학요법 치료 39회 등 암을 극복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이겨내기 힘든 고통을 이를 악물고 견뎌냈지만, 그녀는 남편과 다섯 살, 세 살짜리 자녀를 남기고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다.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샬롯 키틀리(chaarlotte kitley)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블로그(blog)에 마지막 글을 남겼다.
'...살고 싶은 나날이 이렇게도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되질 않네요.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겐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 늙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내게는 허락되지를 않네요. 살아보니 알겠더라고요. 매일 아침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 지르던 날들이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살고 싶어서 해 보라는 온갖 치료란 치료는 다 받아보았어요. 기본적인 의학적 요법은 물론 기름에 절인 치즈도 먹어 보고, 쓰디쓴 즙도 눈을 꼭 감고 마셔도 보고... 한방에 가서 침도 맞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귀한 시간만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례식 문제를 미리 처리해 놓고 보니 매일 아침 일어나 내 아이를 껴안아 주고 뽀뽀해 줄 수 있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후에 나는 남편 곁에서 잠이 깨는 아침의 기쁨과 행복마저 잃겠지요.
남편은 무심코 커피 잔 두 개를 꺼냈다가 커피는 한 잔만 타도 된다는 사실에 슬퍼하겠지요. 딸 아이 머리를 땋아 주어야 하는데 이를 누가 하지? 아들 녀석이 가지고 놀던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들어가 있는지 나만 아는데 이제 누가 찾아줄까? 의사로부터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도 22개월을 살았어요. 그렇게 1년 넘는 시간을 보너스로 얻은 덕분에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첫날 학교에 데려다주는 기쁨을 가슴에 품을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의 흔들거리던 이가 빠져 그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이것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보너스 인생 1년 덕분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30대 후반까지 살고 가니 감사한 일이죠. 어디 그뿐인가요. 감사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중년의 복부 비만 같은 거 한 번 가져봤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살아있다는 얘기잖아요. 저도 한 번 늙어 보고 싶어요. 남들에겐 흔한 일상인데 왜 내겐 허락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썼다.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살기 바랍니다. 두 손으로 오늘의 삶을 꼭 붙들길 바랍니다. 샬롯 키들리'
성경의 인물 가운데 남유다 왕국 제 13대 왕인 히스기야가 있다. 다윗왕 이후 300년 만에 등장한 선한 왕이다. 그는 통치 초기에 종교개혁을 단행해 우상숭배를 타파하고, 하나님께 범죄하는 백성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했다.
(열왕기하 18:5-6)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으니 곧 그가 여호와께 연합하여 그에게서 떠나지 아니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을 지켰더라'
또한 앗수르 군대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치려하자 성전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셔서 185,000 명의 앗수르 군대를 하룻밤 사이에 다 죽이셨다. 모든 앗수르 군인들의 숨통을 끊으신 것이다. 날이 새니 시신 185,000구로 들판이 가득했다. 이에 패전한 앗수르 산헤립왕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고국에서 자신의 두 아들에 의해서 살해된다. 그리고 셋째 아들인 에살핫돈이 왕이 된다.
(열왕기하 19:35-37) '이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영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 명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 앗수르 왕 산헤립이 떠나 돌아가서 니느웨에 거주하더니 그가 그의 신 니스록의 신전에서 경배할 때에 아드람멜렉과 사레셀이 그를 칼로 쳐죽이고 아라랏 땅으로 그들이 도망하매 그 아들 에살핫돈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호사다마(好事多魔), 곧 '좋은 일에는 탈이 생기고 방해가 많이 따른다'는 뜻이다. 강대국 앗수르와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히스기야 왕이 갑자기 죽을 병에 걸리고 만다. 히스기야 재위 14년, 곧 그의 나이 39세였다. 얼마나 난감했을까? 그러나 그때에도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셔서 죽을 병을 치료해 주시고 15년의 생명연장을 약속해 주셨다. 그 후 하나님의 약속대로 그가 54세에 죽었을 때에 백성들이 그를 애도하고 존경하여 다윗 자손의 묘실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장사하여 특별하게 예우했다.
(이사야 38:5-6) '너는 가서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네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네 수한에 십오 년을 더하고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져내겠고 내가 또 이 성을 보호하리라'
죽을 고비를 넘겨 본 사람들은 세상을 허투루(carelessly) 살 수 없다. 모든 순간 진실과 손 잡으려 하고, 시간을 아끼려 노력한다. 운명이 자신을 배신하여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히스기야'나 '샬롯 키틀리'는 30대 중후반에 이런 경험을 했다. 옛 말에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 지만 이들이 겪은 일들은 인생을 다르게 해석하게 했을 것이다.
사울왕은 80세에(삼상13:1,행13:22), 다윗왕은 70세에(삼하5:4,왕상2:11), 솔로몬왕은 60세에( 왕상6:1,왕상11:42)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39세에 유언을 명령받았다. 이후에 히스기야는 생명연장 받은 15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time-sensitive) 삶을 살았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히스기야'와 '샬롯 키틀리'를 기억하여 인생을 허우적거리지(flounder) 말고, 주님과 그 나라를 위해 분발해야 하겠다.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역대상 19:13) '너는 힘을 내라 우리가 우리 백성과 우리 하나님의 성읍들을 위하여 힘을 내자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