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목사의 인생에세이
{ 한 문장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Live with one sentence a day) }
(34) 인생은 감탄이다
전(前) 국립 과천과학관장이었던 이정모(1963~) 작가가 쓴 과학 에세이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에 낙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낙타(camel)의 고향은 북아메리카이며 처음에는 토끼(rabbit)만한 크기였다고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몸집을 키워야 했지만 실패했고, 몸집을 줄이거나 보금자리를 떠나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180만 년 전 빙하기(氷河期, Ice Age)가 시작되었고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의 베링해협(Bering Strait)이 육지로 연결되자 낙타는 시베리아를 거쳐 아시아로 이동했다.
빙하기가 끝난 후 북아메리카에는 한 마리의 낙타도 남지 않게 되었다. 낙타들은 포식자들이 쫓아올 수 없는 사막을 선택했으며 추운 숲에 적응했던 낙타의 몸은 사막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두꺼운 털은 햇빛을 반사하고 뜨거운 사막 모래에서 올라오는 열을 차단해 주고, 큰 혹이 하나인 단봉낙타의 넓고 평평한 발바닥은 모래 속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며, 낙타 등의 큰 혹은 사막에서 양분과 물의 저장소 역할을 했다"
외관상 좀 특이할 뿐 아니라, 잘 생김과는 거리가 먼 낙타는 사막에 최적화된 몸을 가지고 있다. 낙타는 1회에 57ℓ의 물을 마실 수 있다. 우리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큰 생수통이 보통 18리터이니 그런 생수통 3개 분량의 물을 한번에 마시는 것이다. 낙타는 물건 운반이나 승용(乘用)외에 고기는 식용으로, 낙타의 젖은 마시는 음료로, 털은 직물에 이용되므로 사막에서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가축인 셈이다.
이것을 보면 하나님의 창조는 감탄(感歎,admiration) 그 자체이다.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그들의 세계에 최적화된 육체와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혼의 화가>라고 불리는 네델란드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1874년 1월에 그의 아우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고흐는 감탄의 유익함을 이미 알았던 것 같다. 이렇듯 예술가는 평범함에 숨겨진 감탄을 찾아내는 사람들이다.
문화심리학자인 명지대학교 김정운(金珽運,1962~) 교수는 오랑우탄(orang hutan : '숲의 사람')에 대해 말한다.
"오랑우탄은 머리가 좋다. 하지만 오랑우탄은 블록쌓기를 못한다. 블록을 갖다놓으면 멀뚱멀뚱 쳐다보고 만지기만 하지 쌓지를 못한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아무리 어린 아기도 한 살만 되면 블록을 가지고 놀 줄 안다. 엄마를 따라 블록을 쌓으려고 하고 실제로 몇 개 성공하기도 한다. 이는 오랑우탄이 머리가 나빠 블록쌓기를 못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감탄'이다. 포유류(哺乳類 ; 젖먹이 동물) 중에 감탄할 줄 아는 것은 사람 밖에 없다. 어린 아기는 엄마의 감탄을 먹고 자란다".
예를들면, 아기가 아주 작은 일을 해내면 우리네 엄마들은 박수를 치며 탄성을 지르며 호들갑을 떤다. '어머, 우리 아기 천재 아니야? '라며 온갖 상상을 한다. 이런 감탄이 아이를 창조적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양철학의 한 획(畵)을 그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인간이 가장 감탄하는 순간은 장엄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환호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이것을 <장엄의 미학>이라고 한다. 다시말해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인 경험은 장엄한 자연 앞에서 ‘와~’ 하고 내뱉는 탄성인 것이다.
성욕(性慾)이나 식욕(食慾)은 동물들에게도 있지만 감탄(感歎)은 인간만이 가진 근본적인 욕구이다. 그래서 인간의 문명 뒤에는 감탄(感歎)이 있는 것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는 과정에 하루하루 창조를 진행하시면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며 감탄하신다. 이 말은 히브리어로 ‘토브(טוב, tov)’인데, 영어로는 'wonderful, beautiful, fine, joyful, cheerful, amazing'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오늘 우리도 감탄을 배워야 한다. 감탄은 공감과 찬양, 존경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세기 1:4)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솔로몬왕의 지혜의 소문을 듣고 스바 여왕이 예루살렘을 방문한다. 스바 왕국은 홍해를 중심으로 한 무역국가이다. 스바 여왕의 예루살렘 방문은 무역활동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바여왕(Queen of Sheba)은 하나님의 성전과 솔로몬의 부귀영화를 보고 정신이 나가서 솔로몬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 때문일까? 솔로몬과 스바여왕은 좋은 외교(外交,diplomacy) 파트너가 되기로 한다.
(역대하 9:3-4, 7-8a) '스바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와 그가 건축한 궁과 그의 상의 음식물과 그의 신하들의 좌석과 그의 신하들이 도열한 것과 그들의 공복과 술 관원들과 그들의 공복과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는 층계를 보고 정신이 황홀하여....복되도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복되도다 당신의 이 신하들이여, 항상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지혜를 들음이로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할지로다 하나님이 당신을 기뻐하시고 그 자리에 올리사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왕이 되게 하셨도다'
다윗왕도 시편에서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감탄한다.
(시편 8:1-4)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감탄은 믿음을 성장하게 한다. 특별히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감탄은 신앙을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게 한다. 그런고로 하나님께 대한 원망 불평을 버리고, 하나님을 감탄하는 삶을 살아가자. 인생은 감탄이다.
(로마서 11:33-36)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냐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냐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