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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적 사고를 하자

문학n천국 2024. 8. 12. 18:03

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31) 원영적 사고(思考,thought)를 하자

최근 Z세대 가운데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을 만난 경우에 현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일명 ‘원영적 사고’가 유행이다. Z세대는 1997~2010년대 초반 출생을 일컫는다. 'Z'는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로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라는 의미이다. 

'원영적 사고'는 유명 걸그룹 <아이브(IVE, 2021.12월 뎨뷔)>의 멤버 장원영이 보여준 긍정 화법에서 유래했다. 장원영은 스페인 여행 중 유명 빵집을 찾아가 줄을 섰는데 장원영 앞에서 빵이 다 떨어졌다. 장원영은 이렇게 말한다. “제 앞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가서, 좀 기다려야 했지만 너무 럭키하게 제가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

또한 장원영의 말투를 따라하는 밈(meme, 인터넷 유행)이 빠르게 퍼지고 각종 밈이 수백 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런 장원영식 긍정 마인드를 ‘원영적 사고’라는 말로 부르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에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면 원영적 사고는 이렇게 말한다. “비가 안 왔으면 미세먼지가 가득했을 텐데, 비가 와서 공기가 맑아진 걸 생각하면 이거야말로 상쾌한 출근길이야”.

또한 “요즘 날이 더워서 농사가 잘 안될까 걱정돼” 라고 누군가 말하면 “날이 덥지만 이걸 견디고 자란 농산물은 분명 튼튼할 거야! 완전 럭키야!”라고 답하는게 원영적 사고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긍정 심리학에서 개인이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경우 실제로 행복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조금 억지스럽더라도 원영적 사고를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반 컵만 남아 있을 때 "반 컵 밖에 없네"가 아니라 "물이 반이나 남았네" 라는 긍정적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김난도(金蘭都, 1963~)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2010)라는 베스트셀러가 있다. 이 책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고시 합격에 실패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다음은 글의 일부이다.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近視)다. 바로 코 앞 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아름다운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하지만 일찍 꽃을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매화가 세상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가? 가장 훌륭한가?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동백은 동백대로, 자기가 피어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다.

꽃들도 저렇게 만개의 시기를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대들은 하나같이 초봄에 피어나지 못해 안달인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수 년 전 젊은이들 가운데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헬조선> : '지옥 같은 한국' 등 부정적이고 자조적(自嘲的)인 인식이 팽배했던 적이 있었다. 이런 부정적 인식에서 초긍정(超肯定)인 원영식 사고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고난은 축복의 통로'라는 말이 있다. 물론 고난 자체가 축복은 아니다. 그 고난을 견디어 냈을 때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축복이 있다는 말이다. 고난에는 나름의 목적이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그래야 견딜 힘도 생기는 것이다.

(로마서 8:28)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시편 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유명한 영국 시인 윌리암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의 <새 한 마리>의 이야기가 있다.

"황량하고 거친 산 속에 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들에 나갔다가 폭풍을 만나 허둥지둥 둥지에 돌아왔다. 폭풍 속에서 새는 둥지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보았다.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폭풍이 워낙 거세서 둥지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그 새는 날개를 펴고 폭풍을 타고 올라갔다.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그대로 날아갔다. 끝없이 날아갔다. 얼마 동안 날아갔을 때 폭풍은 멎었다. 조용해졌을 때 땅을 내려다보니 넓은 초원이 있었다. 생전 보지 못한 그리고 전에 살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아름다운 초원이 눈 앞에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이 새는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행복함과 평안함을 느꼈다." 는 내용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고난의 결말이 이와 같을 것이다. 해피엔딩(Happy Ending)이다. 물론 기대와 달리 새드엔딩(sad ending)일 수도 있다.

야곱(Jacob)의 열 한 번째 아들 요셉(Joseph)은 17세에 노예로 팔려갔다. 남도 아닌 그의 형들에 의해서다. 열 명의 이복 형들은 별 죄책감없이 악을 행했다. 아버지에게는 짐승에게 찢겼다고 거짓 보고했다. 목축업을 하는 집안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scenario)다. 그렇게 요셉은 가족들에게서 잊혀졌다.

그리고 22년이 흐른 뒤 요셉의 형들이 요셉 앞에 모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그 사이 요셉은 살아남아서 애굽(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형들은 용서를 구했고, 요셉은 그들을 용서했다. 요셉이 형들을 용서하면서 고백하는 내용이 놀랍다. 드라마 대사보다 더 감동적인 고백을 한다.

(창세기 45:4-5) '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이르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요셉은 자신의 아픈 경험들이 하나님의 큰 계획 속에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또한 요셉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지금의 결말을 주실 줄 믿고 있었다는 고백이다. 요셉은 약 4천 년 전에 이미 '원영식 사고'를 했던 초긍정의 사람이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1942~)은 “행복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닌 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복은 유전적 특성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한 행동과 태도를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고로 우리도 <원영식 사고>를 하자. 하나님 앞에 행복한 사람이 되자. 그리스도 예수를 섬기는 행복자(幸福者)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